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를 자극해 극단적인 쾌락을 얻을 수 있다면(2/2)
2018년 7월 10일  |  By:   |  과학  |  2 Comments

한 외과의사의 도움으로 그녀는 영역 25에 접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21세기가 시작되던 해, 그녀는 토론토 대학을 방문해 이미 대가 중의 한 명이었던 안드레스 로자노를 만났습니다. 그는 이미 수백 명의 파킨슨 환자에게 뇌심부자극술을 시술한 경험이 있었으며 새로운 분야에 도전을 즐기는 연구자였습니다. 메이버그의 제안은 그를 자극할 정도로 충분히 대담한 것이었습니다. 이제 문제는 이 수술에 자원할 환자를 찾는 일이었습니다. 다음 몇 달 동안 이들은 환자를 수소문했고, 회의적인 정신과 의사들에게 이 수술의 가능성을 설득하는 강연을 여러 차례 가졌습니다. 마침내 의사들은 자신의 환자들에게 이들을 소개하기 시작했습니다. 드디어 한 간호사 출신의 우울증 환자가 처음으로 이 수술에 동의했습니다. 그녀는 지금까지 모든 방법을 사용했지만 어떤 방법으로도 효과를 보지 못했습니다. 이 새로운 방법 또한 별다르지 않을 것이라 여겼지만, 그러 시도해보지 않을 이유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수술은 2003년 5월 13일이었고, 메이버그의 가설과 그녀의 과학적 확신을 테스트할 준비가 완료되었습니다.

“나는 내 자신의 호기심과 환자의 입장 사이에서 갈등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두 손을 맞잡으며 말을 이었습니다. “무언가가 잘못되었다면, 그건 내가 의사에게 잘못된 가설에 기반한 수술을 주문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로자노는 메이버그에게 당신은 우울증에 대해 세상 누구보다도 더 많이 아는 사람이라며 용기를 주었습니다. 로자노는 자신이 전극을 매우 안전하게 정확한 위치에 설치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내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만약 당신의 여동생이라면, 이 수술을 권할건가요?”

메이버그는 그렇다고 답했고, 그들은 이 일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수술은 정해진대로 이루어졌습니다. 환자는 그들에게 자신은 특별한 기대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누구도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었습니다. 환자에게는 자신의 모든 감각을 말하라고 일러두었습니다. 의미가 있건 없건 말이지요.”

그들은 가장 아래 지점에 9볼트를 흘렸습니다.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전압을 올렸지만 역시 변화는 없었습니다. 그들은 전극을 0.5 밀리미터 위로 올렸습니다. 전압이 6볼트 일때 환자는 갑자기 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환자는 그들에게 무언가를 했냐고 물었습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나요? 어떤 느낌이 있나요?”

“아주, 엄청나게 고요한 느낌이에요.”

“고요하다는게 어떤 뜻이죠?”

“설명하기 어려워요. 마치 미소와 웃음의 차이를 묘사하는 것처럼요. 내가 느낀건 어떤 상승감이에요. 내 몸이 가벼워진것 같아요. 어느 추운 겨울날, 바깥에 나가 처음으로 돋아난 새싹을 보고 드디어 봄이 왔다고 생각할때 받는 그런 느낌이에요.”

전원을 끄자, 그녀는 봄의 느낌이 사라졌다고 답했습니다.

메이버그는 이 이야기를 하며 자신의 팔뚝을 내게 보여주었습니다. 그녀는 이 이야기를 처음 남들에게 할 때도 그랬고,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팔에 소름이 돋는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수술실에서 그녀가 어떤 느낌이었는지 묻자 그녀는 자신이 거의 눈물을 터뜨릴 뻔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 순간 진정 순수한 기쁨을 느꼈습니다.”

후속 실험에서 다른 환자들 역시 그녀가 말한 “고양감”을 느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이는 이 느낌을 자신을 둘러싼 먼지 구름이 사라졌다고 표현했고, 다른 이는 갑자기 방의 색깔이 화려해지고 더 밝아졌다고 말했습니다. 일단 이러한 감각을 느낀 이들은 수술 후 한 달 이내에 상당히 높은 확률로 우울증이 개선되었습니다. 하지만 지속적인 효과는 서서히 나타났고, 이는 행복감과는 거리가 먼 것이었습니다.

“환자들은 내가 그들에게 특별한 새로운 것을 주었다기 보다 그들을 괴롭히던 무언가를 없앴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메이버그는 이런 비유를 좋아했습니다. “그건 마치 한쪽 발을 악셀에 올려놓은 상태에서 다른 발로 브레이크를 누르고 있다가, 브레이크를 누른 발을 떼게 만들어준 것과 비슷합니다. 이제 그들은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지요.”

에머리 연구팀은 우울증을 바로 이런 관점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곧, 즐거움이나 쾌락의 부족이 아니라, 어떤 부정적 감정이 적극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들은 어떤 “긍정적인 감정”을 억지로 주입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항상 존재하는 부정적인 감정을 없애야 한다는 것입니다.


메이버그의 기념비적인 논문은 2005년 뉴런(Neuron)지에 발표되었고, 그녀는 여러 언론과 인터뷰를 가졌으며 또한 많은 이들이 그녀를 비판했습니다. 의사들이 선을 넘었다고 주장하거나 뇌엽절제술(lobotomy)의 악몽이 반복될 것이라 우려하는 이들이 나타났습니다.

“과학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할 때마다 이러한 반응이 나타납니다. 뇌와 관련된 모든 연구는, 혹시나 이 연구가 인간의 강화와 관련되지 않을까 사람들을 걱정하게 만듭니다.”

내가 메이버그를 찾아간 이유도 그 때문입니다. 나는 그녀에게 즐거움이나 쾌락주의에 대해 듣고 싶었습니다. 나는 몇몇 연구팀이 뇌의 보상 시스템을 자극함으로써 “긍정적인 감정을 주입”하고 있으며 그녀가 이에 다소 비판적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본 대학의 정신과의사 토마스 쉴래퍼와 외과의사 볼커 쾨넨의 인상적인 연구 역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방에는 어떤 긴장이 감돌았습니다. 메이버그는 쉴래퍼가 그녀의 “친구이자 동료”라는 사실을 몇 번이나 강조했지만, 또한 그가 그녀와 묘한 경쟁관계에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곧, 그녀가 먼저 도달한 결론을 그는 받아들이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세상에는 쾌락불감증으로 고생하며 뇌의 보상 시스템에 전극을 심어 큰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심리적 고통을 받고 있지 않다면, 나는 그들이 우울증에 걸려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삶이 충분히 즐겁지 않은 것은 영역 25와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메이버그는 한 환자의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그녀는 알콜 중독 문제가 있었고, 뇌에 전극을 삽입 후 집으로 보내졌습니다. 그녀는 전극이 자신에게 줄 행복을 기다렸습니다. 그녀는 그 행복에 대한 기대에 편집적으로 매달렸고, 메이버그는 그녀에게 그 전극이 어떤 행복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설명해야 했습니다. 수술은 그녀가 현실의 삶으로 돌아오도록 그녀를 깨웠을 뿐입니다. 알콜 중독은 사라졌지만 그녀는 그 대신 무언가를 원한 것입니다.

“우리의 신경계는 항상 더 많은 것을 원하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구두를 한 켤레만 원하는 사람은 없지요. 사람들의 뇌 안에서 잘못된 무언가를 고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뇌의 보상 시스템을 자극하는 것은 아주 안일한 생각입니다. 모든 중독 전문가들은 알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끝없이 더 높은 전류를 요구할겁니다.”

나는 쉴래퍼에게도 우울증의 본질을 물었습니다. 그와 쾨넨은 심리적 고통은 없애야 하지만 쾌락불감증을 치료해서는 안된다는 헬렌 메이버그의 주장을 어떻게 생각할까요?

거구의 그는 한숨을 내쉰 뒤, 그가 존스홉킨스에서 아직 학생이던 시절의 일화를 들려주었습니다. 평소와 같은 회진에서 정신의학과 과징은 그를 지명해 우울증의 증상을 말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스위스 출신의 성실한 학생이었던 그는 교과서에 나와있는 아홉가지 증상을 말하기 시작했고, 노의사는 그의 말을 멈추었습니다.

“아니야, 쉴래퍼군. 우울증의 증상은 하나일세. 바로 즐거움이 없다는 거야. 환자에게 어떤 일을 할 때 즐거운지 물어보게. 그는 이렇게 말할거야. 아무것도 즐겁지 않아요.”

그때부터 쉴래퍼는 스승의 말을 기억해 환자들에게 이 질문을 하고 있습니다. 그는 이 쾌락불감증이야말로 우울증의 핵심이며 심리적 고통을 포함한 다른 모든 증상은 쾌락불감증에 따라 오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들이 가진 우울증이 호전되어야만 그들의 쾌락불감증 또한 완화됩니다. 이는 욕망과 즐거움이 우리의 수많은 인지 과정의 원동력이라는 점에서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곧 욕망은 다른 모든 시스템을 가동시키며, 심지어 목표를 향해 행동하는 것을 가능하게 만듭니다.

“나는 보상 시스템에 대해 헬렌이 가지는 조심스러움을 이해합니다.” 쉴래퍼는 특유의 느린 말씨로 말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전뇌를 자극하는 환자 중에 쾌락중독자(hypomania)는 한 명도 없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우리가 전류를 너무 높게 설정할 때 보게되는 최악의 반응은 사람들이 마치 커피를 너무 많이 마셨을때처럼 얼얼한 느낌이 든다고 말하는 정도입니다.”


나는 메이버그가 말한 보상 시스템과 중독의 관계가 궁금했습니다. 나는 관련 문서를 뒤졌고, 뇌심부자극술에 의존하게된 한 환자의 일화를 발견했습니다. 논문지 고통(Pain)에 실린 이 연구는 중년의 한 미국 여성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참을 수 없는 만성 고통에 시달리던 그녀는 오른쪽 시상에 전극을 삽입했습니다. 그녀는 또한 고통이 너무 심할때 누르도록 자극기 또한 받았습니다. 그 장치에는 전류의 양을 조절하는 노브까지 달려있었습니다. 그녀는 이 자극에 성적인 효과가 있음을 발견했고 마침내 거의 최고 전류로 끝없이 그 버튼을 누르게 되었습니다.

곧 그녀는 모든 불편함을 무시하게 되었습니다. 자극이 너무 심해 몇 번이나 심방세동에 걸렸고, 이후 2년 동안 그녀의 삶은 망가져 갔습니다. 그녀는 남편과 아이들에 아무런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종종 며칠이나 먹지도 않고 화장실도 가지 않은채 하루 종일 전기자극기만을 눌렀습니다. 마침내 그녀의 가족이 그녀를 병원으로 데려가자 의사들은 전류를 조절하던 그녀의 손가락에 큰 상처가 생겼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뇌심부자극술이 실험실의 기술이 아니라 표준적인 치료가 될 경우 누구나 자신의 자극기를 지니고 의사들을 방문해 자신이 원하는 세기로 이를 조절할 수 있게 될 겁니다.

쾌락중독의 시대가 열리는 것이죠.

– 론 프랭크(Lone Frank)의 “쾌락 충격(The Pleasure Shock)”에서 발췌.

(노틸러스, Lone Fr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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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ongchan Park

    21시게 -> 21세기 로 바뀌어야 할 거 같아요!

    • Hyoseok Yi

      네, 감사합니다. 수정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