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없이 세계화는 진행되고 있습니다. (1/2)
여러 무역 거래가 미국을 배제하고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번 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아시아를 상대할 미국의 무역 전략을 설명할 예정입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 연설을 베트남에서 할 예정인데 베트남에서 미국은 여러 번 실패를 경험했다는 것입니다.
올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sia Pacific Economic Cooperation) 정상회담이 개최되는 다낭은 하룻밤에 700달러를 넘는 리조트와 야자수 나무가 아름답게 자라는 골프장으로 유명합니다. 하지만 1965년 3월, 다낭에 처음으로 3,500명의 미 해군이 파견되면서 미국은 10년간 이어진 베트남 전쟁에 참전하게 되었고 결국 미국은 정치적으로 분열되었고 전쟁에서 패배하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아시아에서의 전쟁이 아닌 아시아 국가들과의 경제 관계가 워싱턴에 있는 트럼프를 괴롭힙니다. 이번 주 금요일 트럼프 대통령이 다낭에서 밝힐 아시아 국가와의 경제 협력 전략은 큰 틀에서 인도나 일본과 같이 미국에 우호적인 국가들과의 무역과 상호 투자 활동을 강화하는 것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 이면에는, 소위 “피벗 투 아시아(Pivot to Asia: 미국의 경제 회복, 성장에 있어 동아시아가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미국이 유럽이나 중동이 아닌 동아시아에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 오바마, 힐러리 등에 의해서 널리 알려진 개념. 역자 주)”라고 알려진 오바마의 전략처럼 트럼프 역시 중국의 성장을 견제하려고 하는 의도가 있습니다. 많은 트럼프의 측근들은 중국의 국가 보조를 근간으로 하는 자본주의를 전 세계가 제대로 견제하지 못해 중국이 부당한 이득을 취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에 대한 미국의 무역수지적자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습니다. 이 숫자는 너무나도 커서 차마 부끄러워서 숫자를 말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지난주 트럼프가 부끄러워 말하지 못한 대중국 무역수지적자는 2017년 첫 9개월 기준 약 2740억 달러(약 329조 원)입니다.
트럼프 정부는 트럼프가 말하는 “인도 태평양”지역 국가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면서 무역 거래를 확대하려고 하지만 문제는 이미 아시아 국가의 역학관계에서 미국은 제외되고 있습니다.
아시아, 유럽, 라틴 아메리카의 다른 나라들은 무역협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일본, 캐나다, 멕시코 및 기타 국가들은 미국이 탈퇴한 것과 상관없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을 더욱 견고히 할 전망입니다.
며칠 후 필리핀에서는 16개국의 정상이 모여 전 세계의 약 25%의 무역거래에서 관세를 없애는 방안에 합의할 전망입니다. 미국 정부는 한때 중국이 주도하는 이 역내포괄적동반자협정(Regional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을 자신들이 주도하는 동아시아 지역의 질서를 어떻게 해서든 따라가 보려는 하찮은 노력 정도로 취급했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기 자신을 협상의 전문가라고 말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많은 미국회사의 미래가 달린 아시아 지역에서 특별한 무역협상 없이 빈손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일본은 계속 양자 간 대화를 시작하려는 미국의 시도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베트남과 같이 미국이 우호적인 관계를 만들어 가고 싶은 다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국가들 역시 미국과의 양자 협상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습니다.
싱가포르의 총리 리셴룽은 지금은 미국과 거창한 무역 협상을 할 시기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트럼프가 “미국이 네가 상대하는 국가 중 가장 큰 나라이니 우리와 거래하는 것이 가장 좋다”는 식의 논리로 협상하기 때문에 많은 국가가 이런 협상에 응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합니다.
이런 미지근한 반응은 아시아뿐만 아니라 다른 대륙에서도 나타납니다. 브렉시트 이후 트럼프와의 대화에 적극적이었던 영국 역시 점차 미국에 대한 기대 수준을 낮추고 있습니다. 유럽연합 고위관계자들은 한때 가장 관심을 받던 미국과의 환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Transatlantic Trade and Investment Partnership) 추진을 거의 포기했습니다. 많은 사람이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에서 워낙 인기가 없기 때문에 이 협정을 추진하는데 매우 어려울 것으로 생각합니다.
유럽연합은 이제 미국 대신 일본이나 남아메리카 무역 연합 등 주요 국가 및 경제연합과의 협상을 마무리하는 단계에 있습니다. 또한, 뉴질랜드, 호주와의 협상을 곧 시작합니다. 그리고 유럽연합은 미국 바로 옆에 있는 캐나다와 무역합의를 끌어냈으며 멕시코와도 무역 합의를 재협상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현상은 트럼프 딜레마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자유로운 무역을 향해 전진할 때 트럼프의 미국만 무역을 축소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무역협상을 하기 싫어하는 분위기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먼저”를 내세우며 국가주의적인 경제전략 기조를 유지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미국은 23년 된 북아메리카자유무역협정(North American Free Trade Agreement)을 지난 8월 전면 재협상하기 시작했지만 결국 이 협상은 미국의 무리한 요구를 수용하지 않는 다른 국가들과 미국이 대치하는 상황으로 번졌습니다. 트럼프 정부는 또한 기업인, 국회 모두에서 반대를 직면하고 있습니다. 국회는 북아메리카자유무역협정을 완전히 파기할 수 있다고 위협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에 긴장을 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북한과의 핵 문제가 확대되고 있는 와중에 한국과의 무역협상을 전면재검토하라고 지시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