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광둥성 ‘우칸 모델’ 결국 흐지부지?
지난해 말 중국 남부 광둥성의 우칸 마을에서 일어난 주민들의 봉기를 기억하십니까? 수십 년 동안 부패한 지방 관리들이 공금을 횡령하고 주민들의 토지를 수탈해갔다며 분노한 주민들이 지방정부 건물까지 점령하며 벌인 격렬한 시위에 광둥성 정부는 의외로 강경진압 대신 협상을 통해 사태를 해결했습니다. 부패한 관리를 내쫓고 주민들이 직접선거로 마을위원회 위원을 뽑아 토지를 관리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한 이른바 ‘우칸 모델’은 전 중국이 배워야 하는 성공적인 사례로 홍보됐습니다. 실제 지난 2월 사상 첫 직접선거가 치러져 위원회도 꾸려졌고, 주민들은 억울하게 빼앗겼던 토지를 되찾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칸 마을의 그림자를 간과해선 안 됩니다. 주민들에게 주어진 건 매우 한정된 자치권일 뿐이고, 주민들의 원성을 산 부패 관리들도 몇 명 빼고는 모두 살아남았습니다. 토지 반환률도 60%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지난해 말 시위 이후로 마을에는 사복경찰과 중앙정부에서 파견한 정보요원들이 상시 주둔하고 있습니다. 다음달 새 지도부를 추대하는 전국 대표자대회를 앞두고 베이징에 있는 공산당 관료들도,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자리를 노리고 있는 광둥성 서기장 왕양도 우칸 마을이 다시 시끄러워지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라는 분석입니다. (Econom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