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플랫폼을 디자인하는 두 가지 다른 접근법: 중독성과 로열티
중독성이 있다는 뜻의 “addictive” 는 최근 사이비 과학부터 우리들의 일상적인 대화에서까지 자주 사용됐습니다. 하지만 코카인, 오피오이드, 담배 등과 함께 사용되며 그에 따른 무게 역시 견뎌야 했죠. 그동안 사람의 뇌와 몸이 어떻게 중독적인 대상에 반응하는지에 대한 연구가 많이 이루어져 왔습니다. 이런 연구들은 “디자인”이 중독성을 만드는 하나의 요소라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슬롯머신은 도박 중독의 크랙 코카인이 되게끔 설계되어 있습니다. 슬롯머신은 헌신적인 후원자나 막대한 이익을 만들어주는 사람들을 자극하고, 애를 태우고, 그에 따른 보상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짜여 있죠. 휴대폰, 앱, 소셜미디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중독성이 효과적인 디자인 철학인지에 대해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대신 어떤 디자인 접근법이 소비자와 건강하고 오래가는 관계를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자 합니다.
클릭베이트(Clickbait)와 전환
광고와 함께 웹에서의 수익을 만들어내는 방법의 하나로, 많은 발행인은 사용자들의 클릭을 만들어낼 수 있는 장치들에 관심을 가져왔죠. 사용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고자 하는 판매담당자들을 위해 발행인은 더 빨리 많은 클릭을 만들어내는 데 전념했습니다. 헤드라인은 이를 위한 도구 중 하나입니다. 기사가 잘 쓰였는지, 또는 그 이슈가 보도의 가치가 있는지와 상관없이 많은 기사가 실제보다 자극적인 헤드라인을 갖게 되었죠. 단기적인 수익을 위해서는 이 방법이 성공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얕은 클릭이 소비자의 브랜드 친밀감과 로열티를 높이지는 못했습니다. 또한, 자극적인 헤드라인으로 인한 부정적인 경험은 실제로 기사와 함께 있는 광고에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습니다. 물론 여전히 쉽게 벌리는 돈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있죠. 하지만 오늘날 대부분 사람은 클릭베이트가 무엇이고 어떤 효과를 만들어내는지 알고 있습니다.
독자, 청취자, 시청자와 진실한 관계를 만들고 싶어 하는 미디어 회사들은 본인이 사용하는 디자인 정책이 어떤 효과를 얻는지를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미디어 회사들이 수익구조를 다변화하고 유료 콘텐츠를 늘리고 있는 현 상황에서 소비자로부터 좋은 평판과 진실한 관계를 만드는 것은 매우 중요하죠.
중독적인 디자인
중독적인 디자인의 한 가지 좋은 점은 우리가 이런 디자인이 작동한다는 걸 알고 있다는 점이죠. 이미 소비자들이 비이성적이게 상품을 원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진 몇 가지 방법들이 있습니다. 이런 방법들은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강화할 수 있는 ‘기쁨’을 만들게끔 디자인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면, 많은 푸쉬 알림은 사람과 상호작용하고 싶은 바람이 클릭으로 연결되게끔 디자인되어 있습니다. 사용자의 친구가 어떤 기사에 ‘좋아요’를 눌렀는지에 대한 알림이 예가 될 수 있습니다. 푸쉬 알림은 예측할 수 있지 않죠. (내가 올린 포스트가 ‘좋아요’를 받았을까요? 누가 저를 언급했을까요? 새로운 팔로워나 부정적인 답글일까요?) 이러한 불예측성 내지는 스키너의 가변적 보상은 슬롯머신에서도 자주 사용되는 방법입니다. 슬롯머신은 미국에서 농구, 테마파크, 영화를 합친 것보다도 많은 수익성을 내죠. 푸쉬 알림의 ‘당겨서 새로고침'(pull-to-refresh) 전략은 슬롯머신의 레버와 비슷합니다.
누군가가 어떤 행동을 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3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그 사람은 특정 행동을 하기를 원해야 하고, 할 능력이 있어야 하며, 하게끔 촉진되어야 하죠. 이런 촉진 메커니즘 내지는 트리거(trigger)를 가지고 있는 것이 디지털 디자인의 특징입니다. 스태포드 행동디자인 연구소장 포그에 따르면 “동기가 높거나 일이 쉬울 때, 사람들은 휴대폰의 진동, 페이스북의 빨간 점, 한시적으로 제공되는 혜택이라는 점을 강조한 옷 가게에서 온 이메일과 같은 트리거에 반응한다.”고 합니다.
포그의 제자 중 하나인, 니르 에얄은 트리거에 대한 생각을 더 구체화했습니다. 그들은 사용자들의 기본적인 감정적 필요를 그들이 인지하기 전에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합니다. “만약 당신이 불확실성을 느낀다면, 스스로 불확실에 대한 이유를 물어보기도 전에 아마 당신은 구글에 접속하겠죠. 당신이 외로움을 느낄 때도, 당신이 그 감정을 인지하기 전 이미 페이스북에 접속해있을지도 모릅니다. 당신이 지루하다면, 그걸 느끼기 전 유튜브에 접속할 것입니다.” 에얄은 위와 같이 덧붙입니다.
무한적인 스크롤과 자동재생 역시 앱, 비디오, 웹사이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중독적인 디자인 방식의 한 예죠. 사용자들은 앤드포인트(endpoint)를 설정하지 않고 계속해서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더 많이 소비함에도 사용자들은 만족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전직 구글 직원인 포그의 다른 제자 트리스탄 해리스는 이런 질문을 던집니다. “무엇이 진짜로 당신의 관심을 끌만큼 가치 있나요? 이는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지만 우리가 생각해야만 하는 질문입니다.”
우리는 단순히 사람들이 콘텐츠를 더 많이 소비하게끔 하고 싶은지, 아니면 더 만족하게 하고 싶은지에 대해서 생각해야만 합니다.
로열티를 위한 디자인
중독은 소비자들이 당신이 제공하는 상품을 거부하지 못하게 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당신이 해야 하는 전부는 디지털 니코틴을 담배에 채워 넣는 것뿐입니다. 그건 당신의 손에 흥행의 보증수표를 올려놓죠. 하지만 당신이 스스로 물어봐야만 하는 질문이 있습니다. 당신은 중독성을 만들길 원하나요 아니면 혹은 브랜드에 로열티를 가지고 있는 소비자를 만들고 싶은가요? 그 둘은 매우 다릅니다.
물론, 클릭하고, 좋아하고, 화면을 만진다는 점에서 중독 역시 “인게이지드”(engaged)의 한 형태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만일 그들이 당신의 상품이 나쁘다는 것을 알게 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이런 전략은 이익만큼 피해도 만들어내지 않나요? 중독을 멈추는 한 가지 옵션은 단번에 끊어내는 것이죠. 많은 사람이 그만큼의 의지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아마도 당신은 사용자로부터 이익을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접근법이 당신이 사용할 수 있는 장기적인 성장 전략인가요? 또한, 당신에게 적대적인 철학적, 윤리적, 제도적 반응은 없을까요?
만일 당신이 클릭을 만들어내는 것을 넘어 브랜드 친밀감으로부터 다변화된 수익을 만들어내고 싶다면 로열티가 더 나은 디자인 접근법일 수 있습니다. 단순히 페이지 뷰만이 중요하게 고려되지 않는 현 상황에서 콘텐츠 제작자들은 소비자들과 더 깊은 관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만 합니다.
예를 들면, 중요하다고 여겨지고 싶은 마음은 기본적인 사람들의 욕구죠. 이런 욕구는 개인화(Personalization)와 같이 수익을 만드는 전략으로 이용되기도 합니다. 이처럼 독자에 대한 이해는 성공적인 미디어가 되기 위한 기본 중 하나입니다. 소비자들의 욕구를 파악하고, 그들이 원하는 정보와 엔터테인먼트로 이를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는 독자들의 신뢰도를 향상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중독이 불균형적이고 불완전한 관계에 의존하는 것과 달리 충성도 높은 소비자들은 기꺼이 본인들의 시간을 들여 다시 되돌아올 것입니다. 또한, 당신의 콘텐츠를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하겠죠. 그리고 당신이 제공하는 새로운 콘텐츠에 관심을 가질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미 당신이 제공하는 콘텐츠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죠. 이런 호의적인 감정은 당신이 전달하는 광고로도 이어질 것입니다. 질 좋은 콘텐츠를 예측할 수 있고 최적화된 시간에 제공함으로써 당신의 콘텐츠는 잠시의 끌림이나 건강하지 않은 충동이 아닌 신뢰받는 상품이 되겠죠.
당신은 크랙 코카인 같은 콘텐츠를 설계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더 나은 사업 전략은 당신의 소비자를 사용자로 보는 게 아닌 당신의 독자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물론 사용자는 자극을 좇을 수 있죠. 하지만 당신이 올바른 방법으로 잘 전달한다면, 독자는 당신의 가장 큰 팬이 될 것입니다. (Michelle Manafy/ 니만 저널리즘 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