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의 비밀? 어쩌면 초고령자의 유전자에(1/2)
2017년 11월 22일  |  By:   |  과학  |  No Comment

지난해 113살로 사망한 골디 마이켈슨은 살아있을 때 많은 사람에게 장수의 비결을 말해야 했습니다.

“아침 산책과 초콜릿이에요.” 매사추세츠주 우스터에 살았고 한때 미국에서 최고령자였던 그녀는 그녀를 찾아왔던 많은 사람에게 이렇게 답했습니다.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90대와 100대의 노인들과 달리 110세를 넘기는, 곧 초백세인(supercentenarian)이라 불리는 이들은 대부분 죽기 전까지 질병이나 장애를 겪지 않으며, 또한 자신의 행운을 자신이 가진 습관 때문이라고 말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일리노이주 락 아일랜드에서 111세로 사망한 셸비 해리스는 2012년 죽기 몇 달 전 마이너리그 야구 경기에서 시구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진실하게 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지난 4월 117세로 사망하기 몇 년 전까지 스스로 파스타를 요리해 먹었던 이탈리아 버바니아의 엠마 모라노는 장수의 비결을 날계란, 그리고 남편이 없기 때문이라 말했습니다.

이들은 물론 장수의 비결이 자신의 생활습관 때문이라 말했지만, 한편으로 초백세인들의 유전자에서 장수의 비밀을 찾으려는 이들에게 자신의 유전자를 제공하는 데도 동의했습니다.

비영리단체 베터휴먼(Betterhuman)은 이번 주, 자료를 원하는 모든 연구자가 사용할 수 있도록 마이켈슨 여사와 해리스 씨, 모라노 여사를 포함한, 북아메리카, 캐리비안, 유러피먼의 초백세인 30여 명의 유전자 정보를 공개했습니다.

여기에는 107세, 108세, 109세에 사망한 이들의 유전자 정보도 있습니다. 만약 누군가 이들 각자의 30억 개 A, C, G, T 중에서 특별한 패턴을 찾아낸다면, 이는 다른 이들에게 같은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유전자 치료의 시작이 될 것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될 뭔가를 찾을 수 있으면 좋겠네요.” 지난해 캘리포니아 인디안 웰스에 위치한 자신의 집에서 채혈을 통해 유전자를 기부한 클래런스 매튜가 그 자리에 있던 내게 한 말입니다.

 

500만 명 중 한 명

초백세인들의 유전자를 통해 건강한 노화로 가는 몇 가지 분명한 요인들이 발견되었습니다. 적어도 생활습관과 운은 90대와 100대로 접어드는 데 있어 중요한 요소로 보입니다.

심장병이나 알츠하이머, 그리고 다른 유전병을 피할 수 있을 정도의 유전적 행운도 따라야 합니다.

하지만 연구자들은 이 정도로는 그들의 “진짜 드문 생존”, 혹은 다른 백세인들에 비해 어떻게 마지막 몇 달까지도 정정한 모습을 유지하는지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말합니다.

그저 불운을 피하게 해주는 유전적 행운 몇 가지가 겹치는 것 외에, 초백세인들은 분명히 그들을 적극적으로 노화에서 보호하는 특별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뜻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유전자를 찾기란 “쉽지 않은” 일이라고 최근 노화 연구를 선도하는 한 단체는 논문에서 밝혔습니다. 한 가지 이유는 초백세인들의 유전자를 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초백세인을 연구하는 얼마 되지 않는 연구 중 하나인 뉴잉글랜드 백세인 연구는 최근 103세 이하 지원자의 유전자 정보는 수집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우리는 그분들에게 아직 너무 젊으시다고 이야기합니다.” 연구의 총책임자인 토마스 펄스 박사의 말입니다.

지난주 공개된 유전자 정보는 사실상 올해 61세인 제임스 클레멘트 한 사람이 모두 수집한 것입니다. 그는 하버드의 유명한 유전학자 조지 처치가 자문으로 있는 회사의 창업자이기도 합니다.

시민과학자로 잘 알려진 클레멘트는 지난 6년 동안 7개 나라 14개 주에서 초백세인의 혈액, 피부, 타액을 수집했습니다. 그들 중 다수는 여전히 정원을 가꾸었고, 사람들과 논쟁을 즐겼고, 직접 운전을 했으며, 이성에게 농담을 걸었습니다. 마이켈슨 여사는 독서를 좋아했고 셰익스피어를 외웠습니다.

그러나 이런 소규모 집단에 관한 유전자 연구가 어떤 결과를 낼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그래서 클레멘트의 회사는 이 연구를 크라우드소싱 프로젝트로 진행했습니다.

키, 체질량지수, 질병 위험처럼 오늘날 우리가 유전자의 지배를 받는다는 것을 알고 있는 특성들을 결정하는 유전자는 사실 수백 가지입니다.

어떤 유전자 변이가 각각의 특성에 어느 만큼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려면 표본이 수만 개는 있어야 합니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확인된 사람이 150명에 불과한 초백세인에게서 모을 도리가 없는 숫자입니다.

또한, 아직 지구상에는 출생신고가 불확실한 지역이 다수 있으며, 이런 상황에서 초백세인을 모두 찾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미국의 경우 연구자들은 초백세인이 500만명 당 한 명 꼴로 존재한다고 말합니다.

세계의 고령자를 추적해온 민간 연구자들은 불확실한 이들을 포함해 초백세인이 전 세계에 1,000명 정도 존재한다고 추정합니다.

하지만 몇몇 연구자들은 이런 적은 수의 유전자 표본에서라도 과거 희귀질병의 유전자를 발견했던 방법을 이용한다면 그 차이를 구별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어느 정도의 표본이 필요할지는 누구도 알지 못합니다.

“우리는 이들을 ‘극단의 표현형(extreme phenotype)’이라 부릅니다.” 클레멘트가 초백세인의 유전자 정보를 무상으로 공개할 수 있도록 유전자 분석을 도와준 처치 교수의 말입니다. “종형 곡선에서 멀리 떨어진 이들일수록, 더 적은 수의 표본으로도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인간의 수명 연장이 점점 더 과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지만, 아직 대부분의 연구는 동물들에 대한 것입니다.

구글의 비밀스러운 자회사 칼리코(Calico, 캘리포니아 생명 회사 California Life Company를 줄인)는 비슷한 종들에 비해 열 배 이상 긴 수명을 가진 벌거숭이 두더지쥐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자금으로 선충의 수명을 두 배 늘린 기술이 들어간 약물을 원숭이에게 실험하는 그룹도 있습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노년의 쥐나 청록색 송사리의 한 종류(turquoise killifish)를 다시 젊게 만든 예도 있습니다.

하지만 수명이 짧은 유기체에는 통하던 방법이 평균 수명이 80세에 이르는 인간에게는 통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클레멘트가 공개한 데이터의 양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몇몇 이 분야의 주요 연구자들은 여기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더 많은 데이터를 모으게 하는 시작점이 될 수 있습니다.” 보스턴 대학의 수명 연구자인 파올라 세바스티아니의 말입니다.

클레멘트가 초백세인 연구프로젝트라 부르는 이 프로젝트는 본질적으로 안타까울 수밖에 없으면서도 그 진행 과정에 한편으로 인내와 연민, 유머가 들어 있습니다.

 

삶과 죽음

클레멘트가 2011년 1월 친구에게 보낸 이메일로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그 시작부터 다소 불길했습니다. 그가 처음 약속을 잡은 초백세인인 미시시피 윈은 클레멘트가 미처 그녀가 살던 루이지애나주 슈레베포트를 방문하기도 전에 113세를 일기로 사망했습니다.

“윈 여사의 명복을 빕니다.” 그는 그녀의 가족이 만든 페이스북 페이지에 이렇게 남겼습니다. 윈 여사는 노예로 태어난 마지막 흑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에게 이런 일은 일상이 되었습니다. 미국에서 100세에 도달하는 7만여 명의 노인 중 110세까지 사는 사람은 스무 명 남짓밖에 되지 않습니다.

클레멘트는 일정한 나이가 되면, 이듬해까지 살 확률이 50% 정도라는 사실을 곧 알게 되었습니다. 113세 이후로 그 숫자는 66%까지 올라갑니다. 역사상 최고령자인 장 칼망은 122세로 1997년 사망했습니다. 그녀 외에 118세를 넘긴 사람은 단 한 명에 불과합니다.

“여행 가방을 싸는 도중에도 갑자기 병에 걸려 만남을 취소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유전자 채취를 위한 초백세인 방문을 나와 같이 가기로 한 이후 첫 번째 약속이 갑자기 취소되었을 때 클레멘트는 내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물론 사후에 유전자를 채취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가족의 허락이 있다면 장례식에 참여해 유전자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론적으로는 무덤의 시체를 발굴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이유로, 가족들은 초백세인의 사망 이후에는 더 이상 클레멘트와 연락을 하지 않습니다. 더 많은 표본을 모으기 위해, 그리고 대부분의 초백세인이 여성이기 때문에 표본의 다양성을 위해 그는 최근 수집 기준을 110세에서 106세로 낮추었습니다.

“그분들이 살아계실 때 도착해야 합니다.” 클레멘트는 말합니다.

기네스 세계기록 협회를 대신해 초고령자들의 나이를 확인하고, 제론 테크놀로지 연구팀을 위해 초백세인들을 추적하는 로버드 D. 영이 만든 세계 초고령자 이메일 목록을 바탕으로 클레멘트는 그의 사무실에 걸린 지도에 다음 방문자들을 표시하는 핀을 꼽아 놓았습니다.

그의 구글 캘린더에는 이미 만난 초백세인들의 “109세 생일”, “110세 생일”, “111세 생일”이 표시되어 있고 사망자들의 사망 일자 또한 표시되어 있습니다.

백세인들은 흔히 특정한 지역에 몰려 있는 것으로 여겨지지만 초백세인의 경우 그렇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는 전화, 이메일, 페이스북 등 그가 찾을 수 있는 모든 연락처를 동원해 사람들을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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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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