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룡의 촌경(1인치 펀치), 뇌와 신체의 협응력(coordination)의 결과
격파대상과 주먹 사이에 작은 간격을 둔 상태에서 폭발적인 타격을 이루는 촌경, 곧 1인치 펀치는 이소룡(Bruce Lee)의 가장 유명한 특기 중의 하나 입니다. 이 기술은 영화 킬빌(Kill Bill)에서 미녀배우 우마 서먼(Uma Therman)의 수련 중에도 등장한 바 있습니다.
1인치 펀치의 원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소룡이 실제로 어떻게 이와 같은 파괴력을 만들어내는지를 보아야 합니다. 이소룡의 주먹이 1인치를 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매우 짧지만, 이 기술은 신체의 여러 근육을 이용합니다. 스탠포드 대학의 생체역학 연구원 제시카 로즈는 이소룡의 전광석화와 같은 잽은 그의 다리에서 시작한다고 말합니다.
“그의 동작을 자세히 바라보면, 그의 전방을 향한 다리가 주먹보다 먼저, 매우 빠르게 앞으로 이동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다리의 움직임은 곧 엉덩이의 회전속도를 높이며, 이를 통해 그는 어깨를 더욱 빠르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어깨의 관절은 팔을 움직이며 이와 동시에 팔꿈치가 펴지기 시작합니다. 마지막 순간에 손목에 작용하는 스냅에 의해 주먹의 속도는 최고조에 이릅니다. 주먹이 물체에 닿는 순간, 온몸은 제자리로 돌아가며 이는 충돌시간을 최소로 줄여 그의 주먹을 더욱 강하게 만듭니다.
물론 그의 주먹을 강하게 만드는 것은 그의 단련된 근육입니다. 그러나 로즈는 근육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아니라고 말합니다.
“근섬유의 크기보다는 근육이 움직이는 타이밍과 이 타이밍들의 조화가 1인치 펀치의 핵심입니다.”
이소룡의 이 기술은 너무나 짧은 시간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의 다리, 엉덩이, 어깨, 팔꿈치, 손목의 움직임은 그 타이밍이 고도로 정확해야 합니다. 게다가 주먹의 파괴력을 최대로 높이기 위해서는 각 부분이 최대가속도에 도달하는 순간 역시 조절해야 합니다. 즉 근육간의 협응력이 바로 이 기술의 핵심인 것입니다. 그리고 뇌과학은 이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2012년 런던 임페리얼 대학의 에드 로버트(Ed Roberts)는 이소룡의 이 기술에 신체의 육체적인 단련 뿐 아니라 뇌의 협응력(coordination) 또한 관련되어 있다는 내용의 연구를 발표했습니다.
이들은 먼저 숙련된 가라데 선수들과 이와 동일한 근육량을 가졌지만 무술을 익히지 않은 사람들을 모았습니다.
“처음 발견한 사실은 가라데 선수들이 더 강한 주먹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이것은 그렇게 놀라운 사실은 아닙니다.”
로버트는 움직임 추적 카메라를 통해 가라데 선수역시 이소룡과 마찬가지로 신체 여러 부위의 최대가속도를 조절해 주먹을 강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또한 그는 가라데 선수와 일반인의 뇌를 촬영했고 그 결과, 가라데 선수의 뇌에는 근육들간의 협응을 조절하는 부위인 보조운동피질(supplementary motor cortex)에 더 많은 미세구조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앴습니다. 이는 신경세포들간의 연결이 더 복잡하다는 뜻입니다. 즉 1인치 펀치에는 단련된 근육만이 아니라 뇌의 구조 또한 영향을 끼친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 신경세포들간의 연결 역시 오랜 기간의 수련을 통해 얻어진 것입니다. 뇌는 필요에 의해 신경세포들간의 연결을 늘 추가하고 있으며 이는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이라 불립니다. (Popular Mechanic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