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걸프전 – 예멘은 어떻게 지구에서 가장 비참한 곳이 되었을까요?(1/3)
전 세계가 외면하는 분쟁지역 예멘에 대한 리포트
항구도시 호데이다부터 예멘의 수도인 사나까지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 바위투성이의 산들이 솟아있습니다. 가파른 산 위로 높은 평지가 이어집니다. 돌로 된 구식 농촌집들이 울타리가 처진 농지 사이사이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 농지는 산을 타고 오는 비를 맞고 자랍니다. 남쪽으로는 우거진 풀숲에 비비와 살쾡이가 살고 있습니다. 예멘의 드넓은 사막이 동쪽으로 뻗어있습니다. 다양한 풍경이 어우러진 모습은 감탄을 자아냅니다. 하지만 예멘에는 이 위대한 자연의 아름다움 가운데 비참한 삶들이 있습니다.
2014년 후티 반란 군과 정부군의 전쟁이 시작되기 이전에도 예멘은 중동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였습니다. 후티 반란은 가난을 넘어 예멘을 황폐하게 만들었습니다. 후티 반란 군과 정부가 충돌한 이후 예멘은 현대사에서 보기 힘들 정도의 규모로 콜레라가 퍼졌고 지난 몇십 년간 전 세계가 경험하지 못한 규모의 기근이 예멘을 휩쓸기 직전입니다. 물은 희소해졌고 교육, 보건 시스템은 붕괴했습니다. 유엔에서는 이 사태를 인류가 최근 경험한 가장 심각한 비극이라고 평가합니다. 2천8백만 명의 예멘 인구 중 75%의 사람들이 도움이 필요합니다.
예멘 내전은 비참한 예멘 사람들의 상황에도 불구하고 예멘 밖에서는 거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내전은 오랜 세월 이어진 분쟁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많은 이해관계집단이 개입되어 있고 예멘의 이웃 나라까지 위협합니다. 하지만 모든 분쟁을 종식할 수 있는 하나의 집단이 없어 당분간 이 분쟁이 끝나고 평화의 시대가 오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예멘의 기반시설은 지난 몇 년 동안 전혀 관리가 되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건물들이 폭탄에 의해 훼손된 것인지 유지 보수를 오랜 기간 하지 않아 무너진 것인지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은 피하게 예멘 정부를 지지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폭격 때문에 더 심각해졌다고 말합니다. 미군과 영국군이 사우디아라비아군이 올바른 목표물을 조준할 수 있도록 정교한 조준이 가능한 장비를 지원했지만 공중 폭격은 자주 목표가 아닌 곳에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시아파에 속하는 후티가 정부군의 주요 목표입니다. 정부의 개혁과 권력 분배과정에 불만이 있던 후티는 북쪽 지역에서 반란을 일으켜 사나까지 점령했었습니다. 이란과 이전 독재자 알리 압둘라 살레 세력의 지원을 받은 후티는 남쪽으로 진격하여 예멘 대부분을 손아귀에 넣었습니다. 예멘의 대통령 압드라보 만수르 하디(Abd Rabbo Mansour Hadi)는 처음에 아덴으로 도망갔다가 이제는 사우디아라비아까지 도망가 있습니다. 하디 대통령의 요청으로 사우디아라비아가 참전하여 후티를 예멘의 북쪽으로 몰아냈습니다.
예멘 정부를 지지하는 중동 연합은 공장과 식품저장소, 사나의 공항을 노렸습니다. 사나에서 호데이나로 가는 길은 곳곳에 크레이터가 있습니다. 항구를 보면 배에서 화물을 내리던 크래인이 작동을 멈췄습니다. 예멘 북쪽지역의 생명줄과 같았던 이 크레인들은 지금은 예전보다 훨씬 덜 가동되고 있습니다. 미국은 새로운 크레인을 공급하려고 했지만 번번이 정부를 지지하는 중동 연합의 제재로 실패했습니다.
유엔은 음식과 연료, 의약품을 실은 배와 비행기가 예멘 북쪽으로 갈 때 수화물 중 무기가 있는지 확인합니다. 하지만 무기가 없더라도 예멘 정부를 지지하는 연합은 화물을 반입하지 못하게 합니다. 지난 11월 연합은 예멘 북쪽 항구를 2 주 이상 완전히 봉쇄했습니다. 더욱 접근하기 어려워진 예멘은 점점 상황이 안 좋아지고 있습니다. 연료가 없어 물 펌프가 가동되지 않습니다. 지역 주민들은 결국 더러운 물을 마실 수 밖에 없습니다. 이는 콜레라 전염으로 종종 발전합니다. 콜레라를 치료하는 데 쓰이는 의약품 역시 연합이 차단했기 때문에 상황은 더욱 악화됩니다. (이코노미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