윔블던 테니스대회용 테니스공의 길고 긴 여정
2013년 6월 27일  |  By:   |  세계  |  No Comment

100년 넘는 세월 동안 윔블던 대회의 공식 테니스공을 만든 슬레진저(Slazenger) 사는 영국 반슬리(Barnsley)에 있는 공장에서 공을 만들어 공급했습니다. 하지만 2000년대 초 수지타산이 맞지 않자, 값싼 노동력을 좇아 슬레진저 사는 생산시설을 필리핀 바탄(Bataan)으로 이전합니다.

영국 워윅 경영대학의 존슨(Mark Johnson) 교수가 최근 테니스공 하나에 들어가는 각각의 재료가 이동한 거리를 계산해봤더니 무려 8만km를 넘는 어마어마한 거리가 나왔습니다. 얼핏 보면 엄청난 낭비 같지만, 11개 나라에서 총 14번의 공정을 거치는 이 방법이 생산단가를 낮추는 데는 최적화된 방법입니다. 미국 사우스캐롤라니아에서 산 찰흙, 일본의 탄산마그네슘, 한국의 황 등은 스코틀랜드 글루스터샤이어에서 모직으로 짜여집니다. 그리고 이 모직과 함께 중국산 석유제품, 필리핀에서 만든 접착제 등을 이용해 필리핀 바탄공장에서 최종 가공을 거치고 테스트를 통과한 공들은 윔블던 대회에 보급되는 겁니다.

생산자 입장에서 생산 단가를 낮춰 값싼 제품을 공급하는 것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다 합쳐 8만km라는 어마어마한 거리를 오고 가며 지구의 환경에 미친 부담은 가격에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이 문제는 환경에 대한 적절한 부담을 정부가 지우지 않으면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교훈을 알려줍니다. (Guard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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