전자책의 등장이 낳은 새로운 종이책 문화
종이책 3,500권은 2톤에 가깝지만 전자책의 경우 10^(-18)g 의 무게를 가집니다. 전자책은 가격이 저렴하며 어느 곳에서나 접속이 가능하고 무한대의 공급도 가능합니다. 결국 전자책으로 시장이 옮겨가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올해 초, 아마존은 종이책 100권 당 전자책 114권을 팔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기존 출판계도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종이책의 독점적 권한은 사라졌지만, 서점, 출판사, 독자들은 왜 우리가 책을 좋아하는 지를 더 깊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종이책은 전자책과는 다른 방식으로 존재합니다. 물리적인 형태로 존재하다는 사실은 결코 무시하거나 간과할 수 없는 특징입니다.
그리고 전자책은 새로운 형태의 종이책 애호를 부추겼습니다. 타쉔(Taschen)은 수백 달러가 들여 예술 작품과 같은 책을 만들기도 했고, 맥스웨니(McSweeneys)는 새로운 재질과 형태를 실험하고 있습니다. 전자책이 결코 가질 수 없는 리본 책끈, 주인을 나타내는 속표지, 예술적인 활자체, 금박, 화려한 표지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펭귄 출판사는 온라인 상에서 무료로 풀린 고전들을 화려한 포장으로 묶어서 다시 내놓았습니다.
종이책에서만 가능한 물리적 변형을 이야기에 포함시키는 조나단 사프란 포어, 크리스 웨어, 앤 카슨과 같은 작가들도 있습니다.
이런 변화들은 어쩌면 곧 사라질 종이책의 마지막 노력일수 있습니다. 혹은 드디어 종이책이 모든 것을 잘해야 했던 책임에서 벗어나, 자신만이 할 수 있는 것을 보여주게 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어떤 경우이든, 우리가 만약 이전에 보지 못하던 특별한 책을 서점에서 보게 된다면 아마존에 대해 고마운 마음이 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