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인과의 접촉 수 세기 전 알래스카에 유입된 구세계의 금속기
퍼듀 대학(Purdue University)의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알래스카 북서부에서 확인된 납 함유량이 높은 청동기 두 점은 유럽인과의 접촉 이전의 선사시대 북아메리카에 아시아에서 생산된 금속이 유입되었다는 증거입니다.
유물들에 대한 금속학적 분석을 진행한 인류학자 코리 쿠퍼(Kory Cooper) 교수는 구전되던 이야기와 여타 물질적 증거를 고려할 때 이번 발견은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합니다. 그리고 유라시아의 금속이 알래스카에 유입된 사례가 실제로 확인되는 일은 시간문제였다고 덧붙였습니다.
“우리는 제련된 이 합금이 유라시아 어딘가에서 제작되어 교역을 통해 시베리아로 유입되었으며, 이후 베링 해협을 건너 툴레(Thule) 문화로 잘 알려져 있는 알래스카 이누이트인의 손에 들어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북극권의 일부 지역에서는 자연 상태에서 사용할 수 있는 구리, 운철과 지철을 포함한 자연철 등의 금속이 사용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금속으로 제작된 유물은 그들의 지위를 나타내기도 하였습니다. 에스펜버그 곶에서 발견된 구슬과 버클은 납 함유량이 높은 청동기로 모두 후기 선사시대인 서기 1100-1300년에 해당하는 주거지에서 확인되었습니다. 이는 18세기 후반부터 시작되는 지속적인 유럽인들과의 접촉보다 확실히 이전 시기에 해당합니다.
발견된 유물에 대한 내용은 출판되었음 엘스비어의 고고학 학술지 (Journal of Archaeological Science)에 수록되었습니다. “이 논문은 매우 흥미로운 관점에서 이 유물들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서구 극지 고고학과 금속학 전문가이며 재료공학 분야에도 정통한 쿠퍼가 말합니다. “이는 많은 이들이 극지방에 대해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것입니다. 몇몇 이들은 극지방이 문화의 변방으로, 매우 적은 인구 규모로 인해 특별한 기술적 진보가 없던 지역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이 지역에서 흥미로운 일들이 전혀 없었다는 점을 의미하지는 않으며, 또한 이번 사례는 이들이 인근에서 확보할 수 있는 금속만 사용한 것이 아니라 다른 지역의 금속을 도입하기도 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유물들은 알래스카 북서부 해안, 툴레(Thule) 종족이 집을 짓고 살았던 시워드(Seward) 반도의 에스펜버그(Espenberg) 곶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이 조사는 오웬 K. 메이슨(Owen K. Mason)과 존 F. 호펙커(John F. Hoffecker)에 의해 주도되었습니다. 둘 모두 콜로라도 대학의 극지-고산지 연구소의 일원이며, 2009년에서 2011년 동안 이들은 6점의 금속기를 포함한 다양한 유물들을 발굴하였습니다. 구리 제품에 대해서는 금속학적 분석이 이루어졌습니다.
금속제 유물들은 일반적으로 닳아 없어질 때까지 사용되기 때문에 매우 드물게 발견됩니다. 그래서 현장에서 잘 보존되어 있는 금속기를 발견하는 일은 매우 드뭅니다.
쿠퍼는 말합니다. “이 유물들은 보존과 유물 관리에 있어 매우 중요한 유물입니다.”
원형의 관 형태의 구슬과 작은 버클은 납이 다량 함유된 청동으로 제작되었으며, 이는 구리, 주석, 납의 합금입니다. 버클 끝 부분에 남은 가죽끈의 일부분을 이용하여 방사성탄소연대 측정을 시도한 결과 지금으로부터 500~800년 정도 전의 유물로 추정되었습니다. 물론 금속제 유물 자체는 가죽끈보다 더 오래된 것일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이 시기에 해당하는 버클은 발견된 적이 없었습니다. 아마도 이번에 발견된 버클은 기원전 6세기 무렵 중국 북중부에서 사용되던 마구의 일종으로 추정됩니다.”쿠퍼의 이야기입니다.
다른 주거지에서 확인된 유물 4점 중 3점은 구리로 밝혀졌으며, 낚시를 위해 제작된 구리 바늘로 확인되었습니다. 그 중 한 점은 작은 구리판 조각으로 이는 골제 낚시에 사용되던 미끼였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모든 물품들은 엑스레이 형광분석기법으로 분석되었습니다.
유물들이 발견된 주거지는 더욱 최근인 17세기에서 18세기의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지역은 알래스카 자연동 교역망의 일부였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사이언스 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