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국어" 주제의 글
-
2019년 1월 28일. 해외에서 자녀에게 모국어를 물려주려면?
“할머니가 하시는 말씀 다 알아 듣잖아, 그렇지?” 덴마크 출신 엄마와 영국인 아빠를 가진 소녀는 고개를 끄덕입니다. 필자가 공항에서 만난 부부는 런던에서 아이를 이중언어구사자로 기르는 경험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쉬운 일은 아닙니다. 아빠는 덴마크어를 전혀 하지 못하니 딸에게 덴마크어로 말하는 사람은 엄마뿐이고, 그나마도 딸은 영어로 대답하죠. 사랑하는 사람과 모국어를 공유하지 못하는 것은 고통스러운 경험일 수 있습니다. 특히 자식에게 자신의 모국어를 물려줄 수 없다는 사실은 괴롭죠. 해외에서 거주하거나 이민을 간 사람들은 자신의 경험을 더 보기 -
2017년 9월 28일. 어색한 영어 억양, 억지로 숨기지 않아도 되는 이유
* 이 글을 쓴 에드워드 깁슨은 MIT 언어연구소와 Ted 실험실의 선임연구원이자 인지과학을 가르치는 교수로, 인간의 언어가 처리되는 과정과 그 과정이 각 언어의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는 빅데이터 언어와 아마존에 있는 원시 부족의 문화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 미국 인구의 20%, 즉 3억 명 가운데 약 6천만 명은 모국어가 영어가 아닌 사람들입니다. 여러 언어를 구사하면 장점이 많습니다. 다른 문화권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과도 이야기를 나눌 수 있죠. 하지만 그 나라 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지 더 보기 -
2016년 5월 17일. 모국어가 아닌 언어로 일을 하고 계신가요? 힘드시겠지만 유리한 점도 있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영어로 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영어권 밖의 다국적 기업은 물론이고, UN이나 EU 같은 국제기구에서도 영어가 차지하는 지분이 그 어느 때보다 큽니다. 영어의 세상에 다른 여러 언어들이 함께 존재하고 있는 형상이죠. 이런 상황이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사람에게 유리하기만 한 것일까요? 외국어로 일하는 것은 분명 쉬운 일이 아닙니다. 입을 열 때마다 적당한 어휘를 찾아 문장을 만들어내는 데 에너지를 쓰고 있다면, 자신의 주장을 조리있게 펼치거나 미묘한 뉘앙스를 담아내기가 어려운 것이 당연합니다. 더 보기 -
2015년 1월 7일. 영어 다음으로 중요한 언어는 무엇일까?
"중요한 언어" 순위는 어떻게 매겨야 할까요? 많은 사람들이 일단 영어를 꼽겠지만, 그 다음부터는 망설일겁니다. 해당 언어를 쓰는 사람들의 수나, 해당 언어를 쓰는 국가의 부유한 정도가 흔한 기준이 되겠죠. 하지만 지난 해 12월, 새로운 접근법이 등장했습니다. 더 보기 -
2014년 2월 7일. 외국어로 듣는 “사랑해”는 덜 달콤할까?
이탈리아에서 만난 알바니아 남자에게 몇 시간 만에 “사랑해(Ti amo)”라는 말을 주고 받은 적이 있습니다. 모국어인 영어로는 잘 모르는 사람에게 함부로 “사랑해(I love you)”라는 말을 하지 않으니, 저에게 있어 이탈리아어가 갖는 감정적인 의미는 아주 가볍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나의 어머니는 30년 넘게 미국에서 살았지만, 여전히 장보기 목록을 작성할 때나 운전 중 다른 운전자에게 소리를 지를 때는 모국어인 아랍어를 쓰십니다. 무엇보다도 남편이나 딸들을 부르는 애정어린 호칭은 모두 아랍어죠. 보스턴대 심리학과의 캐서린 해리스(Catherine 더 보기 -
2013년 11월 7일. 아이에게 여러 언어를 가르치려면?
탁아소에서는 하루 종일 독일어를 듣지만, 집에서는 부모로부터 영어와 덴마크어를 듣는 생후 18개월 아이는 말을 어떻게 배울까요? 초반에는 쉽지가 않습니다. 세 언어가 비슷하기 때문에 더욱 헷갈리죠. 하지만 다른 아이들에 비해서 말이 조금 늦다고 해도 걱정할 일은 아닙니다. 이중, 삼중 언어 환경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은 어릴 때 비슷한 문제를 겪습니다. 한 문장 안에 여러 언어를 섞어쓰기도 하고, 한 언어의 용법을 다른 언어에 적용해 어색한 말을 쓰기도 합니다. 하지만 서너 살이 되면 언어를 분리하게 되고, 이후에는 다중언어 구사의 장점이 단점을 덮고도 남습니다. 이전에는 조기 외국어 교육이 아이에게 좋지 않다고 믿는 부모들이 많았습니다. 모국어 발달을 방해한다고 믿었기 때문이죠. 실제로 두 개 언어를 구사하면 각 언어의 어휘력이 부족해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기는 하지만, 반대의 결과가 나타난 연구도 있습니다. 결국 어휘력이란 구사하는 언어 개수에 따라 달라진다기보다는 교육, 사회경제적 지위, 개인의 읽기 및 쓰기 습관에 달려있다는 것이죠. 그에 비해 이중언어 환경의 장점은 두드러집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생후 7개월부터 이중언어 환경의 아이들은 복잡한 일을 계획하고 우선순위를 정하는 일에서 한 가지 언어만을 구사하는 또래 아이들보다 앞서기 시작합니다. 두 개 이상 언어를 배우는 과정에서 이러한 능력이 발달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사회경제적 요인을 염두에 두고 연구를 했더니 저소득 이중언어 가정의 아이들도 같은 능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두 개 언어를 구사하면 노년에 알츠하이머에 걸릴 확률도 줄어듭니다. 그렇다면 지금 당장 자녀를 외국어 학원에 보내야 할까요? 그건 아닙니다. 이중언어 환경이란 태어날 때부터 주어져야 효과가 가장 큽니다. 그러니까 집에 서로 다른 모국어 구사자가 있는 환경이어야 한다는 것이죠. 만일 부모 중 한 사람이 영어를 쓰고 나머지 한 사람이 영어와 다른 언어 A를 구사하는 경우, 두 언어를 쓰는 쪽이 엄격하게 영어 사용을 자제하지 않으면 아이는 A언어를 제대로 배울 수 없습니다. 많은 이중언어 가정에서 “한 부모 한 언어” 원칙을 고수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언어 습득에 있어 일관성은 아주 중요한 요소라고 합니다. 다른 학설도 있습니다. “필요”라는 것이 이중언어 습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주장입니다. 학교건, 집이건, 할머니 댁이건, 특정 언어를 구사하지 않으면 전혀 말이 통하지 않는 환경이 있어야 그 언어를 습득하게 된다는 것인데요, 아이들은 두 개 언어가 모두 통하니 하나는 필요 없다고 판단하면 재빨리 그 한 가지를 버리기 때문이죠. 즉 학교에서는 영어만 쓰는데 집에서는 영어와 독일어가 모두 통하면 독일어는 버릴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집에서 쓰는 언어와 밖에서 쓰는 언어를 확실하게 구별하는 것도 아이에게 두 개 언어를 가르칠 수 있는 방법인데, 그렇게 하려면 부모가 모두 두 개 언어를 일정한 수준 이상으로 구사해야 하겠죠. 물론 태생적으로 이중언어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없다 해도 아이들에게 외국어를 가르치는 것은 의미있는 일입니다. 어릴수록 외국어 습득도 빠르다고 하니까요. 그래서 노르웨이에서는 초등학교 1학년 때 부터 영어 수업이 있고, 덴마크도 곧 1학년 영어 수업을 도입할 계획입니다. 프랑스어나 스페인어와는 달리 덴마크어나 노르웨이어는 아주 작은 언어이기 때문에 이 나라 사람들은 외국어 능력이 미래 경쟁력에 필수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필요”에 의한 습득이 따로 없죠. (Economist)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