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기능의 역사적 변화
산업시대가 한창일 때에, 미국의 많은 지역에서 도시화가 진행되었습니다. 산업시설들이 특정 지역에 몰려들었고, 그로 인해 창출되는 많은 일자리는 자석처럼 많은 인구를 우리가 이제 도시라고 부르는 지역들로 유입시켰던 것이죠. 이 시기 동안, 우리가 잘 알다시피, 보스턴은 섬유와 신발생산으로, 피츠버그는 철, 디트로이트는 자동차 생산의 도시로 우뚝 성장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오늘날 미국 도시들은 더이상 이러한 제조업 기반 산업을 도시경제의 주동력으로 바라보지 않게되었습니다. 1960~70년대 중공업 시설들이 도시외곽으로 이주하게 되면서 도심은 쇠락하기 시작했고, 과거 산업시대의 도시화를 이끈 특화된 산업과 집중화된 자본 및 기술력에 대한 믿음도 점점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오늘날의 도시는 산업시대의 도시와는 반대의 이유로 성장합니다. 산업시대의 도시들이 대량 생산시스템을 위한 거대한 자본력과 기술력, 그리고 정형화된 노동력을 공급하면서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면, 오늘날의 도시는 좀더 진화되고, 복잡하고, 비정형화된 창의적 활동들이 일어날 수 있는 밀도와 다양성을 제공할 때 성장의 기회를 포착할 수 있습니다. 도시라는 한정된 공간 속에 밀집하여 살아가야 하는 이유가 생산요소의 집중화가 아닌 상호활동의 증대에 있게 된 것이죠. 과거 섬유산업의 메카였던 뉴욕이 그 몰락 뒤에도 금융, 패션, 디자인, 문화, 교육의 중심지로 거듭나면서 그 위상을 계속 유지 할 수 있었던 것도 비슷한 맥락상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얼마전 발표된 전미경제조사회(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의 보고서도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이 보고서는 지난 150여년간 도시 일자리에서 필요로 하는 직능이 어떻게 변화해왔는지를 조사하여, 지난 120여년간 도시 전체 일자리중 상호작용 하는 기술(interactive skills)을 주된 직능으로 요구하는 일자리의 비중이 크게 증가해왔으며, 이 경향은 도시의 밀도와 생산성이 높을수록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 결과는 오늘날의 도시에 대한 우리의 새로운 인식을 심화시키는데 도움을 줍니다. 과거에는 특화된 작업, 산업, 그리고 능력을 담아내는 그릇으로서 도시가 존재했다면, 오늘날의 도시는 사람들 사이의 우연적인 접촉과 그로 인한 상호작용을 촉진시키는 촉매제로서 존재한다는 것을 말이죠. (the Atlantic Cit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