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 사기극, 한국 극장가에서 호평”
2014년 10월 15일  |  By:   |  과학, 문화, 한국  |  No Comment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스캔들을 소재로 한 영화 “제보자(Whistleblower)”가 개봉 이후 꾸준히 관객을 모으고 있습니다. 영화는 지난 2004년과 2005년 복제된 인간의 배아로부터 줄기세포주를 추출해내는 데 성공했다는 내용의 연구 논문에서 시작합니다. 황우석 박사의 연구 결과가 사실이었다면 유전적으로 동일한 환자의 체세포를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어 난치병 치료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할 수 있는 업적이었죠. 하지만 이내 데이터를 조작해 연구 결과를 거짓으로 만들어냈다는 사실과 연구에 사용된 난자를 제공받을 때 윤리적인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황우석이라는 이름은 희대의 사기꾼과 동의어가 됐습니다.

메가폰을 잡은 임순례 감독은 “워낙 민감한 사안이라 처음 제작 제의를 받았을 때 망설였다.”며, “(황우석 박사의) 인간적인 고뇌를 함께 그리고자 했다.”고 밝혔습니다. 황우석 박사가 복제에 성공했던 복제개 스너피(Snuppy)는 영화에는 몰리(Molly)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는데, 죽어가는 몰리를 쓰다듬으며 “너무 멀리 왔다. 멈출 수 있던 기회를 여러 번 놓쳤다.”고 말하는 장면도 있습니다.

한국을 들었다 놨던 극적인 실화에 바탕을 두고 있지만, 영화화를 거치며 각색된 사실도 눈에 띕니다. 우선 영화의 초점이 과학자가 아니라 진실을 파헤치는 언론인에 맞춰져 있습니다. 실제로 스캔들이 세상에 알려지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류영준 연구원의 제보 내용도 영화 속에서는 윤민철 PD(박해일 분)가 취재를 통해 알아내는 것으로 그려졌습니다. 난자 제공 과정에서의 윤리 문제를 처음 지적한 것도 네이처 지였지만, 영화 속에서는 윤민철 PD가 밝혀냅니다.

여전히 남아 있는 황우석 박사의 지지자들은 영화를 맹비난하고 나섰습니다. 국가 차원에서 지원을 해서 지켜줬어야 할 복제기술을 외국 과학계와 국내의 음해세력으로부터 지켜내지 못했다는 레토릭을 다시 들고 나왔죠. 덩달아 주요 제보자였던 류영준 연구원을 향한 거센 비난도 여전히 인터넷에 보입니다. 현재는 강원대학교에서 교수로 있는 제보자 류영준 교수는 “영화로 만드는 과정에서 사실관계가 가감된 건 이해한다.”면서도 영화를 보는 내내 불편한 마음이 들었다고 털어놨습니다. (Nature 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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