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E. O. 윌슨의 “초유기체(Superorganism)”
2017년 7월 4일  |  By:   |  과학  |  No Comment

얼마 전, 나는 벌에 쏘였습니다. 벌집을 지키던 쌍살벌 한 무리는 내가 그들의 생활상에 대해 학생들에게 설명하는 일에 짜증을 내며 나를 공격했습니다. 열과 오한이 찾아왔고, 가슴이 답답했던 나는 찬물에 샤워를 하고 싶은 생각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샤워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지요.

사회적 곤충으로 자신의 사상을 나타낸 많은 철학자가 나와 비슷한 위험을 – 은유적으로 말하자면 – 겪었습니다. 사회적 곤충의 모습은 종종 인간 사회와 비교됩니다. 우파는 이들이 가진 사회적 계층을, 좌파는 이들이 가진 공동체 정신을 칭송합니다. 자유주의자와 낙관주의자들은 벌집에서 벌이 보이는 협동 정신을 즐겨 인용하며 보수주의자와 비관주의자들은 개미집에서 일꾼개미들의 근면을 말하며 개미집을 도시에 즐겨 비유합니다. 린든 존슨은 자신의 취임사에서 이들을 이렇게 이용했습니다. “나는 위대한 사회가 개미 사회와 같은 질서 정연하고 변화 없는 무균의 군대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위대한 사회는 도전과 실패, 휴식과 재도전의 흥분이 존재하는 사회입니다.” 하지만 정치인들이 자연에서 그렇게 교훈을 얻고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윌슨의 이 책은 말벌, 벌, 개미, 흰개미만을 순수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물론 500페이지가 넘는 두께를 생각할 때, ‘그것만’ 다룬다고 말하기는 힘들겠지요. “초유기체(The Superorganism)”는 사회적 동물의 삶에 대한 놀랄 만큼 복잡하고 충격적인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1991년 공저한 “개미(The Ants)”로 퓰리처상을 공동 수상한 바 있는 베르트 휠도블러와 E. O. 윌슨은 개미를 비유가 아닌 실제 과학의 대상으로 삼은 이 책에서 그간의 놀라운 과학 발전을 집대성합니다.

휠도블러와 윌슨의 핵심 주장은 이들 사회적 곤충의 군집이 상위 레벨로 올라선 하나의 동물이라는 것입니다. 각각의 곤충은 세포에 해당하며, 이들의 신분 구조는 장기(organ)에, 여왕은 생식기에, 그리고 나에게 침을 꽂은 말벌은 면역 체계에 해당합니다. 먹이를 구해오는 일꾼들은 눈과 귀에 해당하며, 군락의 규칙은 이 군락의 크기와 형태를 결정합니다. 이들은 두뇌를 가지고 있지 않지만, 협력에 관한 철통같은 규칙은 미래를 계획하는 역할을 해냅니다. 이런 공동의 노력은 그 대가를 확실히 얻고 있습니다. 아마존 우림 한 지역에 대한 조사에서 사회적 곤충은 전체 곤충 생물량(biomass)의 80%를 차지했으며, 개미 하나만 따져도 모든 포유류, 조류, 파충류, 양서류를 합한 질량의 네 배에 달했습니다. 지구 위 전체 개미의 질량은 인간의 질량과 비슷합니다.

꿀벌의 춤을 발견한 칼 폰 프리쉬는 1930년대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벌의 생활상은 마법의 우물과 같다. 파고들면 들수록, 더 많은 것을 얻어낼 수 있다.” 그 우물에서 수많은 훌륭한 과학적 결과가 나왔으며, 윌슨과 휠도블러는 이들을 정리했습니다. 개미는 자기가 개미집에서 얼마나 멀리 왔는지를 어떻게 아는 것일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개미는 자신의 걸음 수를 셉니다. 개미 다리에 작은 부목을 붙여 다리를 길게 만들자 개미는 집을 지나쳤고 반대로 부목을 떼어내자 개미는 집까지 채 돌아가지 못했습니다.

이 초유기체에서 각 개체의 신분은 유전자가 아니라 마치 인간 사회처럼 성장환경에 결정됩니다. 때로 화학물질이 이들의 신분을 결정하기도 하며, 추위와 굶주림이 이들에게 일꾼의 삶을 살게 하기도 합니다.

간단한 규칙으로도 이들은 마치 지능을 가진 생명체처럼 행동하지만, 실제 이들이 마음을 가진 것은 아닙니다. 각 개체는 마치 로봇과 같습니다. 값진 먹이를 우연히 발견한 개미는 그 먹이의 일부를 가지고 평소처럼 이리저리 방황하며 냄새의 길을 남기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다음 개미는 그 냄새를 따라가지만, 동시에 자기 나름대로 방황으로 임의의 길을 만듭니다. 세 번째, 네 번째 개미들이 같은 일을 하는 동안 어느새 이들은 가장 짧은 경로를, 페로몬으로 표시된 고속도로와 같은 길을 만들게 됩니다. 이 현상은 사회적 곤충을 연구하는 사회적 동물에게 도움을 주었습니다. 컴퓨터 과학자들은 미로의 길을 찾는 프로그램에서 가상의 개미가 가장 짧은 길을 만들 때까지 어떤 신호를 남기도록 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효율적인 통신망을 찾는 문제와 뉴욕 J.F.K 공항의 게이트 활용에도 같은 알고리듬이 사용됩니다. 통신망에서 각각의 메시지는 디지털 “페로몬”을 남기며, 곧 이들은 최단 경로를 찾아냅니다. 집단지성은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냅니다.

집단 짝짓기는 더 놀라운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프랑스 루이 12세는 “Rex non utter aculeo(왕은 벌침을 가지지 않는다)”는 말과 황금벌 그리고 벌집이 새겨진 가운을 입었습니다. 그의 말은 옳았습니다. 수벌은 침이 없으며, 둥지를 지키기 위해 벌침을 쏘아대는 암컷에 씨를 뿌리는 역할만을 합니다. 여왕벌은 침을 가지고 있지만, 대부분 시간에는 침을 쏠 여유가 없습니다. “지상 궁극의 초유기체”인 가위개미의 경우, 여왕개미 한 마리는 10~15년에 이르는 일생 동안 정자 공급 임무만을 띤 몇 마리 수컷과 함께 2억 마리의 불임 일꾼 암컷을 생산합니다. (루이 12세가 이 임무에 능숙하지는 못했습니다.)

과학자들은 이들의 수컷은 유전자를 한 짝만 가지는 데 비해 암컷은 두 짝을 가지는 특이한 성 결정 규칙이 자매들을 여왕보다 서로 더 유전적으로 가깝게 만들며 이 때문에 벌과 개미에게 특별한 행동이 나타난다고 오랫동안 믿어 왔습니다. 곧 불임의 암컷들은 여왕이 더 많은 자매를 생산하도록 돕게 되며 이것이 진화적으로도 합리적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유전적 특징을 가진 많은 곤충이 집단을 이루지 않고 살아가는 반면, 일반적인 방식으로 성이 결정되는 몇몇 포유류들, 예를 들어 벌거숭이두더지쥐와 같은 종에서도 한 마리의 여왕과 몇 마리의 수컷, 그리고 여왕의 생산을 돕는 일꾼 암컷의 존재가 발견됩니다. 이는 비록 유전적 연관성이 약하더라도 협력 양육과 분업이 주는 효율이 이런 사회를 진화시킬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초유기체의 세계는 100여 마리가 유성과 무성으로만 나뉘어 생활하는, 상대적으로 원시적인 종류인 호주의 “새벽개미(dawn ants)”에서 신대륙에만 존재하며 정원에서 곰팡이를 키우고 하나의 개미집에 수백만 마리의 일꾼개미가 다양한 신분을 가지는 가위개미에 이르기까지 다양합니다. 이 개미집 안은 화학 물질과 움직임, 충돌과 춤, 시각 정보 등을 이용한 정보 교환으로 가득합니다. 이런 “집단 지성”은 수학적 모델링의 좋은 대상이지만 휠도블러와 윌슨은 실험과 관찰이라는 자연과학의 방법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첨단 과학 지식을 얻는 데 왕도는 없으며, 따라서 어떤 결과들은 기술적 용어(ergatogynes(일꾼개미), gamergates(우위자), nanitic workers(진사회성 일꾼))로 표현될 수밖에 없지만, 이들의 생활을 알고 싶은 이에게 지금 이 책을 읽는 것보다 더 나은 방법은 없을 겁니다.

하지만 철학자라면 이 책을 피하는 것이 나을지 모릅니다. 알렉산더 포프는 이 여섯 다리의 생물을 이용한 비유의 위험을 경고했습니다. “개미는 낱알 하나를 세상의 전부로 알고, 벌은 벌집을 궁전으로 여기며, 진드기는 치즈로 만들어진 세상을 꿈꾼다.” 윌슨은 그의 초기 저작에서 이런 함정에 빠진 바 있습니다. 곧 진화를 원시 세포에서 21세기로 이어지는 하나의 변화로 보며 개미에서 그 증거를 찾았습니다. 하지만 “초유기체”에서 그는 훨씬 더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입니다. 그는 마지막 몇 챕터를 남겨두고서야 벌과 개미처럼 사회적 능력을 가지고 협력을 할 수 있으며 가장 지상에서 번성하고 있는 우리 인간을 이들과 비교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우리 인간은 이들 곤충이 본능에 지배되는 것과 달리 지능을 가지고 있으며, 그 지능이 “이 행성의 역사상 처음으로 단시간에 이 행성의 환경을 조절하고 파괴할 능력”을 주었다고 말합니다.

찰스 다윈이 이 책을 읽었다면 그는 만족했을 것입니다. 다윈은 뛰어나면서도 평이한 빅토리안 산문으로 쓰인, 대중을 향한 문학 작품을 남겼습니다. 그는 토마스 헨리 헉슬리에게 이렇게 썼습니다. “나는 때로 평범한 대중적인 문학작품이 독창적인 과학적 업적만큼이나 중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한 세기 반 이후 출간된 이 “초유기체”는 그러한 전통을 충실히 따르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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