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주제의 글
  • 2018년 9월 4일. 우주에 닿을 만큼 높은 빌딩을 짓는 법

    인간은 끊임없이 더 크고 웅장한 건물을 지어왔습니다. 고대 이집트의 피라미드, 중국의 만리장성, 그리고 오늘날 가장 높은 828미터 높이의 버즈 칼리파는 당대의 기술을 극한까지 밀어붙인 결과입니다. 그러나 이런 거대한 건물에 대한 인간의 야망은 단순한 기념비를 넘어, 인간이 우주 시대를 열게할 열쇠가 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종종 지구 상공의 정지 궤도까지 솟은 탑 혹은 정지궤도의 위성과 연결된 ‘우주 엘리베이터’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이런 구조물은 지금의 로켓보다 훨씬 적은 에너지만을 들여 인간을 우주로 보낼 더 보기

  • 2017년 2월 24일. 몽마르트르 언덕의 사크레쾨르 대성당을 파괴하라?!

    2014년부터 파리시 당국은 일명 “파리 참여 예산(Paris Budget Participatif)”의 일환으로, 시민들이 시 투자 예산의 5%를 어디에 어떻게 쓸지 직접 결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금년에는 한 파리 시민이 몽마르트르 언덕의 사크레쾨르 대성당(la basilique du Sacré-Coeur, 성심성당)을 밀어버려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해당 시민은 18구 주민으로 참여 예산 사이트에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습니다. “사크레쾨르 대성당은 파리 코뮌의 기억을 모욕하는 베르사유 왕정의 산물입니다. 그러므로 본 기획은 민중의 축제 때 대성당을 완벽하게 파괴하는 것을 골자로 더 보기

  • 2016년 4월 4일. 여성이자 무슬림으로서 빛났던 건축가, 자하 하디드를 추모하며

    자하 하디드는 영국 건축학회 건축학교(Architectural Association, AA)에서 저보다 몇 년 위 선배였습니다. 교장실에서 그가 목소리를 높이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이윽고 눈물이 줄줄 흐르는 얼굴로 나타난 자하는 분노로 온몸을 떨었습니다. 그의 작업이 아주 좋지 않다는 평에 교장실을 박차고 나온 그는 그들에게 “본때를 보여주겠다”고 결심했고 실제로 그렇게 했습니다. 1977년의 AA 학위상, 2004년의 프리츠커상, 영국 왕립건축가협회 스털링상, 그리고 작년의 영국왕립건축가협회의 로열 금메달이 바로 그것입니다. 자하는 ‘아웃사이더’였으며, 여성, 외국인, 그리고 비싸고 괴상하게 생긴 건물을 짓는 디자이너로서 더 보기

  • 2014년 7월 8일. 북한의 건축가가 그리는 미래 도시

    북한의 건축가가 그리는 미래 도시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북한 내 관광 프로그램의 운영을 총괄하는 고려여행사가 얼마 전 북한 건축가들의 세계관과 이상향을 가늠해볼 수 있는 몇몇 도안을 베니스 건축 비엔날레(Venice Architecture Biennale)에서 공개했습니다. 평양을 기반으로 하는 백두산 건축학회의 구성원들이 그린 조감도들은 미래 관광 도시에 대한 그들의 이상향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작업에 참여한 북한의 건축가들은 물리적 한계나 시공비 제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그들의 세계관을 계획안에 담아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흥미롭게도, 결과물들은 구소련 시대의 도상은 더 보기

  • 2013년 8월 30일. 왜 미국의 몇몇 주들은 친환경건축 인증제도(LEED)의 적용을 금지하려는 걸까?

    미시시피, 알라바마, 조지아 등을 포함하는 미국의 몇몇 주에서는 공공건축에대한 친환경 건축 인증제도(LEED: 뉴스페퍼민트 관련기사 보기)의 의무적 적용을 금지하는 정책들이 도입되고 있습니다. 이는 LEED 에 의해 매출이 급감한, 목재, 플라스틱, 화학물질등의 전통적 건축재료를 생산하는 기업들의 로비활동 때문입니다. 이들 기업의 제품들은 LEED 에서 명시하고 있는 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고, 이로 인해 여러 건설현장에서는 이들 재료의 사용을 회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산업계의 반발이 LEED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들은 단지 친환경 건물 인증 기준을 자신들에게 더 보기

  • 2013년 7월 12일. 삼성의 실리콘밸리 신사옥이 보여주는 기업 문화

    금일 삼성전자가 3억달러를 들여 산호세 북미 신사옥 신축에 들어갔습니다. 한 기업의 본사는 그 기업이 어떤 존재가 되고 싶은지 잘 보여줍니다. 그렇다면 삼성의 새 건물은 어떤 기업 철학을 보여줄까요? 궁금해진 저는 건축비평가들에게 설계도면을 보내 이 기업이 어떤 기업일지 유추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물론 삼성임을 밝히지는 않고요. LA Times의 건축비평가인 Christopher Hawthorne은 외관은 소박한 반면 내부 시설에 신경을 많이 쓴 인상이라 평했습니다. 외부에서 볼 때 다부지고 대칭으로 각이 딱 잡힌 빌딩은 60-70년대 사무실을 연상시킵니다. 더 보기

  • 2013년 1월 15일. 이슬람 사원의 변신은 무죄?

    이슬람교의 성전인 모스크 하면 대부분 둥근 아치형 돔과 네 귀퉁이의 탑, 가운데에 뾰족하게 솟아오른 첨탑 등 비교적 획일적인 이미지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꾸란과 율법에는 성전의 모양에 관해 아무런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없습니다. 건물이 반드시 메카를 향하고 있어야 하고, “적들의 침입으로부터 보호 받아야 한다”고만 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형식에 구속 받을 필요가 없다는 점에 착안해 유럽과 미국, 호주 등 이슬람교도가 소수인 지역의 도시들을 중심으로 실험적인 건축이 잇따라 시도되고 있습니다. 독일 뫼르스의 라인강변에 자리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