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섹스는 꿈을 지배하게 되었는가(3/3)
2017년 3월 13일  |  By:   |  과학  |  No Comment

꿈이 전적으로 섹스에 관한 것일 수는 있겠지만, 이것이 왜 우리가 꿈을 꾸기 위해 커다란 위험을 무릅쓰게 되었는지는 설명하지 못합니다. REM 수면은 특히 더 위험한 상태입니다. 신체의 주요 항중력근(antigravity muscles)은 REM 수면 때 마비되며, 인체의 열조절 기능 역시 정지되어 체열을 만들어내는 것이 불가능해집니다. REM 수면은 또한 자율신경계(ANS)의 ‘폭풍(storm)’ 또는 불안정성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자율신경계는 심장 박동과 같이 인체의 핵심적인 생리 과정을 조절하는 신경으로, REM 수면 상태에서 자율신경계의 불안정성은 왜 많은 심장마비가 가장 단잠을 자는 새벽 시간에 일어나는지 설명해 줍니다.

간단히 말해, 잠자는 중 90분마다, 우리는 REM 수면이라는 위험한 순간을 지나야 합니다. 뇌의 보상회로가 켜지고, 우리의 성 시스템은 동작하지만 다른 신체는 부분적으로 마비되어 이런 활성 상태의 이득을 볼 수 없습니다. 또한, 주요한 생리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으며, 우리가 꿈이라 부르는 것을 그저 지켜보아야만 합니다. 왜 우리는 이런 위험한 상태를 진화 과정 중에 발전시켰을까요? 신체가 마비되면, 우리는 포식자에게 저항할 수 없습니다. 체열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질병의 확률이 올라갑니다. 자율신경이 제멋대로 움직이면, 심장마비를 포함한 여러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런 위험에도 불구하고 하루에도 여러 번 그 과정을 겪는다는 사실에서 우리는 REM 수면과 꿈이 우리에게 주는 이득이 분명 매우 클 것이라는 점을 추측할 수 있습니다. 과연 그 이득은 무엇일까요?

나는 찰스 다윈의 “인간의 유래와 성선택(The Descent of Man, and Selection in Relation to Sex)”을 읽고 나서, 어쩌면 부분 마비와 심장마비가 그만한 위험을 감수할 만큼 이득이 되는 특질일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다윈의 자연선택 이론이란 종의 진화는 세대를 거듭하면서 환경에 적응하는 특질을 선택함으로써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의 성선택 이론은 짝을 찾고 번식에 유리한 특질과 행동이 어떻게 발생하는가에 관한 것입니다.

다윈의 성선택 이론은 사실 모든 종의 특질이 개체의 생존에 유리한 것은 아니라는, 그의 진화론에 대한 비판에의 답입니다. 다윈은 공작의 화려한 꼬리와 순록의 정교한 뿔을 예로 들며 성선택 이론을 설명했습니다. 어떻게 이런 위험한 장식물이 포식자와 경쟁하는 이들 동물에게서 진화할 수 있었을까요? 눈에 잘 띄는 꼬리와 커다란 뿔 같은 적응은 이를 만드는 데 필요한 에너지는 말할 것도 없이, 포식자로부터 잘 도망가지도 못하게 만들 것입니다.

그러나 다윈은 성관계를 통해 번식하는 종들의 여러 특징은 환경 자체에서 생존하기 위한 것보다는 번식에 더 도움이 되는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공작의 꼬리는 자신의 적합성을 암컷에게 보이는 역할을 하며, 따라서 암컷은 가장 화려한 꼬리를 가진 수컷과 짝을 짓습니다. 이렇게 거추장스러운 꼬리를 유지할 수 있는 공작이라면, 실제로도 환경에 적합할 것입니다! 순록의 뿔 역시 암컷을 차지하기 위한 다른 수컷과의 싸움에 사용됩니다. 더 화려한 뿔일수록 더 많은 순록을 이길 수 있습니다. 목표는 경쟁자가 지레 겁을 먹고 암컷을 포기하도록 만들어, 자신이 암컷과 짝지을 확률을 높이는 것입니다. 이런 성선택의 압력은 수컷으로 하여금 암컷을 두고 공격성, 뿔, 튼튼한 몸, 근육, 독침 등을 이용해 다른 수컷과 싸우도록 만들었으며 또한 암컷을 유혹하기 위한 정교한 장식물을 가지도록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얼핏 전혀 적응에 도움이 안 되는, 불필요해 보이는 특징이 설명됩니다.

만약 REM 수면과 꿈이 이런 성선택의 결과라는 사실을 받아들인다면, 우리는 이 REM 수면과 꿈이 주는 어떤 숨은 이득이 있을 것임을 추측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REM 수면 동안 체열을 만들지 못하는 이유를 생각해 봅시다. 인간을 포함한 다수의 동물은 친척이나 연인과 같이 잠을 잡니다. 연인과 껴안고 자는 것은 신진대사의 낭비를 막을 뿐 아니라, 번식의 기회 또한 만들어줍니다.

REM 수면 중 발생하는 부분 마비 역시 같은 식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이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 연구자들은 REM 행동 장애라는, 마비를 일으키는 신경이 손상되어 꿈을 꾸면서도 움직이게 되는 사람들을 조사했습니다. 대부분이 남성인 이 병의 환자들은 자신이나 자신의 부인이 다른 남성으로부터 공격받는 꿈을 꿀 때 꿈속에서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주먹을 날리고 발길질을 합니다. REM 마비는 바로 이를 막기 위해, 곧 꿈을 꾸다 자신의 연인을 다치게 하는 것을 막기 위해 진화적으로 만들어진 장치일지 모릅니다.

REM 수면과 꿈이 우리의 실제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조사한 연구자들도 있습니다. 메릴랜드 대학의 사회심리학자 딜란 셀터맨은 바로 이 문제를 연구했습니다. 그는 연인관계의 실험 참가자들의 꿈과 그들의 일상을 2주 동안 추적했습니다. 이들은 어떤 낭만적인 대상과의 상호작용에 관한 꿈을 꾼 날이면 상대방과 실제로 낭만적인 상호작용을 하게 된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예를 들어, 꿈을 꾼 이가 꿈속에서 자신의 연인과 성관계를 가졌을 때, 그들은 다음 날 상대방에게 더 사랑을 느끼고 친밀감을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관계가 좋은 상황일 때만 성립했습니다. 이와 비슷하게, 꿈을 꾼 이가 꿈속에서 상대방과 다투었을 경우, 다음 날 이들은 실제로도 다투게 되었습니다.

단순하게 보면, 이 결과는 어떤 단순한 사실, 곧 꿈이 일상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확인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성선택 이론은 이런 상식적인 해석에 더해 꿈은 일반적인 행동에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바로 성적인 행동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꿈은 이러한 용도로 생겨난 것입니다.

물론 꿈이 진정 번식의 적합성을 위해 만들어졌음을 보이려면, 우리는 꿈을 많이 꾸는 이가 더 많은 자식을 낳는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알기 위해서는 훨씬 더 큰 규모의, 자식의 수에 영향을 주는 모든 요소를 배제할 수 있도록 다양한 문화권의 많은 데이터를 모아야 할 것입니다. 사실 이 연구는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드림보드(dreamboard.com)는 사용자에게 꿈을 기록하고 이해하게 해주는 앱이며 이미 전 세계의 사용자들이 기록한 20만 개 이상의 꿈 데이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사이트에는 매주 수천 개의 꿈이 새로 올라옵니다.

하지만 마음이 그저 세상을 편향 없이 인식하는 정보처리 장치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기 위해 이 프로젝트가 끝나기를 기다릴 필요는 없을 겁니다. 마음은 분명, 호르몬이 머리에 가득 찼던 10대 때 내 모습처럼 성적 욕망에 의해 움직이고, 또 그것으로 가득 찬 무언가로 보입니다. 프로이트는 마음을 남녀 간의 갈등이 일어나는 동시에 장기적인 성 전략에 의해 서로 협력하기도 하는 그런 장소로 본 최초의 인물입니다. 꿈에 관한 내 연구는 그의 통찰력이 사실임을 증명합니다. 꿈은 오랜 과거부터 있었던 남녀 사이의 전쟁과 춤의 산물이자, 이 전쟁과 춤에 영향을 미쳐온 그 무엇입니다. 이 영원한 춤은 뇌 속에 기록되어 있으며, 밤마다 꿈이라는 혼란의 세계를 통해 다시 상영됩니다. 그렇다면, 꿈은 어떤 재료로 만들어질까요? 낭만적인 상대를 향한 성적 욕망만이 아니라 경쟁자에 대한 공격적인 행동도 그 재료입니다. 우리는 꿈속에서 춤만 추지 않습니다. 성난 황소가 되기도 합니다.

1부로

(A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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