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임금보다 훨씬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주거비용
미국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십여 년간 많은 미국 도시들에서 임금은 매해 제자리걸음을 했던 반면 주거비용은 지속적으로 상승해왔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 결과, 많은 수의 가구들이 음식, 의료 및 건강, 그리고 각종 생필품 구입에 사용해야할 돈을 렌트(월세)나 주택담보 대출이자를 지불하는 데 전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작년 기준으로 월세입자 가구의 경우 전국적으로 절반이 넘는 수가, 자가주택 보유 가구의 경우 전국적으로 1/3 가량이 총 가구소득의 30% 이상을 각각 월세와 주택관련 금융비용에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여기서 30%라는 수치는 주거의 질과 다른 지출항목 사이의 균형을 고려하여 각종 공공정책 기관에서 정한 적정 비율의 상한선입니다.
이렇게 점점 더 벌어져가는 임금 수준과 주거비용간의 간극은 전국적으로 고르게 나타나고 있지만, 특히 인구 10만 이상의 대도시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습니다.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미시간 주에 있는 대도시들이 바로 그 예입니다.
지난 주 하버드 대학의 주거연구센터(Harvard Joint Center for Housing Studies)에서 발행한 한 보고서는 주택 임대 시장에서의 가구 지불능력(rental housing affordability)이 감소되는 원인으로 늘어나는 수요를 제때 따라잡지 못한 임대 시장의 공급 경직성을 꼽았습니다. 미국과 유럽에서 발발한 두 차례의 금융위기로 인해 많은 자가주택 보유 가구가 파산에 이르렀고, 이들이 주택 임대 시장으로 몰려들면서 임대 주택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증가했지만, 공급이 미처 이를 따라잡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주거비용과 임금 수준과의 벌어지는 격차를 좁히기 위해 정책입안자들이 지금 할 수 있는 일들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문제의 원인이 임대 주택 공급 부족에 있는 만큼 우선적으로 정부는 저렴한 가격의 임대 주택 공급이 늘어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정부는 관에서 주도하는 저렴한 가격의 공공임대주택 보급을 확대하거나, 이를 수행할 정부 재정이 부족할 경우에는 용적률과 같은 건축법과 규제틀을 이용하여 개인 개발업자들이 더 많은 임대 주택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이와 동시에, 현재 존재하고 있는 임대 주택이 판매전용주택으로 급격히 전환되지 않도록 보존하는 일도 간과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Govern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