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를리 엡도: 무슬림은 정말로 예언자 이미지의 사용을 금지하나?
지난주 수요일 샤를리 엡도 테러 이후, 무하마드를 그리는 것은 이슬람에서 엄격히 금지되고 있다는 확신에 찬 이야기를 종종 듣습니다. 물론 이슬람이 우상숭배를 멀리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슬람 역사책이나 종교 안내 서적을 보면 무하마드를 그리는 것이 오랜 이슬람의 전통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코란에 그림으로 인물을 묘사하지 말라는 구절은 없습니다. 다만 우상숭배를 금지하고 있을 뿐입니다. 무하마드가 사망(632년)한지 한 세기가 지난 뒤 그의 첫 전기가 발행되어 읽히고 있을 무렵, 이슬람 지도자들은 우상숭배를 막기 위해 무하마드를 모사하는 것을 피하려했고 특히 종교 시설에서 무하마드의 그림이나 조각을 두지 않으려 했습니다.
오늘날까지도 모스크에선 무하마드나 다른 어떤 인물의 그림 또는 조각상을 볼 수 없습니다. 무하마드를 인간이 아니라 준신(quasi-divine)으로 추앙하려는 시각에 대한 우려는 초기 이슬람 신학 논쟁의 핵심이었습니다. 그런 논쟁은 이슬람 뿐만 아니라 풍부한 종교 예술 문화 유산을 가지고 있는 기독교, 조로아스터교, 힌두교에서도 중요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무하마드의 고전적인 전기를 보면 시각 예술에 관한 긍정적인 일화도 종종 나옵니다. 예를 들어 무하마드가 메카를 정복했을 때 그는 모든 이교도의 그림과 조각상을 파괴하라고 명령했지만, 성모 마리아와 아기 예수에 관한 것은 예외로 뒀습니다.
무하마드가 등장하는 그림 가운데 현재 남아있는 가장 오래된 것은 1307년 개종한 몽고 지도자의 명으로 그려진 ‘세계의 역사’ 화보집 책 속에 있습니다. 여기서 무하마드는 카바 신전의 성스러운 검은 돌을 복원시켜 아랍 민족을 통합하는 사람으로 그려집니다. 늘어뜨린 머리와 내리뜬 눈을 빼고는, 그는 주변의 다른 인물과 잘 구별되지 않습니다. 후광도 없습니다. 이 그림은 지금은 에딘버러 대학이 소장하고 있는데, 지난해 ‘세계의 역사’ 전시회 때 미심쩍은 이유로 이 그림만 빠졌습니다.
14세기와 15세기에, 무하마드를 묘사하는 그림은 많았습니다. 14세기 시라즈에서 그려진 그림을 보면, 무하마드가 천사들에게 둘러싸여 날개달린 말을 타고 천국으로 승천하는 그림이 있습니다. (승천 이야기는 코란에 짤막하게 언급됩니다.)
이 그림에서 무하마드의 얼굴은 훼손되어 있습니다. 아마도 훗날 우상파괴운동의 영향 때문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시간대 이슬람 미술 전문가 크리스티안 그루버 교수는 “그의 검은 수염, 아치형 눈썹, 둥근 볼, 붉은 입술 등은 여전히 보인다”라고 말합니다. 무하마드의 승천은 여러 예술가들의 작품에 영감을 줬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것은 15세기 작품인 미라지 나메입니다.
17세기에 이르러 보수주의가 팽배하면서 무하마드의 얼굴이 공개되는 그림은 희소해졌습니다. 그가 그림속에 나타날 때면 자주 후광이 함께 그려지곤 했습니다. 하지만 다마스커스 주변에서 이슬람 성인의 그림은 흔했습니다. 또 이란 벽화에서 무하마드가 날개달린 말을 타고 있는 그림이 있습니다.
다만 사우디아라비아 지역에선 그런 정통에서 벗어난 문화 활동이 금지되었습니다. 저는 한번 무하마드가 그려진 미술품을 모아 전시회를 열면 어떨까 생각해왔지만, 요즘 같은 엄혹한 분위기에서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원문출처: 프로스펙터 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