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 시대, 이제는 새로운 규준
2016년 4월 4일  |  By:   |  경제, 세계  |  No Comment

2016년 들어 유가는 배럴 당 27달러에서 42달러 사이를 오르락내리락하고 있습니다. 배럴당 가격이 145달러까지 치솟았던 2008년에 비해 4분의 1 수준으로 하락한 것인데, 석유 가격을 다시 올리기 위해 석유 생산국들이 생산량을 줄이겠다는 발표까지 진행했지만, 유가는 여전히 배럴당 30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어찌 된 영문일까요?

저유가 시대가 지속되는 이유는 기존의 유가 결정 메커니즘이 새로운 변수의 등장과 함께 최근 크게 흔들렸기 때문입니다. 기존의 유가는 산유국들이 생산량 담합을 통해 공급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결정되었습니다. 수요가 줄어들어 유가가 하락하면 산유국들은 생산량을 줄여 유가를 다시 유지하였고, 수요가 늘어 가격 상승 압력이 너무 높아지면 생산량을 늘려 석유에 대한 장기적인 수요가 유지될 수 있도록 했던 것이죠. 그러나 셰일 가스의 등장으로 이러한 유가 결정 과정에도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셰일 가스는 통상적인 석유 시추법보다 초기 투자비가 낮고, 개발부터 생산까지 걸리는 시간이 6개월 남짓밖에 되지 않아 이를 생산하는 업체들이 유가의 변화에 따라 능동적으로 생산량을 조절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그 결과, 산유국들이 석유 생산량을 줄이기로 의견을 모아도 셰일 가스 업체들이 신속하게 생산량을 늘리면서 저유가가 지속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저유가 시대의 지속은 두 가지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우선 산유국들의 재정 적자 현상입니다. 석유 자본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베네수엘라, 나이지리아, 이라크, 이란, 러시아와 같은 국가는 향후 5년 이내에 심각한 재정 위기를 겪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사우디아라비아, UAE, 쿠웨이트, 카타르 등 걸프만 일대의 산유국들은 지난 10년간 석유를 통해 축적한 부가 있어서 단시일 내에 큰 재정 위기를 겪을 가능성은 아주 낮습니다. 하지만 이들 역시 저유가 현상이 10년 이상 지속된다면 심각한 재정 위기 상황에 봉착할 수 있습니다. 반면 석유 수입국들의 재무 지표는 향상되는 효과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만년 적자에 허덕이던 미국 항공사들조차 저유가 경향이 지속되면서 현재 15% 이상의 운영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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