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은 브라질에 남는 장사일까?
선수단 및 관광객들의 신변 안전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브라질은 지금까지 큰 문제없이 월드컵을 치루고 있습니다. 거리는 아름답게 단장되어 있고, 축제 분위기는 밤낮으로 무르익습니다. 피파(FIFA) 공식집계에 따르면 3백만 장에 가까운 입장권도 거의 매진되었다고 하니 이쯤 되면 가히 성공적인 대회란 평가도 나올 법합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표면적인 수치만 갖고 브라질이 월드컵이란 사업(business)에서 성공을 거뒀다고 볼 수 있을까요? 세 가지 투자 관점을 통해 그 해답을 찾아봅니다.
1. 이미지 개선
브라질이 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를 통해 얻고자 한 것들 중 하나는 국가 이미지 개선이었습니다. 성공적으로 월드컵을 치르고 나면 브라질의 국가 역량은 물론 다채로운 문화, 관광자원, 훌륭한 치안 상황 등을 전 세계인들에게 자랑하고 싶었던 것이었죠. 국가 이미지 제고는 관광산업의 성장과 해외자본 유치와도 밀접한 관계를 갖는 것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당국의 목표가 충분히 달성되고 있다고 확단하기 어려운 증거가 있습니다.
우선, 경기장 내에서의 성공이 경기장 바깥에서의 잦은 집회와 파업으로 희석되고 있습니다. 브라질 국민들은 당국이 의료, 교육, 사회보장 시스템 등 더 시급한 사안에 대한 투자를 미룬 채 과시성 이벤트 개최에만 몰두하는 것을 비판하며 대규모 집회와 파업 시위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이 장면들이 각국의 방송사를 통해 세계인들에게 여과 없이 중계됨으로써, 월드컵 개최를 통해 당국이 얻고자 했던 ‘안전한 여행지’라는 이미지에도 큰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와 같은 국가 이미지 실추는 월드컵 폐막 이후의 관광 산업 성장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2. 도시 기반시설 확충
브라질 정부는 현재까지 월드컵 준비에 11~14조 원의 예산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부분의 예산은 월드컵 경기가 펼쳐지는 12개 도시의 경기장 건설 및 기반시설 확충에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대부분의 대형 이벤트 개최국들은 막대한 초기 투자 비용을 교통 및 스포츠 인프라 개선, 해외자본 유치 등과 같은 장기적 혜택으로 회수하려고 합니다. 이벤트 개최를 통해서 해묵은 도시 경제를 재단장하려는 시도 또한 이뤄지고 있고요. 하지만, 이러한 시각에 대한 학계의 비판도 만만치 않습니다. 대형 이벤트 개최국들 중 실제로 성공을 거둔 곳은 극소수에 불과하며, 대부분의 개최지들은 예산 초과와 사업 지연, 그리고 지나치게 낙관적인 사업 전망들로 인한 과잉 투자 현상을 경험했다는 것입니다.
브라질의 경우도 이러한 논란에 휩싸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3. 스포츠 장려
월드컵 유치의 또 다른 혜택은 지역을 균형 있게 발전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한 도시에 모든 시설 투자가 집중되는 올림픽과 달리, 월드컵은 여러 도시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특성상 투자가 지리적으로 분산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스포츠 기반 시설에 대한 투자는 지역 주민들의 복지 증진에도 기여할 수 있습니다. 이벤트 유치를 위해 건설된 경기장 시설은 지역 주민들의 스포츠 활동을 장려하고, 도심 속의 공공 공간으로 기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브라질의 경우 새롭게 지어진 경기장 시설이 너무 도시 외곽에 위치하여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이는 월드컵 폐막 이후, 경기장 시설들이 지역 경제와 맞물려 활발하게 사용되기보다는 휑하게 방치될 가능성이 높음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월드컵이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단발적으로 그칠 가능성이 있고, 시민들은 무용지물인 경기장을 관리하는 데 편성되는 예산에 불편함을 느끼겠지요.
종합하면, 브라질 정부는 모처럼 맞은 황금 같은 기회를 완전히 살리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당국은 의료 및 교육, 사회 보장 시설에 대한 우선적 투자를 주문하는 국민들의 외침을 외면했습니다. 그리고 경기장 건설이 지역 경제와 주민들의 삶에 미칠 장기적인 영향력에 우선 순위를 두지도 않았습니다. 아직 개최까지 시간이 남은 2016년 올림픽에서는 좀 더 신중한 당국의 접근을 목격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합니다. (HB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