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혈의학: 여호와의 증인이 현대 의학에 끼친 영향(2/2)
2015년 8월 18일  |  By:   |  Uncategorized  |  No Comment

물론 무혈의학은 단순한 외과적인 손재주 이상의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수술에 앞서 시작되어야 하는 수많은 주의 사항을 꼼꼼히 지켜야 하고 피-절약 기술 또한 필요합니다.

잉글우드의 수술실에서 그녀는 정맥을 압박하지 않기 위해 만들어진 커다란 쿠션 위에 엎드려 누웠습니다. 젊은 마취 전문의인 마지 카우프만은 그녀를 둘러싼 튜브들을 다시 한 번 확인했습니다. 카우프만은 2012년 중환자 치료 전문의 과정 동안 잉글우드 병원에서 근무한 적이 있습니다. 그녀는 이 병원이 여호와의 증인 환자들의 요구사항을 존중하는 방식과 의사들이 이를 위해 개발한 기술들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 병원은 이제 수혈을 신경쓰지 않는 일반 환자들에게도, 다른 병원에서라면 충분히 수혈을 받았을 만한 수술에서 최소한의 수혈만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카우프만은 자신이 수술실 환자에게 수혈을 했던 것이 거의 1년 전이라고 말하며, 이는 다른 병원이었다면 한 달에 여러 번 수혈을 했던 것과 비교해 매우 큰 차이라고 말했습니다.

카우프만이 신호를 주자 마취 간호사는 오티즈로부터 피를 뽑기 시작했습니다. 그녀의 몸에서 짙은 갈색 액체가 빠져나와 긴 관을 거쳐 바닥의 저장 용기로 들어가는 모습은 놀라운 광경이었습니다. 수술 시간 동안 이 피는 보관되었다가 수술 마지막 순간, 혹은 수술 중 위험한 순간에 다시 그녀의 몸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수술 중에는 헤타스타치라 불리는 반투명한 용액이 그녀의 몸에 들어가 피를 희석시켜, 설사 피를 잃게 되더라도 너무 많은 적혈구를 잃지 않도록 만듭니다. 카우프만은 오티즈에게 어떤 일이 있어도 그녀의 몸에 연결된 관을 뽑지 않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는 자신의 피가 자신의 몸을 완전히 떠나지 않도록 하는 여호와의 증인에게 중요한 또 하나의 조건입니다. (다수의 여호와의 증인은, 설사 자신의 피라 하더라도 자신의 몸에서 나가 오랜 시간이 지난 피를 다시 수혈 받는 일을 원치 않습니다.)

스타인버그가 오티즈의 등에 칼을 댄 순간부터 흡입관으로 빨려들어간 피들은 샐비지 머신이라 불리는 바닥의 장치로 모였습니다. 필터를 통해 지방과 뼈가 걸러지고 원심분리기를 통해 분리된 적혈구는 다시 식염수 세척과 필터를 거쳐 몸속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이들은 심지어 거즈에 묻은 적혈구를 포함해 적혈구 하나 하나를 재활용하는 셈입니다. “대부분의 수술실에서 이들은 버려지지요.”

물론 모든 수술이 계획대로 진행되는 것은 아닙니다. 한 나이든 여호와의 증인 환자는 중환자실에서 수혈을 거부하고 심각한 빈혈증 끝에 사망한 적이 있습니다. “힘든 일이었어요.” 카우프만은 그 사건을 직접 겪었지만 자세한 내용을 털어놓기를 거부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그의 요구를 존중했다는 사실을 되새겨야만 했죠. 환자는 자신이 치료받는 방식을 결정할 권리가 있어요.” 한편, 루이지애나에서 온 젋은 여성의 뇌수술 중 출혈이 시작되자 스타인버그는 수술을 멈추고 다시 뇌를 닫은 적이 있습니다. 몇 주 뒤 그녀의 적혈구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온 후, 스타인버그는 그녀의 수술을 마무리했습니다.

스타인버그가 오티즈 척수의 암덩어리를 제거한 뒤, 그 다음 팀이 복부의 암을 제거하기위해 수술실로 들어왔습니다. “그들이 실수하게 된다면, 우리는 심각한 상황을 맞을지 모릅니다.” 그는 척수에 일어나는 손상은 신체의 마비를 가져올지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수술실 사람들은 오티즈가 옆을 향하도록 몸을 돌렸습니다. 새로운 외과의사는 테이블 반대쪽으로가 오티즈의 옆구리를 절개했습니다. 머리의 램프가 거의 몸에 닿을 정도로 몸을 숙인 후 근육을 잘라내자 커다란 암덩어리가 드러났습니다. 피 묻은 하얀 덩어리였습니다. 마침내 이들은 그 덩어리를 잘라냈습니다. 잉글우드에 합류한 지 이제 1년이 지난 흉부외과의사 리알 고렌스타인은 눈에 띄게 안심하는 모습으로 휴게실로 들어왔습니다. 그는 지금까지 네다섯 명의 여호와의 증인을 수술했지만 이번 수술이 가장 큰 수술이었습니다. “수혈 불가조건으로 많은 피를 흘릴지 모르는 암 수술을 시도하는 것은 외과의사에게 매운 큰 스트레스를 줍니다. 이건 마치 아래에 그물망을 치지 않고 공중그네를 타는 것과 비슷하죠.”

몇 시간 뒤, 오티즈는 깨어나 스스로 의자에 앉았습니다. 다음날 그녀는 일어섰고 몇 걸음을 걸었습니다. 의사들은 그녀가 계속 걸어야 한다고 말했고, 그녀는 여호와의 증인이 가장 잘하는 것이 걷는 것이라고 농담했습니다.

(뉴요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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