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와 싸우는 구글, 우려의 목소리
미국 사회주의 학자나 평론가들의 분석 기사를 소개하는 세계 사회주의자 웹사이트(World Socialist Web Site) 회장 데이비드 노스(David North)는 올해 4월 페이지의 트래픽이 감소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처음에 그는 트럼프 대통령 관련 뉴스에 대한 피로감이나 정치의식의 변화를 이유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숫자를 들여다보며 그는 곧 다른 이유를 찾아냈죠. 구글이 더 이상 사용자들의 검색어를 해당 사이트로 연결해주지 않았던 것입니다. 노스는 이것이 실수가 아닌 의도적인 개입이라고 주장합니다.
구글과 같은 거대 테크 기업이 검색 결과를 직간접적으로 조작하고 있다는 논란은 검색 엔진의 등장과 함께 계속 제기돼 왔습니다.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사람들은 여기에 가짜뉴스에 대한 우려를 추가했습니다.
구글은 4월 가짜뉴스 유통을 저지하기 위한 새로운 검색 알고리즘인 “프로젝트 오울(Project Owl)”을 발표했습니다. 새로운 알고리즘은 믿을 수 있는 페이지를 검색 결과 상단에 배치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무엇이 믿을 수 있는 뉴스고, 어떤 뉴스는 그렇지 않은지를 결정하는 위치에 구글이 올라섰다는 데 불편함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디지털 마케팅 에이전시에서 근무하는 마이클 베르티니는 구글이 위험한 일을 벌이고 있다며, 구글이 자신들이 가짜뉴스라고 믿는 것들을 통제할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편향이라고 주장합니다. 구글은 검색 알고리즘이 어떠한 정치, 성별, 인종, 도덕에 따른 편향도 반영하지 않도록 엄격한 검증 프로세스를 거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구글을 비롯한 거대 기술기업을 다른 공적 기업처럼 규제하고, 그들이 검색 알고리즘을 공개하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대부분 사람은 구글이 어떤 방식으로 페이지의 포함 여부와 검색 순위를 정하는지 모릅니다. 구글은 이와 관련된 수학적 등식을 공개하지 않고 있는데, 사람들은 그저 이러한 검색 결과가 편파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이루어진 것이기를 믿는 수밖에 없습니다.
“블랙박스 사회(The Black Box Society)”의 저자 프랭크 파스콸레(Frank Pasquale)는 검색 순위와 검색 평가와 관련된 복잡성 때문에 외부 사람들이 이를 이해하기 어렵다며, “문제는 많은 사람이 구글과 같은 기업을 의심하고 있다는 데 있다.”고 주장합니다. 책에서 그는 알고리즘이 우리가 어떤 정보를 볼 수 있고, 결정을 내리는 데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알고리즘에 대한 지나친 의존을 경계합니다.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 기간 동안 구글은 보수와 진보 모두에게서 비판받았습니다. 2016년 6월, 소스 페드는 구글의 검색어 자동 완성 기능이 힐러리 클린턴에게 우호적으로 조작되어 있다는 비디오를 공개했습니다. 구글은 이를 부인했지만, 보수 미디어에서는 해당 비디오를 구글이 힐러리 클린턴에게 우호적으로 편향되어 있다고 주장하는 예로 활용했습니다. 선거 이후 구글은 전체 득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클린턴에게 뒤졌다는 기사 링크를 “최종 개표 결과” 검색 페이지 상단에 보여주었습니다.
프로젝트 오울을 발표하기 전 진행한 연구에서 구글은 의도적으로 여론을 호도하거나, 잘못된 정보를 포함하거나, 공격적인 페이지들이 그들의 검색 결과에 포함되어 있음을 발견했죠. 이는 하루 전체 트래픽의 0.25%로 작은 부분에 불과하긴 했지만, 사람들에게 가장 연관 있는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회사에 이는 위기로 받아들여졌습니다.
구글은 검색 결과의 품질을 평가하는 가이드라인에 이런 문제를 가지고 있는 페이지들을 예로 추가했다고 밝혔습니다. 구글은 비록 직접 검색 순위를 결정하지는 않지만, 1만 명 넘는 직원이 검색의 품질을 판단하고, 이러한 판단이 알고리즘을 보완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알고리즘과 관련된 많은 정보를 제공할 수가 없는 이유로 구글은 관련 정보가 검색 결과 조작에 이용될 수 있다는 점을 꼽아 왔습니다. 사실 구글의 알고리즘에 대한 불투명성 때문에 구글의 발언을 분석해 검색 결과 최적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작은 회사들이 생겨나기도 했죠.
2013년 구글은 투명성 부족에 대한 비난을 완화하기 위해, 검색 결과 품질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공개했습니다. 구글의 기술 담당 직원인 판두 나약은 구글이 지향하는 바를 보여 준다는 점에서 실제 알고리즘 공개보다 가이드라인 공개가 의미 있다고 평가합니다.
구글의 검색 알고리즘에는 수백 개의 요인이 포함되어 있고, 그 공식은 계속 변합니다. 구글은 지난해에만 15만 번의 실험을 했고, 이를 바탕으로 검색 알고리즘을 1천6백 번이나 수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때문에 세계 사회주의자 웹사이트와 같은 페이지의 트래픽이 정확히 왜 줄어들었는지 찾기 어려운 겁니다.
해당 사이트 회장 노스는 구글을 통한 트래픽이 4월부터 70%나 감소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달 구글에 대한 공개 항의서에서 노스는 이러한 트래픽 감소가 프로젝트 오울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가짜뉴스를 막기 위한 구글의 새로운 검색 알고리즘이 사회주의자, 전쟁에 반대하는 사람들, 진보적인 웹사이트, 구글이 다루기 꺼리는 뉴스들을 억압한다고 우려를 제기합니다.
노스의 주장에 따르면 4월 중순 구글에서 “사회주의 대 자본주의”라는 검색어를 입력하면 세계 사회주의자 웹사이트가 검색 결과 첫 페이지에 나왔습니다. 하지만 8월에는 같은 검색어를 사용한 검색 결과에 관련 페이지 링크를 전혀 찾을 수 없었습니다. 노스는 구글에 이와 관련된 설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노스는 구글이 아직 자신의 주장에 대답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구글은 이에 관한 언급을 거절했습니다.
노스는 이러한 트래픽 감소가 구글이 사용자들을 뉴욕타임스와 같은 주류 미디어 기업으로 연결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실제 웹사이트 분석 기업 시밀러웹(Similar Web)에 따르면 뉴욕타임스는 이러한 트래픽 감소를 겪지 않았습니다. 반대로 세계 사회주의자 웹사이트의 트래픽은 5월부터 7월까지 34% 감소했습니다. 같은 기간 구글 검색을 통하지 않은 페이지 방문은 오히려 1% 증가했습니다.
노스는 세계 사회주의자 웹사이트가 현 상황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제공하는 곳으로, 가짜뉴스를 유포하는 페이지들과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합니다. 또한, 그는 가짜뉴스를 막는다는 구실로 구글이 하는 모든 행동에 반대한다고 말합니다. “나는 어떤 종류의 검열에도 반대합니다. 무엇을 읽을지 결정하는 건 읽는 사람들의 몫이어야 합니다. 나는 계속 해당 사이트를 운영하고, 확장해 나갈 겁니다.” (뉴욕타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