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D.C. – 2024년 올림픽을 꼭 유치해야만 하는 걸까?
워싱턴 D.C.가 2024년 올림픽 유치를 위한 준비과정에 나섰습니다. 지역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때문인데요. 하지만 경제학자들은 이러한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 모습입니다. 홀리 크로스 대학(College of the Holy Cross) 빅터(Victor Matheson) 경제학 교수는 올림픽과 같이 대규모 스포츠 행사를 유치했던 도시들이 천문학적인 양의 예산을 퍼부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이득은 별로 얻지 못했다면서 좀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경제학자들은 왜 워싱턴 D.C. 가 올림픽 유치에 신중함을 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걸까요? 그 이유들을 정리해보았습니다.
1. 올림픽 유치를 통해 지역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다는 증거가 거의 없다.
흔히들 올림픽 유치는 경제성장으로 이어진다고 얘기를 하지만 실질적으로 이 주장을 뒷받침할만한 증거는 거의 없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 이유는 첫째, 올림픽자체가 올림픽을 유치하는 도시의 경제규모에 비해 너무 작은 규모이기 때문에 그 영향력이 미미하다는 것입니다. 둘째는 올림픽으로 새로운 경제 활동이 창조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지역주민들이 다른 경제활동에 이미 사용하던 자금을 올림픽 경제활동에 일시적으로 지출하는 것일 뿐이기 때문에 지역 총생산량에는 변화가 거의 없다고 합니다. 셋째는 올림픽 개최로 인하여 생기는 바가지 요금이나 번잡스러움을 이유로 관광객 수가 오히려 줄어들어 지역경제에 타격을 입히기도 합니다.
2. 역사적으로, 올림픽 유치도시 선정과정은 대규모 기반시설개발계획에 더욱 친화적인 경향을 보여왔다.
기존의 도시 기반시설을 최대한 이용하여 새로운 스포츠 기반시설 건립에 최소한의 비용을 투자하겠다고 한 도시들은 어김없이 올림픽 유치 경쟁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습니다. 왜냐하면, 올림픽 주최측은 올림픽 경기장, 올림픽 도로, 올림픽 공원 등 올림픽의 상징성을 부각시킬 수 있는 새로운 기반시설의 개발계획을 굉장히 선호해왔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워싱턴 D.C. 와 같이 도시 기반시설이 이미 잘 갖추어져있는 도시는 기존 기반시설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보다 유익함에도 불구하고 유치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 새로운 개발 계획을 무리하게 제시하여 필요이상의 지출을 감행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3. 기반시설의 새로운 확충을 통한 경제적 이득은 종종 부풀려져왔다.
올림픽 유치를 통해 호텔, 공항, 에스컬레이터, 대중교통 등과 도시 기반시설의 수준이 향상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향상된 도시 기반시설은 지역경제의 체력을 더욱 튼튼하게 만들어 경제성장의 밑거름이 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올림픽 개최일정에 맞추기 위한 무리한 기반시설 확충 계획은 부실공사나 부실설계, 공사비 예산초과, 부패 등의 문제를 낳고 있어 예상보다 훨씬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이는 기반시설계획 자체의 경제성을 심하게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잘못된 설계, 과도한 이용요금 및 관리비용 등의 문제로 인하여 기대한 만큼 경제활동이 촉진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4. 바르셀로나가 올림픽 유치를 통해서 경제부흥을 일궈낼 수 있었던 이유는 올림픽을 통한 도시 브랜드 가치 상승에 있었다.
1992년 올림픽을 유치할 때의 바르셀로나와는 달리, 워싱턴 D.C.는 이미 미국의 수도로서 전세계적인 관광지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천문학적인 유치비용을 생각해볼때, 올림픽을 통해 기대할 수 있는 도시 브랜드 가치 상승폭이 너무 미미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Washington P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