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과 벌 (Time and Punishment)
학계에서는 오랫동안 만족을 지연시킬 수 있는 인내력(ability to delay gratification)이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고자 노력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가장 널리 알려진 실험은 마시멜로(marshmallow) 테스트입니다. 이 실험에서 몇몇 유아들은 당과 제품을 15분간 먹지 않고 참는 데 성공하면, 처음보다 2배 많은 양을 주겠다는 설명을 듣고도 눈앞의 유혹을 이겨내지 못하고 끝내 마시멜로를 삼켜버렸죠. 놀랍게도 연구진들은 훗날 이처럼 인내심이 약한 아이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소득 수준이 낮고 건강이 좋지 않을 확률이 높다는 사실을 발견합니다.
최근 발표된 새로운 연구는 인내력이 부족한 아이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범죄자가 될 확률 또한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스톡홀름 대학과 마스트리흐트 대학(Maastricht University)의 공동 연구팀은 18년 전 13세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벌인 스웨덴의 설문조사를 다시 분석했습니다. 이 설문조사는 지금 당장 140달러를 받는 것과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5년 안에 1,400달러를 받는 것 중 어떤 방법을 선호하는지를 아이들에게 묻는 실험이었습니다. 당시 실험에 참가한 어린이 13,000명 가운데 약 20%가 140달러를, 나머지 80%가 1,400달러를 선택했습니다.
연구진은 18년 전 이 설문에 참가한 아이들을 성공적으로 추적하여 흥미로운 결과를 발견했습니다. 단기 이익을 쫓아 140달러를 선택한 아이들이 더 큰 보상을 받기 위해 현재의 이익을 포기하고 1,400달러를 선택한 아이들에 비해 32%가량 범죄를 더 자주 저질렀습니다. 연구진은 이 같은 결과가 나온 이유는 장기적 이익보다 단기적 이익에 더욱 몰두한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서도 그런 성향을 유지하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범죄로 인한 처벌의 위험성보다 범죄를 통해 지금 당장 얻을 수 있는 눈앞의 이익에 더욱 몰두하는 행동 패턴을 보였던 것이죠.
연구진은 그러나 유년기의 성마른 성격이 성인까지 반드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연구진은 그들이 분석한 설문지에서 발견된 교육 수준과 인내심 사이의 양의 상관관계를 그 증거로 제시했습니다. 연구진은 이 같은 양의 상관관계는 교육을 통해 인내심이 배양되었을 가능성과 인내심이 강한 아이들이 교육 수준이 높다는 두 가지 가능성을 동시에 제시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연구진은 교육이 인내심을 배양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프란시스코(Francisco Perez-Arce of the RAND Corporation) 연구소의 이전 연구 결과를 예로 들며, 전자가 진실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습니다. (the Econom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