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기일식 때문에 양식장 연어 집단 탈주?
2017년 8월 24일  |  By:   |  세계  |  No Comment

미국 북서부 태평양 연안의 연어 양식업체들은 이번주 내내 일대에 급속히 퍼진 대서양연어(Atlantic salmon)를 잡아들이는 데 총력을 기울일 예정입니다. 원래 이곳에 살지 않는 대서양 연어들은 인근 양식장을 빠져나와 이곳에 퍼졌습니다. 쿡 아쿠아컬쳐(Cooke Aquaculture)라는 연어 양식장은 개기일식으로 조류가 갑자기 높아지면서 연어가 양식장을 빠져나갔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반면 자연보호단체들은 이러한 주장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시애틀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쿡 아쿠아컬쳐 양식장에 있는 전체 30만 5천여 마리 (130만kg) 가운데 4~5천 마리가 양식장 밖으로 나간 것으로 보입니다.

지구의 바다에 조류, 즉 밀물과 썰물이 발생하는 건 태양과 달이 지구를 당기는 힘 때문입니다. 대개 태양과 달이 각기 다른 지점에서 지구를 끌어당기지만, 지난 21일 개기일식이 일어났을 때처럼 일직선상에 태양과 달이 있으면 지구를 당기는 힘도 그만큼 커져 조류가 높아집니다. 하지만 미국 해양대기청은 개기일식이 일어났을 때 이 일대의 만조 때 바닷물 높이는 약 2.2m로 평소보다 특별히 높지는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양식하던 대서양연어는 자연에는 개체수가 많지 않은 멸종위기종으로 다 자라면 몸길이 81cm에 아가미에 나는 검은 반점과 큰 비늘이 특징입니다. 대서양연어의 지느러미에 양식장에 쳐 놓은 그물이 마모되기도 합니다.

지난 일요일 럼미족 인디언 공동체 어부들이 원래 이 지역 물고기인 치누크 연어를 잡다가 평소보다 훨씬 많은 대서양연어가 넓은 바다로 빠져나온 걸 발견했습니다. 큰 연어라고도 불리는 치누크 연어는 모든 연어 가운데 특히 지방이 가장 풍부한 종으로 다 자란 연어는 몸무게가 45kg를 넘을 정도로 거대합니다. 몸색깔은 대개 은빛을 띠며 꼬리와 입 아래 검은 반점이 나 있습니다.

바다로 풀려나온 대서양연어가 이 지역 토종인 치누크 연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먹이를 두고 경쟁이 벌어지거나 관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두 종 사이에 교잡이 일어나거나 바다물이(sea lice) 같은 질병이 퍼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지만, 아직 확인되지 않은 가설입니다.

“양식장을 빠져나간 연어도 자연에서 살아 남아 연어의 본성대로 태어난 곳으로 강을 거슬러 올라가고 짝짓기를 할 겁니다. 태평양연어에 못지않은, 혹은 심지어 적응력이 더 좋은 자손이 이곳 바다로 돌아와 살게 되겠죠.”

빅토리아대학교의 생태학자 존 볼프가 글로브앤메일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입니다.

연어 양식업은 정부의 철저한 관리, 감독 하에 이뤄지지만, 워싱턴 주 정부 당국은 이번 사태에 한해 별도의 지침을 밝힐 때까지는 양식장을 빠져나간 대서양연어를 얼마든지 잡아들여도 좋다고 발표했습니다.

(쿼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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