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인터넷닷오그(Internet.org)와 망 중립성에 대한 두려움
2015년 10월 5일  |  By:   |  IT, 경영  |  8 Comments

페이스북의 인터넷닷오그(Internet.org)가 망 중립성과 인터넷 접속 제약 때문에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먼저 이 프로그램이 무엇인지부터 살펴보죠. 페이스북은 갇혀진 정원(walled garden)에서 인터넷에 존재하는 특정 콘텐츠에 접속할 수 있는 모바일 앱을 만들었습니다. (관련기사: 월스트리트 저널 코리아) 비디오, 사진, 광고 등 무거운 콘텐츠를 빼고 최대한 가볍게 만든 페이스북을 포함해서요. 그리고 이 앱에서 발생하는 데이터 사용량은 무료 과금 (“zero rating”)되도록 전 세계 인터넷 서비스 공급자들과 협상했습니다. 휴대폰은 있지만, 데이터 과금이 부담스러워 인터넷을 써본 적 없는 전 세계 수억 명 사람들에게 최소한의 인터넷을 제공하겠다는 생각이었죠. 인터넷 사업자는 추가 과금 없이 약간의 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고 페이스북은 사람들에게 그들이 놓치고 있는 게 무엇인지 맛보기를 보여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사업은 두가지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a) 인터넷에 접근하지 못했던 전 세계 인구의 2/3에게 그들의 삶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역사적 기회입니다. 100개 가량의 무료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인터넷의 가치를 깨닫게 도와주고 완전한 인터넷 사용에 한 단계 다가가는 겁니다.
b) 마크 저커버그의 계획은 전 세계를 지배하겠다는 겁니다. 치명적이고, 위험하고, 악의적인 방법으로 아직 인터넷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페이스북에 가입하도록 강요하는 정책이죠.

어떤 시각이 맞을까요? 인터넷을 모르는 수십억 인구에게 인터넷의 신비를 알려주려는 자비로운 활동일까요? 아니면 갇혀진 정원(walls of the garden) 안으로 들어오지 못한 다른 사업자들을 배제하고, “망 중립성” 의 원칙을 해치는 활동일까요?

제 입장은 반대하는 사람들이 반박하기 힘든 부분에서 시작합니다. 일반적으로 무료로 무엇인가를 받는 것이 전혀 받지 못하는 것보다 낫다는 겁니다. 어떤 비평가들도 아직 이 부분에서는 저를 설득하지 못했습니다.

사람들의 우려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 듯합니다. 첫째, 수잔 크로퍼드가 말했듯 “페이스북, 트위터, 왓츠앱, 위키피디아가 무료 과금제를 따르는 사람들에게는 ‘인터넷’의 동의어가 될 수 있습니다. 유저들은 진짜 인터넷으로 건너가지 못하고 그 갇혀진 정원에 머무를지도 모릅니다. 티모시 카가 허핑턴 포스트에 기고한 글을 보죠.

앱 자체는 좋아 보일지 모르나, 주커버그는 인터넷닷오그를 앱으로 간주하지 않습니다. 계획대로라면 세계 인구 상당수에게는 이 앱이 인터넷이 되는 셈이죠. 문제는 인터넷닷오그가 인터넷이 아니라는 겁니다. 가난한 사람들을 위하는 것이 아니라 페이스북을 뒷받침하기 위해 개발된 폐쇄적인 디지털 공간일 뿐이죠. 유저의 데이터를 이용한 사업을 하는 회사에 수십억 가입자가 어떤 의미일지 상상해보세요.
주커버그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무료로 열린 인터넷을 제공하고 싶어하는 게 아닙니다. 인터넷닷 오그의 잣대를 통과한 서비스만 제공하죠. 주커버그의 인터넷 공간은 당신이 좋아하는 애완동물 사진에 “좋아요”를 누르고, 위키피디아의 “가부장주의” 정의를 읽고, BBC 뉴스가 제공하는 세계 뉴스를 텍스트로만 읽는 공간입니다. 인터넷닷오그는 비디오 등 리치 미디어를 제한하므로 부정부패나 경찰의 만행을 고발하는 비디오를 올릴 수 없습니다. 멀리 떨어진 가족들과 사진을 공유할 수도 없죠. 인터넷에서 사업을 시작하기 원한다면, 페이스북의 프로세스와 프라이버시 정책에 맞추어 사업을 구사해야 소비자에게 돈을 받을 수 있죠.
당연하게도, 진짜 인터넷이 더 나은 선택입니다.

제게 이 우려는 굉장히 과장된 것으로 들립니다. 전 세계 많은 사람들에게 페이스북이 곧 ‘인터넷’ 이라는 건 사실입니다. 설문조사를 하다 보면 지난달 페이스북을 사용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는 “네” 라고 대답하면서도 인터넷을 사용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는 “아니요”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래서 뭐가 어떻다는 겁니까? 예전에는 AOL(역자 주: 미국의 모뎀 포탈로 한국의 다음과 비슷합니다)이 곧 인터넷이었습니다. AOL이 뜨기 전에는 Prodigy, CompuServe가 곧 인터넷이었죠. 그러나 유저는 곧 “진짜 인터넷이 더 나은 선택” 이란 걸 깨달았습니다. 저는 사람들이 자신이 공짜로 얻고 있는 것과 (“페이스북의 갇혀진 정원 앱”) 돈을 내야 접근할 수 있는 것이 다르다는 걸 모르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말레이시아와 인도의 유저들은 미시간이나 인디아나의 AOL, ConpuServe 유저처럼 점차 배우게 될 겁니다.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들이 친구들이 쓰는 서비스에 접근할 수 없다고 투덜대겠죠. 페이스북은 앱을 사용해본 유저들의 50%가 30일 내로 인터넷 서비스에 가입했다고 밝혔고, 이게 사실이라면 “맛보기” 프로그램은 잘 작동하고 있고 유져들은 정원에 “갇혀 있지” 않는다는 증거가 됩니다.

두 번째 우려는 페이스북이 데이터 제공부터 콘텐츠까지 수직적으로 모두 관리하는 문지기가 된다는 두려움입니다. 그리고 우월한 사업적 지위를 사용해서 누가 이기고 누가 질지 결정할 테죠. 무료 과금되는 사이트와 일반 사이트 모두에서요. 새로운 서비스 개발자는 수억 명 고객에게 접근하기 위해 페이스북 규정을 따라야 합니다. 이렇게 “위에서부터 내려오는 승인 과정”은 오픈 웹에서 존재하지도 않았고, 페이스북 자체도 출시될 때도 존재하지 않았던 과정이죠.
어떤 사람들은 그래서 인터넷닷오그 앱에 무료과금으로 올라가는 서비스가 무엇이 될지 페이스북 스스로 결정할 것이 아니라 “객관적인” 규정을 정해야한다고 주장합니다. 아니면 페이스북의 관리 밖에 있는 제3자가 결정해야 합니다.

저는 이와 같은 의견에도 찬성하지 않습니다. 페이스북이 이 앱에 관리 권한을 갖지 않는다면 이런 앱 자체가 불가능했을 겁니다. 데이터 네트워크에는 실제 비용이 들어가고 그래서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가 과금하는 겁니다. 페이스북이 서비스 제공자에게 그 비용을 없애달라고 요청했다면, 얼마만큼의 트래픽이 발생할 것이라는 사전 계약과 개런티가 있었겠죠. 페이스북은 트래픽이 일정 수준 이상을 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하고, 올라가는 콘텐츠를 관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관리 권한을 제3자에 주면 프로젝트 전체가 무너질 수도 있습니다. 제한적이나마 무료 앱에 접근할 수 있던 소비자에게는 안타까운 일이죠.

이 논란이 “망 중립성”에 대한 논란처럼 보이나 저는 완전한 망 중립성은 추상적인 개념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앱은 유저에게 제한된 정보만을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새들의 노래를 인식하는 제 앱 iBird Pro를 예를 들어보죠. 개발자는 인터넷에 존재하는 모든 정보를 “차별”해 일부만을 제공합니다. 그러나 유저는 누구나 이 앱을 나가 인터넷에서 검색을 하기 떄문에 “망 중립성”에 위반되는 게 아닙니다. 제게 인터넷닷오그는 비슷한 컨셉입니다. 이 앱이 제공하는 정보가 충분치 않다면 유저는 언제나 “졸업”하고 활짝 열린 인터넷을 쓰면 됩니다. 네, 돈이 들겠죠. 그러나 인터넷 접근에 물리적으로 드는 비용이 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 그 돈을 대지 않는다면, 소비자가 내야 되겠죠. 그리고 그 돈을 대겠다는 앱을 빼앗는 건 문제를 푸는 방법으로 맞지 않는다고 봅니다. (워싱턴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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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주: 역자는 현재 페이스북 직원으로 일하고 있으며 의견이 편향될 수 있다는 점을 미리 밝힙니다. 아래 칼럼에 대해 더 토론하고 싶으신 분은 [email protected] 으로 연락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