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증(Autism)을 고용 조건으로 내건 기업, 그 속내는?
자폐증 환자는 줄곧 취업 시장에서 외면 받아왔습니다. 자선 산업이 아니면 이들이 고용 기회를 찾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와도 같았습니다. 기업들은 이들이 보여주는 반복적인 행동패턴과 사회적 기능의 손상(Social Deficit) 증상이 일터의 결속력을 와해하고 업무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러한 시각을 뒤엎고 자폐 환자들을 적극적으로 고용하는 기업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들은 자폐 증상 또한 활용 방식에 따라 기업의 유용한 자산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합니다.
독일에 소재하는 소프트웨어 회사 SAP는 자폐증 환자들의 고용에 열을 올리고 있는 대표적인 회사입니다. SAP는 2020년까지 자폐증 환자의 사내 고용비율을 1%(약 650명) 수준까지 늘릴 계획에 있습니다. SAP가 자폐증 환자의 고용에 주목하는 이유는 바로 이들이 특정한 직군에서는 일반 직원들보다 얼마든지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는 사실에 있습니다. SAP의 자폐증 계획(Autism Initiative) 총책임자 호세 벨라스코(Jose Velasco)는 자폐증 환자들은 일반 직원들에 비해 세부사항을 주목하는데 특출난 면모를 보인다고 설명합니다. 벨라스코는 자폐환자들이 가지고 있는 이러한 특성이 세부사항에 대한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는 소프트웨어 시험관이나 오류검출관(debugger)직에 아주 적합하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SAP는 몇년 전부터 자폐증 환자들을 소프트웨어 오류검사나 고객 응대 쿼리 배정직에 투입해서 큰 성과를 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벨라스코는 향후 고객 매뉴얼 제작이나 송장관리, 공급망 관리 등의 분야에서도 이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WS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