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도 바칼로레아 철학 문제(인문분야)
* 옮긴이 : 6월 15일부터 1주일 동안 프랑스에서는 바칼로레아 시험이 치뤄지고 있습니다. 철학, 역사-지리를 시작으로 외국어, 수학 등 다양한 분야의 평가가 이루어지는 가운데, L’Obs에서 연재하고 있는 바칼로레아 문제 중 철학 분야 문제 중 일부를 소개하겠습니다.
지난 6월 15일 오전, 철학 부문을 선두로 바칼로레아 시험의 첫 날이 시작되었습니다. 오전 8시, 각 분야(문학, 경제-사회, 과학, 기술)의 고교 최종 과정의 학생들은 문제를 접할 수 있었습니다. 학생들은 두 개의 논술 문제와 하나의 텍스트 설명 과제를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철학 분야 문제는 문학 분야(L) 학생들에게는 7점 배점으로 특히 중요하였으며, 경제-사회(ES) 분야는 4점, 과학 분야(S)는 3점 배점되었습니다.
인문 분야 주제(Les sujets en série L)
응시자는 다음의 세 질문 중 하나를 선택하여 다루도록 한다.
1. 우리의 윤리적 확신은 경험에서 비롯되었는가?
2. 욕망은 무한한 것인가?
3. 다음의 텍스트를 설명하시오.
의견 혹은 해석이 아닌 순수한 사실은 존재하는가? 역사학자들과 역사철학자들은 수 세대에 걸쳐 사실이란 순수한 사건들의 혼돈 속에서 선택된 일부에 불과하며(그리고 선택의 원칙은 물론 사실에서 주어진 것이 아니다), 그리고 원래 있었던 일과는 아무런 관련도 없는 특정한 관점 하에서만 이야기될 수 있는 하나의 역사로 정리될 수 있으므로, 사실을 해석 없이 받아들이는 일이 불가능함을 보여주지 않았던가? 역사적 방법론에 따르는 이러한 어려움이 현실적이라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그렇다고 이들이 실제 사실이 존재하지 않았음을 증명하지는 않는다. 또한 이들은 사실 사이의 구별의 기준을 지우는 데 정당화의 도구로 사용될 수 없으며, 의견과 해석, 즉 역사가에 있어서 자신이 원하는대로 사실을 조작하기 위한 변명의 구실이 되지 못한다. 만일 각 세대마다 자신들만의 역사를 쓸 수 있도록 허용한다 하더라도, 우리는 그들이 사실을 그들만의 관점으로 손질할 권리를 가진다는 점을 거부하며, 실제 사실을 훼손할 수 있는 권리는 인정하지 않는다. 이 지점을 설명하기 위해, 그리고 이 문제를 더 깊이 다루지 못함에 대한 변명으로 : 1920년대, 클레망소(1차 세계대전 프랑스 전시 내각 총리, 1842-1929)는 죽음을 얼마 남기지 않고 바이마르 공화국(당시 독일 정부) 대표와의 친선 회담에서 제1차 세계대전의 발발 책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사람들은 클레망소에게 이렇게 물었다. “당신의 생각으로는 미래의 역사학자들이 이 복잡한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 것이라고 보시나요?” 그는 대답했다. “그건 저도 몰라요. 하지만 저는 그들이 벨기에가 독일을 침공했다고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은 확신합니다.”
Hannah ARENDT, “Vérité et politique” (1964)
한나 아렌트, “진실과 정치” (1964)
(주의사항) 저자의 견해에 대한 이해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며, 텍스트에 대한 설명은 텍스트에 대한 세밀한 이해만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또한 설명은 이 글의 주제가 되는 문제와 관련되어야 한다.
시험 시간 : 4시간.
(L’O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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