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뇌훈련 앱은 정말 효과가 있을까요?
2016년 3월 25일  |  By:   |  과학  |  1 comment

우리의 모든 활동은 우리 뇌를 변화시킵니다. 지금 당신이 어디에 있든, 당신이 읽고 있는 이 기사는 당신 뇌 속의 뉴런들의 연결상태를 바꾸고 있습니다. 놀랄 일은 아니에요. 신경가소성이라 알려진 이 특성 덕에 우리는 새로운 기술을 배울 수 있고, 새로운 기억을 만들 수 있습니다.

만약 그 과정을 우리가 마음껏 조절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만약 특정한 기술이나 인지 과정을 직접 훈련할 수 있다면, 우리는 사실 어떤 것이든 배울 수 있게 될겁니다.

소위 “뇌 훈련”앱들이 바로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여러 종류의 퍼즐, 예를 들어 연속된 숫자를 기억해야 하거나 또는 모양이 다른 한 가지를 찾는 등의 문제를 풀게 함으로써 일반적인 기억력이 향상되며 집중력이 올라간다고 이야기합니다. 이 분야는 이미 큰 시장을 이루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Elevate 앱의 평생 가입비는 약 18만원에 이릅니다.

실제로 이런 뇌 훈련이 우리의 인지 능력을 빠르게 키울 수 있다면, 이는 나쁠 것이 없습니다. 특히 시험을 앞둔 이들에게는 매우 좋은 소식이겠지요. 그러나 이에 앞서, 우리는 이들의 주장에 대한 과학적 연구 결과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두뇌 훈련앱의 효과

가장 중요한 질문은 ‘전이 효과(transfer effect)’, 곧 게임에서의 향상이 실 생활에서의 향상으로 나타나는가 일 것입니다. 즉, 실제로 시험을 더 잘 치게 되는가라는 것이죠. 어찌보면 당연하게도, 기억게임을 하는 이들은 갈수록 게임내에서의 성적은 좋아집니다. 이것도 신경가소성이지요. 그러나 그 게임을 잘하는 것은 실제 생활에서 유용한 기술은 아닙니다.

2010년, 캠브리지의 연구원인 아드리안 오웬은 이 문제를 연구했습니다. 그는 6주동안 인터넷을 이용해 11,500 명의 사람들에게 1주일에 3일을, 그리고 하루에 10분 이상을 다양한 두뇌훈련을 시켰습니다.

그 훈련들에는 계획(planning), 문제해결(problem-solving), 단기기억, 주의력, 수학문제풀이 기술 등, 두뇌훈련 앱들이 향상시킨다고 알려진 인지능력들을 모두 포함하는 되어 있었습니다. 또한 연구진은 훈련 전과 훈련 후에 훈련에 사용된 과제들과는 다른 방법으로 이들의 인지능력을 측정했습니다.

만약 두뇌훈련 앱들이 실제로 인지능력의 향상을 가져왔다면, 이들의 인지능력은 6주 동안 향상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결과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6주 동안, 사람들이 했던 그 훈련 자체의 성적은 올랐지만, 이들의 인지능력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즉, 두뇌훈련은 효과가 없었습니다.

나이에 따라 다르다

그러나 심리학의 모든 문제가 그렇듯이, 이 문제도 그렇게 간단한 것은 아닙니다. 적어도 60세 이상의 나이든 이들에게는 이 두뇌훈련앱이 적당한 효과를 가진다는 연구들이 최근 발표되고 있습니다. 2013년 미국의 뇌과학자 아담 가잘리는 나이든 이들에게 뉴로레이서(NeuroRacer)라는 비디오게임을 한 달 동안 일주일에 세 번, 한 번에 한 시간을 하게 했습니다. 이 게임은 자동차를 도로의 중앙에 유지시키면서 동시에 화면 위에 나타나는 녹색 원을 주의해야 하는, 곧 멀티 태스킹을 요구하는 게임이었습니다.

참가자들은 한 달 동안 게임성적의 향상 뿐 아니라 주의력과, 특히 게임에서 직접 훈련되지 않은 작업기억능력까지도 향상을 보였습니다. 또한 지난 해에는 킹스 칼리지 런던의 앤 코베트의 연구팀이 나이든 이들에게 6개월 동안의 두뇌훈련을 시켰을 때 추론능력이 향상되었다는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게임에 따른 효과

즉, 나이에 따라 어쩌면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은 분명해 보입니다. 하지만, 위의 연구에서 사용된 게임들이 모두 다르다는 사실을 우리는 먼저 지적해야 합니다. 게다가 위에 언급된 뉴로레이서는 오늘날 두뇌훈련앱에 포함된 게임과는 상당히 다릅니다. 즉, 게임 자체가 중요한 것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다시 새로운 질문이 떠오릅니다. 곧, 두뇌훈련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 일반적인 컴퓨터 게임은 과연 두뇌를 향상시킬 것인가 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 답은 어쩌면 긍정적일지 모릅니다. 2012년 아담 햄프셔는 컴퓨터 게임을 즐기는 지의 여부와 그들의 단기기억력 및 추론능력 사이에 약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보였습니다. 지난 해 1월에는 플로리다 주립대학의 연구진에 의해 인기있는 1인칭 퍼즐 게임인 포탈2 를 즐긴 이들과 두뇌훈련앱인 루모시티를 즐긴 이들을 비교한 연구가 발표되기도 했습니다. 그들은 루모시티는 아무런 효과가 없었던 반면 포탈2 는 사람들의 문제풀이능력, 공간지각력, 인내력을 향상시켰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그러나 아직 이들의 연구로부터 어떤 결론을 끄집어내기에는 부족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과학자들은 위의 연구, 곧 컴퓨터 게임을 하는 이들에게 어떤 효과가 있었는지를 보는 연구의 경우 그 조사방법 자체에 근본적인 오류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비디오게임의 효과를 측정하는 보다 확실한 방법이 나오기 전에는 이들이 우리의 인지능력을 향상시킨다고 말하기 힘들 것입니다.

다시 두뇌훈련앱

전반적으로 보아 두뇌훈련앱이 일반인들에게 어떤 효과를 가져다준다는 뚜렷한 증거는 없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어떤 두뇌훈련앱을 다운 받건, 당신은 그 앱이 제공하는 게임을 점점 더 잘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 효과가 일상에서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즉, 사람들은 이런 앱의 효과를 너무 기대해서는 안되며, 또한 그 회사들 역시 자신들의 제품을 광고할 때 매우 조심스러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때문에 루모시티사는 지난 1월, 자신들의 앱이 학교와 일터에서 더 뛰어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과대광고라는 판정을 받았고 수십억원의 벌금을 내야 했습니다.

뇌과학자들 역시 두뇌훈련앱의 효과에 회의적입니다. 2014년 거의 70명의 과학자들은 이 두뇌훈련앱이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는 증거가 없다는 문서에 서명했습니다.

결론은, 우리를 더 똑똑하게 만들어주는 쉬운 방법은 아직은 없다는 뜻입니다. 어쩌면 두뇌훈련앱에 돈을 쓰느니, 다른 컴퓨터게임을 하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르구요.

(가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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