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를 떠나는 미국인들
2015년 5월 18일  |  By:   |  문화, 세계  |  8 Comments

2007년 이래 기독교인의 비중은 미국 전역에 걸쳐 급격히 떨어졌습니다. 퓨리서치센터가 발표한 방대한 보고서에 따르면 기독교인 비중은 나이, 인종, 종파를 가리지 않고 줄어들는 추세입니다. 2014년 미국 내 기독교인 비중은 71%로 2007년보다 8%P 낮습니다.

기독교인의 비중이 줄어들기 시작한 지는 몇십 년이 되었지만 이제는 그 속도가 히스패닉 인구 증가 속도보다도 빠릅니다. (히스패닉은 전통적으로 대부분 천주교도입니다) 이는 미국 전역 어디에서나 마찬가지입니다.

35,000명을 인터뷰한 퓨리서치센터의 연구는 미국 통계청이 센서스에서 종교를 묻지 않기 때문에 더욱 큰 가치를 지닙니다. 보고서에 (기독교도가 줄어드는) 원인에 대한 분석은 없지만, 젊고 교육 받은 젊은이들이 종교를 갖지 않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기존 이론과도 부합하는 결과입니다. 미국 보수층의 종교 양극화, 전통적인 교리와 현대인의 삶의 괴리, 늦어지는 결혼, 인종 간 결혼, 경제 발전 등이 그 배경으로 꼽힙니다.

종교가 없다고 응답한 성인은 5,600만 명으로 미국 성인인구의 23%입니다. 2007년 3,600만명(16%)에서 가파르게 증가했지요. 무신론자와 불가지론자의 수는 각각 두 배 늘어났고, 인생에 종교가 별 의미를 가지지 않는다고 대답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이들 대부분은 기독교인으로 자랐으나 더 이상 기독교인이 아닌 ‘전(前) 기독교인’으로 미국 성인 인구의 19%를 차지했습니다.

종파별로 분석해보면 메인라인 개신교도(Mainline Protestant)와 천주교의 감소가 두드러집니다. 천주교는 라틴아메리카 이민자들의 유입으로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기존 연구 결과와 달리 2007년보다 300만 명이 줄었습니다. 기독교가 아닌 다른 종교들, 즉 유대교, 이슬람교, 힌두교는 미국 내 인구가 늘면서 2007년 4.7%에서 2014년 5.9%까지 증가했습니다.

또 하나 주목할 만한 점은 젊은이들이 종교를 떠났다는 겁니다. 1980년 이후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는 25%가 종교가 없다고 대답했습니다. 1946~64년생 베이비붐 세대의 11%, 1928~45년생의 7%보다 훨씬 높은 비율입니다. 나이가 들면서 점점 더 종교를 갖게 되지 않느냐고요? 퓨리서치센터는 그 또한 아니라고 답합니다. “종교를 믿지 않던 사람들이 나이가 들면서 종교를 믿기 시작하는 게 아닙니다. 사실, 그 반대가 훨씬 많지요.” 게다가 젊은 세대일수록 애초에 종교적이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미국의 종교 지형 변화는 정치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큰 변화를 가져올 겁니다. 전통적으로 백인 기독교인에 기대온 보수 성향의 공화당은 백인 인구 비중 감소는 잘 인지하고 있으나, 기독교인이 줄어드는 추세에는 그만큼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공화당 대통령 후보였던 미트 롬니는 복음주의 개신교 백인들에게는 79% 지지를, 천주교 백인들에게는 59% 지지를, 비복음주의 개신교 백인들 사이에서는 54% 지지를 받았으나, 종교적이지 않은 백인 사이에서의 지지율은 33%에 그쳤습니다.

이를 원인과 결과가 뒤바뀐 분석이라고 보는 측도 있습니다. 정치적 보수층과 기독교가 규합하는 것에 질려 종교를 등진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죠. “이 두 현상은 맞물려 있어요. 공화당이 경제 문제나 이민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하면 기독교인이 종교를 떠나는 속도가 누그러들지도 모릅니다.” 뉴욕대학 사회학과 마이크 하우트 교수의 말입니다. (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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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들을 분석한 뉴욕타임스의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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