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루시>가 퍼뜨리는 뇌에 대한 잘못된 신화
2014년 8월 4일  |  By:   |  과학, 문화  |  No Comment

뤽 베송이 각본과 감독을 맡은 “루시(Lucy)”에서 스칼렛 요한슨은 몸 속에 마약을 보관하고 전달하는 도중 이 약의 영향으로 보통 사람이 사용하지 못하는 뇌의 많은 영역을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영화 속에서 심리학 교수 역을 맡은 모건 프리먼은 이렇게 말합니다.

“보통 사람들은 뇌의 10%만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만약 100%를 다 사용하게 된다면, 흥미로운 일이 벌어질 겁니다.”

영화를 통해 루시는 점점 더 많은 능력을 얻어갑니다. 그녀는 책을 순식간에 읽으며 사진 기억능력을 얻습니다. 사전을 모두 외우고 외국어를 한 시간 만에 배웁니다. 정신력을 이용해 물건을 움직일 수 있게 됩니다. 그녀는 자신의 능력을 이용해 복수에 나섭니다. 예고편에서 모건 프리먼은 다시 말합니다.

“그녀가 자신의 뇌를 100% 사용한다구요? 무슨 일이 일어날지 상상할 수가 없군요.”

사실 과학자들은 사람들이 자신의 뇌를 100% 사용할 때 무슨 일이 일어날 지 잘 알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뇌를 100% 사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간이 자신의 뇌를 10%만 사용한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물론, 루시는 다큐가 아닙니다. 그리고 과학에 기반한 공상과학영화라고 보기도 힘듭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그저 실수로 잘못된 사실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터미네이터 2 에서 사라 코너는 인간에게는 215개의 뼈가 있다고 말하지요. 실제로는 206개 입니다) 영화의 내용 자체가 잘못된 사실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PET(양전자 방출 단층촬영)나 fMRI(기능적 자기공명영상) 기술은 인간이 자신의 뇌를 대부분 사용한다는 것을 분명히 알려줍니다. “심리학의 50가지 신화(50 Great Myths of Popular Psychology)”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옵니다. “20세기 뇌 진단기술은 커다란 진보를 이루었습니다. 자세하게 그려진 뇌지도는 어떤 숨겨진 뇌영역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사실, 매우 간단한 작업에도 거의 모든 뇌 영역이 동원됩니다.”

뇌는 놀라운 유연성과 능력을 가지고 있고, 이를 통해 우리는 새로운 언어를 배우고, 복잡한 기술을 익힙니다. 뇌가 실제 어느 정도의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는 쉽게 말하기 힘듭니다. 그리고 그 능력은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숫자를 외우게 할 경우 사람들은 단 몇 개만을 외울 수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기억의 궁전(memory palace)”이라는 시각적인 방법을 이용해 훨씬 더 많은 숫자를 외우기도 합니다. 사람들의 기억력에 한계가 있거나, 뛰어난 기억력을 가진 사람들이 뇌를 더 많이 사용한다는 것도 사실이 아닙니다. 단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게 긴 숫자를 외울 필요를 느끼지 못할 뿐입니다. 즉, 이는 시간과 노력의 문제에 가깝습니다.

그렇다면, 이 10% 이야기는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요? 심리학자 배리 베이어스타인은 자신의 책 “마음에 대한 거짓 신화들(Mind Myths)”에서 이 이야기가 시작된 것이 적어도 20세기 초라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이것이 널리 퍼진 데에는 자기 계발 열풍이 한 몫을 했습니다. 데일 카네기와 같은 저자, 초월명상 모임, 신경언어 프로그래밍(neurolinguistic programming)의 지지자들 등이 사람들에게 숨은 뇌의 능력을 사용해야 한다며 이 신화가 퍼지는 것을 거들었습니다.

물론 루시와 같은 초능력을 갖는 상상은 즐거운 일입니다. 단지, 우리는 이미 우리 뇌의 100%를 사용하고 있고, 따라서 그런 상상은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일 뿐입니다.

(Livesci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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