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어리석은 뇌(Idiot Brain)”의 저자 딘 버넷과의 인터뷰
2016년 11월 29일  |  By:   |  과학  |  No Comment

오해하지 마세요. 딘 버넷은 여느 뇌과학자만큼이나 뇌를 사랑합니다. 그저 솔직한 사람일 뿐입니다. “뇌는 여러가지 면에서 엉망입니다.” 그의 새 책 “어리석은 뇌(Idiot Brain)”는 우리가 신체에서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이 장기의 본 모습을 보여줍니다.

버넷이 가장 즐기는 이야기는 뇌가 그 주인을 위해 뭔가를 하려다 오히려 실수를 하게 되는 상황입니다. 그의 책에는 이와 관련된 여러 이야기들이 나옵니다. 우리는 자신이 더 잘나게 보이도록 자신도 모르게 기억을 수정합니다. 화는 자기보다 두 배 더 큰 덩치와 싸우도록 만듭니다. 때로 잠에 빠져들었다가도 갑자기 떨어지는 느낌을 받으며 온몸에 힘을 줍니다. (이는 어쩌면 나무 위에서 자던 우리 조상과 관련이 있을지 모릅니다.)

우리는 가디언에 과학 블로그를 운영하며 스탠드 업 코미디 공연을 하는 딘 버넷과 만나 일상에서 가지게 되는 여러 질문들을 던졌습니다.

Q: 왜 우리는 비행기나 차를 탈 때 멀미를 느끼나요?

A: 우리는 비행기나 차를 타도록 진화하지 않았습니다. 진화적 관점에서 이는 매우 새로운 경험이죠. 멀미를 설명하는 주요한 이론은 멀미가 신체의 감각을 조합하는 대뇌 피질 영역에서 감각이 충돌하기 때문에 생긴다고 말합입니다. 몸과 근육은 우리가 가만히 앉아 있다고 말하며, 눈 역시 우리가 움직이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귀의 전정기관은 우리가 움직인다고 말하지요. 뇌는 이런 혼란을 신경독이 있는 음식을 먹었기 때문으로 파악합니다. 그 결과 먹은 것을 토해내라는 명령을 내리는 것이지요.

Q: 왜 우리는 방금 만난 사람의 얼굴은 기억하지만 이름은 잘 기억하지 못하나요?

A: 일단 우리가 누군가와 만났을 때 우리는 그저 이름을 주고 받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누구이며 왜 여기에 왔는 지를 말하지요. 즉 우리는 한 번에 모두 기억할 수 없는 많은 정보를 얻게 됩니다. 이름을 꼭 기억하고 싶다면 이를 여러 번 반복해서 말함으로써 – 예를 들어 “탐, 탐, 탐, 탐, 탐” – 장기기억에 넣어야 합니다. 물론 그 사람은 당신을 이상하게 생각할테고, 그러면 굳이 이름을 외울 필요가 없어지겠죠.

뇌는 얼굴을 기억하기위한 장치를 따로 가지고 있습니다. 시각은 뇌에서 가장 중요한 감각이며, 이때문에 더 기억에 오래 남게 됩니다. 반면 이름을 기억하기 위해서는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Q: 당신은 책에서 “확신하는 광대와 불안한 지식인” 현상을 이야기했습니다. 적어도 서구 사회에서는 덜 지적인 사람들이 자신의 능력에 더 자신감을 가진다는 것이지요. 왜 그런 일이 일어나나요?

A: 이 이론은 더 지적인 사람들이 자신이 모르는 것, 그리고 알아야 하는 것을 더 잘 안다고 말합니다. 뇌는 자신의 능력을 판단할 수 있으며, 지적인 사람들일수록 여기에 능합니다. 지적인 능력이 떨어진다면 자신과 다른 사람을 비교하는 일에도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그 결과 자신이 틀릴 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 커다란 자신감을 보이게됩니다.

Q: 이와 관련해 더닝-크루거 효과라는 것이 있네요. 이걸 설명해 주시죠.

A: 그 효과의 이름은 이를 발견한 두 과학자의 이름을 딴 것입니다. 이들은 아무런 변장 없이 은행 털이를 시도한 미국의 한 은행강도를 보고 이런 효과를 떠올렸지요. 그 은행 강도는 레몬 쥬스가 투명 잉크를 만드는데 쓰인다는 글을 보고 자신의 얼굴에 레몬 쥬스를 바르면 감시 카메라에 걸리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논리를 너무 믿었기에 환한 대낮에 감시 카메라 앞에서 범죄를 벌였고 결국 잡혀들어갔으며 … 흥미로운 과학 분야 하나의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Q: 더 똑똑한 사람들이 뇌를 덜 사용하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그것은 왜 그런가요?

A: 그 연구는 사람들은 fMRI 기계에 넣고 논리 문제나 퍼즐을 풀게 했던 연구입니다. 문제를 더 빨리, 더 잘 푼 사람들은 뇌를 덜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지요. 이는 언뜻 이상해보이지만 사실은 매우 상식적인 결과입니다. 바로 영리한 사람들은 뇌가 더 효율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같은 문제를 푸는 데 뇌를 덜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Q: 그럼 뇌의 연결이 더 좋은 사람들이 더 똑똑한 것인가요?

A: 일반적으로 그렇게 생각되고 있습니다. 지능은 뇌의 특별한 영역이 크거나 작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여러 영역 사이의 연결이 얼마나 잘 되어있느냐라는 것이지요.

Q: 당신은 타이레놀과 같은 진통제의 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이 연인과 헤어진 뒤의 고통에도 도움이 된다고 썼습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나요?

A: 물론 그건 이상하게 들리죠. 일반적으로 이별의 고통을 우리는 비유적인 표현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뇌의 입장에서 이런 이별에 의한 불편함을 느끼는 영역은 신체적 고통을 느끼는 것과 같은 영역입니다. 따라서 이 영역에 작용하는 약인 아세트아미노펜은 신체적 고통에 작용하는 것처럼 감정적 고통 역시 줄여줍니다.

Q: 당신은 왜 우리 뇌의 이런 실수를 좋아하게 되었나요?

A: 신체 장기 중에서 뇌가 누리고 있는 절대적 존경에 대한 일종의 무의식적 반감이라고 해야겠지요. 물론 뇌는 대단한 장기입니다. 놀라워요. 하지만 뇌가 가진 신비함 이외에 사람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뇌의 결함이나 단점을 받아들이는 것을 매우 꺼리는 것처럼 보입니다. 실제로도 그렇지요. 당신이 종종 어떤 일에 기이하게 반응하거나 비논리적인 행동을 한다고 해서 당신이 바보인 것은 아닙니다. 어떤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에요. 그저 뇌가 작용하는 방식일 뿐입니다. 이를 불쾌하게 여길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스미소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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