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콩 가격은 떨어지는데 스타벅스 커피 가격은 오른 이유
2015년 8월 17일  |  By:   |  경제, 문화  |  1 comment

스타벅스는 저렴한 커피를 마시러 가는 곳이 아닙니다. 스타벅스에서는 일상이 아니라 경험을 팝니다.

이러한 캐치프레이즈는 효과적이었습니다. 수백만 명의 소비자가 스타벅스로 발길을 돌렸고 그 결과 스타벅스 주식도 수직으로 상승하며 화려하게 부활했죠. 하지만 올여름 스타벅스의 전략은 다소 이상합니다. 커피콩의 가격이 떨어지는 사이 스타벅스의 커피 한 잔 가격은 오히려 올랐습니다.

최근 커피콩의 도매가격은 급격하게 떨어졌습니다. 특히 지난주, 주요 커피 수입국인 중국이 위안화를 평가절하했고, 주요 커피 수출국인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러시아, 콜롬비아, 브라질의 환율이 유가와 더불어 떨어진 것도 도매가격이 급락하는 데 한몫했습니다. 그럼에도 지난 7월 6일 스타벅스는 비용 증가를 이유로 들며 드립 커피 한 잔 가격을 5~20센트씩 올렸습니다.

제가 자주 가는 맨해튼의 미드타운에 있는 스타벅스의 경우 벤티 사이즈(약 600mL)의 드립 커피 한 잔의 세전 가격이 10센트 올라 2달러 55센트가 되었습니다. 톨 사이즈(약 350mL) 드립 커피는 1달러 95센트를 유지했지만, 다른 곳에서는 가격이 올랐습니다. 스타벅스 대변인 리사 파세의 말에 따르면 “기존 고객에게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하고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방편”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금융시장을 계속 주시하는 ‘고객’ 입장에서는 스타벅스의 결정과 국제적인 상황 사이 벌어지는 불일치가 그저 놀랍습니다. 커피콩 가격은 떨어졌는데 왜 커피 한 잔에 돈을 더 내야 하죠? 프리미엄 커피의 대표주자로 불리는 아라비카의 선물 가격은 스타벅스가 가격 인상을 공지한 7월 6일 44%나 떨어졌습니다.

한편 주식시장에서, 스타벅스의 가격 인상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S&P500 지수 평균인 1.3%와 비교할 때, 7월 6일을 기점으로 스타벅스의 주가는 5.4%로 껑충 뛰었습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스타벅스의 수익은 계속 증가했습니다. 작년 한 해 동안 배당지수를 포함한 수익률은 S&P500 기업 평균인 9%를 훨씬 웃도는 51%였으며, 지난 5년을 기준으로 하면 인덱스 지수의 115%보다 높은 412%였습니다. 스타벅스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확장에 따른 수입과 지출을 끊임없이 조절하고 있습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도매 관련 전문가인 하미쉬 스미스는 “스타벅스의 커피 재고가 떨어지거나, 급작스럽게 커피에 많은 비용을 지출하게 되면 이러한 상태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 평했습니다.

재무제표를 놓고 볼 때, 스타벅스는 환율 및 도매가의 변동으로부터 오는 영향을 가능한 한 줄이려는 듯합니다. 연간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9월 28일로 끝난 회계연도 상에서 운영비용이 절감된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결과적으로 낮은 도매가 덕분이었습니다. 그러나 커피 가격이 예상외로 급격하게 떨어지는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작년과 달리 이러한 전략은 단기적으로 부정적인 결과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커피 재고의 현재 시장 가격보다 더 많은 돈을 스타벅스가 지불하는 격이라, 분명 향후 재정보고에도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그 때문에 전반적인 시장의 흐름과는 다르게 스타벅스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는 것입니다.

또 다른 이유는 스타벅스가 지불하는 비용에서 커피가 차지하는 비율이 10%도 안 된다는 것입니다. 고객에게 스타벅스만의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부동산과 시급, 사원 복지와 기타 설비 및 마케팅에 엄청난 비용이 들어갑니다. 모바일 환경이라는 요인도 영향을 줄지 모릅니다. 스타벅스의 하워드 슐츠 회장은 지난달 컨퍼런스 콜에서 투자자들에게 “모바일 결제가 미국 시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결제의 20%를 차지하며, 이러한 수치는 2년 사이에 두 배 이상 증가했다”고 보고했습니다. 저도 요즘에는 아이폰 앱으로 결제를 하는데 모바일로 결제하면 가격을 잘 확인하지 않게 되기 때문에 가격이 올라도 이를 놓치기 쉽습니다.

스타벅스 측에서는 새롭게 오른 가격이 소비자 측에서도 합리적으로 받아들여질 거라 생각하는 듯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1994년 스타벅스가 처음으로 맨해튼에 매장을 열었을 때 숏 사이즈(약 240mL) 커피 한 잔의 가격은 1달러 25센트였습니다. 물가상승률을 고려할 때 그 가격은 지금으로 치면 2달러 1센트가량 될 것입니다만, 지금 같은 매장의 숏 사이즈 가격은 1달러 85센트에 불과하죠. 숏 사이즈가 메뉴에는 없기 때문에 따로 주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긴 하지만, 주의를 기울이면 1994년에 커피에 썼던 것보다도 더 적은 돈을 지불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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