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환자 인권, 세상의 주목을 받다
빅토리아 라미레즈 씨는 2013년 반스 앤 노블 서점에서 해고되기까지 6년을 근무했습니다. 회사와의 갈등은 아직 타이슨이란 이름으로 일하던 시기에 여성이 되기 위해 호르몬을 복용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아직 남성적인 특성이 있음에도 그녀는 머리를 기르고 손톱을 손질하기 시작했고, 매니저는 그녀가 고객들을 불편하게 만든다고 불평했습니다. 라미레즈가 성전환 계획을 이야기한 후, 사실을 감추려 하고 여자화장실 사용을 막았습니다. 스트레스를 이유로 병가를 내자, 결국 해고당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5월, 반스 앤 노블은 성차별 소송을 제기받았습니다. 현재 상황에서 반스 앤 노블이 소송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얼마 전만 해도 이런 소송을 맡을 변호사를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성전환자는 미국 인구의 0.3%인 70만 명 정도로 소수입니다. 그러나 동성애자 인권과 성전환자 아이콘 캐이틀린 제너 등이 떠오르면서 성전환자들의 인권 상황에도 볕뜰 날이 왔습니다. 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당시는 브루스 제너였습니다)인 케이틀린 제너(Caitlyn Jenner)는 패션잡지 배니티 페어(Vanity Fair)의 최근 표지 모델로 화제를 끌기도 했습니다.
근래 성전환자 인권에 획을 긋는 사건이 몇 건 있었습니다. 6월 1일 노동부는 직장 내에 남녀공용 화장실이나 칸을 별도로 마련하도록 의무화했습니다. 성별을 구분하는 현재의 화장실 시스템이 직장에 가기 어렵게 만든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지요. 성전환자는 아직 공개적으로 군대에 근무할 수는 없으나 육군이나 공군 모두 성전환자를 강제 복역시키기는 어려워졌습니다.
그동안 보험 회사는 성전환 수술에 드는 비용을 미용 목적이나 실험으로 치부하여 지원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 또한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작년 메디케어는 성전환 관련 수술 비용 지원을 금지하는 법안을 없앴고, 이들을 지원하는 주가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일반 보험회사에서도 이러한 흐름을 따르기 시작했습니다.
성별에 대한 유연한 관점은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급속히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은 성별 옵션으로 ‘성별 없음’부터 ‘두 개의 영혼’까지 50가지 옵션을 제공합니다. 대학 정책도 이에 따라 바뀌었는데 하버드, 프린스턴, 스탠포드는 성 중립적인 기숙사 옵션을 제공하고 여대는 이전 성별과 상관없이 입학 시점 성별을 기준으로 합격 여부를 결정합니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성전환자 사회는 아직도 외로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사회적 차별과 경멸 때문에 직업을 구하는 건 여전히 어렵고, 빈곤, 자살이나 마약 복용에 빠질 가능성도 여전히 높습니다. 흑인일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합니다. 동성애자 대상 범죄는 감소 추세지만, 성전환자 대상 범죄는 늘어나고 있습니다. 올해만 해도 소수 인종 성전환자들 가운데 무려 8명이 살해당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케이틀린 제너가 1997년 TV 에 나와 동성애자임을 밝혔던 코메디언이자 배우 엘렌 드제너러스(Ellen DeGeneres)의 사례처럼 사람들의 편견을 없애주는 사례가 되기를 바랍니다. 65세에도 아름다운 캐이틀린 제너는 (브루스이던 시절 10종 경기 선수였죠) 그녀의 경험을 직선적으로 털어놓습니다. “관심을 끌기 위해 한 게 아닙니다. 살아가기 위해 했죠.” (Econom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