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에서 자기도취자(Narcissist)들을 어떻게 구별할 수 있나?
2014년 1월 21일  |  By:   |  IT, 과학  |  4 Comments

인터넷은 자기도취자들에게는 아주 매력적인 근거지입니다. 현실세계에서의 자신의 모습보다 훨씬 더 매력적인 이미지와 글귀들로 자신을 포장하여 타인으로부터 현실에서는 불가능할 법한 많은 관심을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기도취자들은 인터넷이 제공해주는 익명성과 대중들과의 편리한 연결고리, 편집가능한 표현방식 등을 통해 자신이 바라는 새로운 자아를 입맛에 맞게 가공하고 SNS공간을 통해 이를 대중이나 지인들에게 홍보합니다.

1987년 심리학자 헤이젤 마커스(Hazel Markus)와 파울라 누리우스(Paula Nurius)는 인간에게는 두개의 자아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현 자아(now self)”와 “가능 자아(possible self)”가 바로 그것인데요. 인터넷에서는 이 가능 자아가 빈번하게 현 자아로 표현되곤 합니다.

2010년에 발표된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가능 자아가 현 자아로 묘사되는 현상은 익명성이 보장된 소셜미디어 공간 상에서 가장 심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반면, 페이스북과 같이 완전히 익명성이 보장되기 힘든 소셜미디어에서는 “희망 자아(hoped-for possible self)”의 형태로 현 자아에 가능자아의 모습이 일부 투영되는 현상이 자주 나타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현 자아를 완전히 부정하지는 않지만, 특정 상황에서 타인이 알아주기를 바라는 방식대로 자신의 희망 자아를 그럴듯하게 그려낸다는 것입니다.

이 연구는 자기애(Narcissism)가 강한 사람일수록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소셜미디어 상에서 더 많은 활동을 보인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그리고, 자기도취자들은 현실에서 하지 못하는 자기 자랑이나 가능 혹은 희망 자아의 모습을 프로필 섹션을 통하여 묘사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뿐만아니라, 티비 스타와 마찬가지로 자기도취자들은 자신의 모습을 더욱 매력적으로 묘사하고 있거나 관심을 끌 수 있는 사진들을 소셜미디어에 자주 올리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이 연구는 자기애가 강하지 않은 사람들도 온라인상에서 유사한 행동 패턴을 보이기도 하므로, 몇몇 의심되는 모습만으로 자기도취자라고 섣불리 단정짓는 일은 삼가야할 것이라 강조했습니다.

그밖에, 인간행동에서의 컴퓨터(Computers in Human Behavior) 학술지에 게제된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나이든 세대일수록 자기애의 충족과 같은 특정목적을 위해서 소셜미디어를 이용하는 빈도가 훨씬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뿐만 아니라, 최근 1,471명의 한국인 온라인 게임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한 연구는 자기도취자들이 그렇지 않은 사용자들에 비해 훨씬 게임에 중독되기 쉽다는 사실을 밝혀내기도 했습니다. 온라인 상의 캐릭터를 자신의 현 자아와 동일시하기 때문에 타인으로부터 인정과 존경을 받기 위해서 밤을 새 가면서까지 더 강력한 게임 캐릭터를 키워내려 노력한다는 것입니다.

페이스북 상에서의 인간의 행동을 연구하고 있는 캠벨(Campbell) 연구원은 여러가지 연구들을 통해서 자기도취자들의 행동패턴이 과학적으로 규명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결과들을 통해 완벽히 자기도취자들을 분류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사람이 특정방식으로 행동하는 원인에는 여러가지 목적이 결부되어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연구원 데이븐포트(Davenport)는 오늘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와 같은 소셜 미디어 상에서 더 많은 자기도취적 행동들을 목격할 수 있는 이유는 그만큼 우리 사회가 자기애적인 행동을 좀더 용인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의견을 내기도 했습니다.

어찌되었건, 캠벨은 현재로서 분명한 사실은 자기도취자들은 그들이 관심을 받을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나타날 것이란 점이라 밝혔습니다. (the Atlantic)

원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