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교육, 문제는 불평등이다 바보야!
2013년 10월 11일  |  By:   |  세계  |  5 Comments

미국 사람들은 멍청할까요? 클리셰 같은 질문입니다만, 투나잇쇼(Tonight Show)의 제이워킹(Jaywalking) 코너를 보는 사람이라면 자신있게 “그렇다”고 답할 수 있을 겁니다. 리포터가 거리에서 무작위로 행인을 붙들고 상식 문제를 내는데, “줄리어스 시저는 뭘로 유명할까요?” “글쎄요. 샐러드 이름인가?”하는 식으로 대화가 진행되기 일쑤죠. 객관적인 자료가 없으니 섣불리 판단하지 않겠다는 분들도 계실텐데요, 이런 분들을 위해 OECD가 이번 주에 보고서를 내놨습니다. 23개국 성인들을 대상으로 읽기, 기본 산수, 컴퓨터 활용 능력을 평가했더니 실제 미국의 순위가 아주 낮았다는 겁니다. 미국 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떨어진다는 이야기는 계속 있었지만, 이번 보고서에서 그 격차가 평생 이어진다는 점이 확연히 드러난 것이죠.

왜 미국 사람들이 멍청한지에 대한 의견은 다양합니다. 이민자들이 쏟아져들어와 평균 IQ가 낮아진다는 주장도 있고, 우디 앨런은 패스트푸드가 주범이라고 말했죠. 하지만 해결책에는 모두가 동의할 수 있을 겁니다. 학생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 정보지식사회에서 필요한 기본적인 교육을 받고 나오도록 하고, 성인이 되어서도 계속해서 필요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문제는 불평등입니다. 이번 OECD 보고서를 보면, 미국, 영국과 같이 순위가 낮은 나라에서는 경제력에 따라 점수차가 크게 벌어졌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진짜 문제는 미국 사회가 멍청하게도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보다는 악화시키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일례로, 정부 셧다운 사태 와중의 자동삭감 항목에는 연방 교육 예산 5% 삭감이 들어가 있습니다. 연방 교육 예산은 해당 학교 내 저소득층 학생 수에 비례해서 지원되죠. 즉, 가장 지원을 필요로 하는 학생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되는 것입니다. 2010년 이후, 성인 교육 지원 예산이 10%나 삭감된 것도 마찬가지의 이야기입니다. 상황이 이러하니 정말 멍청한 사람들은 교육 받지 못한 이민자나 빈곤 계층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멍청함”을 심화시킬 선택을 하고 있는 일부 이기적인 엘리트층이라고 말할 수 밖에요.  (Guard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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