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난 성향의 중요성을 연구하는 사회과학자로서, 학생의 타고난 성향, 즉 끈기나 준비성, 자제력 등을 평가하는 새로운 기준이 학교에 도입되는 건 정말 기쁜 일입니다. 지금까지 학생들이 오직 행동이나 학업의 결과물로만 평가받아온 사실을 생각하면 더욱 그러하죠. 그러나 일괄적인 평가가 성향의 다면적인 부분을 다 드러내지 못할까 걱정입니다.
능력으로서의 성향은 대략 세 집단으로 묶어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목표를 달성하게 돕는 성향으로 끈기나 자제력, 낙천성입니다. 두 번째는 사회적 지능과 감사할 줄 아는 성향으로, 사람들과 연결되고 도움을 주고받는 능력이죠. 세 번째는 호기심과 열린 마음, 배우고자 하는 성향으로 독립적인 사고능력과 관련됩니다. 그러나 성향을 특정한 장점과 연결지어 길러주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애매함을 줄이기 위해 ‘성향 카드’를 만들어, 가령 ‘자제력’을 ‘수업을 준비해 오기’와 연결짓는다거나, 스스로 성향 카드에 적힌 내용을 얼마나 지켰는지 보고하게 한다거나 하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으나 여전히 단점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과학자들과 교육자들이 함께 일하며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성향을 길러주려는 시도는 지금도 진행 중이며, 많은 학교가 사회적이고 정서적인 기술을 정량화하여 학업 성취에 반영하고자 합니다. 이는 정말 환영할 만한 일이죠.
그러나 단순히 학생들의 자기 보고를 학교 및 교사들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학생의 성향을 측정했는지의 기준으로 삼는 건 좋지 않습니다. 특히, 학생들의 자기 보고를 바탕으로 보상을 주거나 처벌하지 말아야 합니다. 여기엔 여러 문제가 따릅니다. 한 가지는 프레임의 차이입니다. 만일 학생이 스스로에 대해 높은 기준을 갖고 있다면, 자기평가는 낮아지는 경향성이 높습니다. 문화에 따라서도 자기평가는 큰 차이가 나는데, 한국이나 일본 같은 경우 실제의 학업 성취도에 비해 자기평가가 가장 낮았습니다.
또한, 성향에 대한 자기평가를 외부적인 보상이나 처벌로 통제하려 하는 것은 스스로 거짓말을 하도록 만들 위험이 있습니다. 외부적 보상 및 처벌은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좋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특정한 행동에 대한 내적인 흥미와 책임을 잃어버리게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캘리포니아 학군에서 새로운 성향 검사를 시도하는데, 선생님들은 성향 검사 결과가 좋을수록 학교의 질적 평가도 올라가리란 견해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었습니다. 나는 메스꺼운 기분을 느꼈습니다. 이건 내가 바랐던 방향이 아닌 데다, 절대 좋은 생각이 아니었습니다. 타고난 성향은 중요한가요? 성향은 길러질 수 있나요? 과학과 경험 모두 그렇다고 대답합니다. 학생들에게 피드백을 주어 타고난 성향을 향상시킬 수 있나요? 당연합니다. 과학자와 교육자가 함께 일하며 학생들의 성향을 계발해야 할까요? 말할 것도 없죠.
그러나, 우리가 자아발견이나 연구를 위해 만들어낸 성향 검사를, 이처럼 학생들에게 큰 부담을 지우는 방식으로 실현해야 할까요? 여기에 대한 제 대답은 ‘아니오’ 입니다. (뉴욕타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