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프린터, 포르노 그리고 예술표현의 자유
지난 7월 14일 도쿄 경찰은 한 여성 예술가를 체포했습니다. 이유인즉 자신이 성기 모양을 본뜬 3D 프린터용 데이터를 다른 사람에게 배포해 외설법을 위반했다는 것인데요. 그녀의 지지자들은 당국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다며 거세게 항의하고 있습니다.
로쿠데나시코(ろくでなし子)라는 별칭으로 활동해온 메구미 이가라시(42)는 최근 “여성 성기 모양의 카약 보트 제작” 프로젝트를 완수하기 위해 기금을 모으던 중이었습니다. 일본은 포르노 산업이 왕성하게 발달한 곳이지만, 여성 성기를 구체적으로 묘사하는 것은 금지되고 있습니다. 포르노 비디오나 사진 등에서 여성의 음부는 모자이크로 처리되곤 했습니다. 경찰은 이가라시가 배포한 3D 프린터 데이터가 음란한 물체를 만들 수 있는 자료였다며 체포 이유를 밝혔습니다. 그녀는 오랫동안 여성 성기를 주제로 한 작품 활동을 해 온 예술가였습니다.
화요일 현재 구치소에 수감 중인 이가라시는 카약 보트 프로젝트 진행을 위해 체포 직전까지 1백만 엔(약 1천만 원)을 인터넷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에서 모았었습니다. 후원금에 대한 보답으로 이가라시는 (카약 보트 제작의 원천 자료가 될) 자신의 성기 모습을 3D 프린터로 복제할 수 있는 데이터 파일을 후원자에게 제공했습니다.
이가라시를 지지하는 애호가들은 경찰이 외설법을 예술 영역에 광범위하게 적용한 데 충격을 받았다고 말합니다. 활동가인 미노리 키타하라는 경찰이 이가라시를 체포하면서 그녀의 작품 20점도 압수했다고 전했습니다. “일본 사회는 남성의 섹슈얼리티는 지나치게 허용하는 반면,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표현하려는 예술가들을 여전히 억압합니다.”라고 미노리 씨는 이중잣대를 비판합니다.
일본에선 포르노 산업 대부분이 남성 고객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일본 당국은 최근에서야 아동 포르노물 소지를 불법화했는데 만화, 애니메이션, 컴퓨터 그래픽으로 아동 포르노물을 만드는 것은 표현의 자유라는 명분으로 금지항목에서 제외해 여전히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가라시의 변호사는, 만약 그녀가 유죄판결을 받을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50만 엔(약 2천5백만 원)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Japan 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