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하는 대만의 전자업체들, 다시 산업을 주도할 수 있을까?
조니 시(Jonney Shih) 아수스(Asus) 회장 은 얼마전 혁신적인 디자인의 타블랫과 노트북을 들고 돌아와 대만의 교육시스템을 강도높게 비난했습니다. “대만에는 혁신의 개념이 없어요.”
소비자 가전 산업으로 성장해온 대만은 최근 심각한 경기 침체를 직면하고있습니다. 대만 기업이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전세계 PC 시장이 하락세를 타면서 수익이 감소했고, 성장하는 스마트폰과 타블렛 시장에서도 큰 점유율을 차지하지 못했습니다. 아수스를 제외하고는 모든 기업이 고전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작년대비 매출은 각각 폭스콘(Foxconn)이 19%, 에이서(Acer)가 19%, HTC가 27% 하락했습니다. 해외 경쟁자의 속도를 못 쫓아갔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삼성은 재빠르게 새로운 제품을 내놓고 규모의 경제를 이뤄냈으며 중국의 레노보는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PC시장을 지키고 있습니다. 미국의 애플, 구글, 아마존은 지속적인 혁신으로 시장을 주도하고 최근 이민법 개혁으로 경쟁력 유지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대만 PC 기업들의 지지부진한 실적을 못마땅해한 마이크로소프트까지 직접 타블렛을 개발하기 시작했습니다.
단 하나 잘하고 있는 예외가 아수스(Asus)입니다. 구글과 공동개발한 타블렛이 아마존 타블렛 판매를 넘어섰고, 핸드폰을 뒤에 꽂아 큰 화면의 핸드폰처럼 쓸 수 있는 타블렛 패드폰(PadFone)이나 두개의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트랜스포머(Transformer)도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아수스는 PC 매출이 11.2% 줄었음에도 전체 매출은 16% 성장하는 저력을 보였습니다.
조니시 회장의 말대로 대만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혁신적 상품개발을 할 수 없는 문화 때문입니다. 십년전만해도 미국과 유럽은 혁신적인 상품을 개발하고도 상업화하지 못해 수익을 챙기지 못하는 것 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우려와 달리 생산만 하던 대만의 경쟁력이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대만의 공장은 인건비가 저렴한 중국으로 이사했고, 젊은 인력들은 산업에 진출하는 대신 공무원이나 교수 등 안정적인 직장을 선호합니다. “좋은 기술이나 특허가 있어도, 실패를 두려워하는 문화 때문에 사업화 할 생각을 하지 않아요.” 철저한 ‘비밀주의’문화를 지키던 폭스콘은 애플의 수주처로 신임을 얻었으나 기술의 교류를 막아 발전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지금 대만은 혁신을 장려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에이서는 연구개발비를 두배로 높였고, 정부 차원에서도 사업 진출과 창업을 장려합니다. 미국 대비 아직 낮은 임금 수준도 강점인데, 이 때문에 경쟁력있는 연구원 등이 중국과 미국으로 유출되는 효과도 같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NY 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