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조(conformity) 효과는 사회적 현상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2015년 5월 6일  |  By:   |  과학, 문화  |  3 Comments

동조(Conformity)

사람들은 흔히 다른 사람의 믿음이나 행동에 맞추어 자기자신의 믿음이나 행동을 바꾸곤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동조 현상의 기저에 깔린 원리는 충분히 알려지지 않은 듯합니다. 라이덴 대학의 심리학자 다이아나 김의 말에 따르면 “본 연구의 목적은 지금까지 사회적 관점에서 설명해 온 동조 현상과 관련된 더 단순한 메커니즘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었습니다. 본 연구는 라이덴 대학의 심리학자 베른하르트 홈멜의 이론인 “이벤트 코딩(Event Coding)”, 즉 자기 자신의 지각 및 행동과 타인의 지각 및 행동이 한데 엮여 입력될 때, 하나와 다른 하나를 구분하지 못하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는 이론에 영향을 받은 것입니다. 이 이론은 왜 모방행동이 쉽게 일어나는지, 그리고 심지어 사회적 의미가 뚜렷하지 않은 행동들이 서로 비슷할 때 어떻게 동조 현상을 일으키는지 설명합니다.

실험

먼저 여성 참여자들은 220장의 여자 얼굴 사진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평가했습니다. 1부터 8까지의 숫자 버튼을 눌러 응답하는 동안 실험과 상관없는 정보가 화면에 등장했습니다. 다른 사람의 손이 숫자 버튼을 누르는 영상이었는데, 숫자는 참여자가 누르는 숫자와 같거나, 낮거나, 혹은 높았습니다. 이후 두 번째 실험에서 다시 한 번 평가가 이루어졌습니다.

영상에 등장하는 손은 참여자를 헷갈리게 하기 위할 목적으로 무작위로 버튼을 누른다고 설명했음에도, 참여자들은 비디오에서 본 숫자대로 얼굴의 매력도를 평가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이러한 동조 효과는 특히 직접 손이 화면에 등장하여 의사결정을 할 때 강하게 나타났으며, 숫자만 나타났을 때는 상대적으로 약했습니다. 심지어 화면에 나타나는 숫자가 다른 참여자의 의사결정을 반영한다고 설명했을 때도, 동조 효과는 손이 화면에 나타났을 때에 비해서는 여전히 약했습니다.

왜 동조 현상이 일어나는가?

이 연구는 사람들이 남들에 맞추어 자신의 행동이나 믿음을 바꾸는 이유가 반드시 사회적 압력 때문(혹은 집단의 지성에 기대기 때문)이 아닐 수도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그보다도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이 남들의 행동과 겹치는 부분을 더 반영하려 하는 듯합니다. 특정한 시각적 자극에 대해 의사결정을 내리면, 자기자신의 결정 뿐 아니라 다른 이들이 내린 결정까지 그 자극과 더불어 기억해버리는 것입니다. 이후 비슷한 자극을 다시 접하게 되면 그 자극과 관련된 모든 의사결정 정보들을 끄집어내어, 정보들 간 ‘평균’에 가장 근접하는 답을 내놓는 것입니다. 김 박사의 말에 따르면 “본 연구는 동조 현상이 오직 사회적 맥락 안에서만 설명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동조 현상의 바탕에 깔린 메커니즘은 비사회적 정보에 의해 활성화될 수도 있습니다.”(사이언스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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