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이는 STEM 교육 열풍이 위험한 이유
영국이나 프랑스, 독일처럼 전문적인 몇몇 분야에만 치중하는 교육 시스템의 전통을 지닌 국가들과는 달리, 미국은 전면적인 교육(well-rounded education)을 지향했습니다. 빠르게 변하는 경제상황과 직업시장 역시 한몫 했습니다. 사람들은 더이상 한 종류의 기술이나 특정한 길드에 소속되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한 방식이 과거에는 통했을지 몰라도, 요즘 시대에는 아니라며 기술자들은 목소리를 높입니다. 학업성취도에 관련된 국제적인 시험 결과에 따르면 미국은 OECD 소속인 34개 국가 가운데 수학에서 27위, 과학에서 20위, 그리고 읽기에서 17위를 차지했습니다.
물론 미국이 국제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냈던 적은 드뭅니다만, 그게 국가의 성장을 예측하는 좋은 기준은 아닌 듯합니다. 거의 1964년부터 미국은 (학업성취도 성적에서는) 다른 선진국들에 늘 뒤처졌기 때문이죠. 혁신적인 두 나라, 스웨덴과 이스라엘의 사례를 잠깐 봅시다. 이스라엘은 GDP 대비 벤처캐피탈 투자 비율에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어 미국이 2위, 스웨덴은 6위를 차지했습니다. 한편 이 세 나라의 국제 시험 성적은 모두 놀라우리만치 저조합니다. 이들 세 나라가 공유하는 또 하나의 특징은 학생들이 지닌 자신감입니다. 미국, 스웨덴, 이스라엘 학생들이 지닌 자신감은 그들이 새로운 일에 도전하도록 이끌어 주고, 스타트업을 시작하도록 하며, 위기를 겪으면서도 버틸 수 있게 해줍니다.
미국 학생들이 시험에서 낮은 점수를 받는 것을 두둔하는 건 절대로 아닙니다. 일본이나 한국 등, 시험에서 우수한 성적을 기록하는 다른 아시아 국가들은 기술적으로 훈련된 인재를 길러내는 교육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그러한 시스템은 사고력이나 문제해결력, 창의력을 기르는 측면에서는 적절하지 않습니다. 마찬가지 관점에서 아무리 수학이나 과학에 능하다 해도 여전히 어떻게 배우고 생각하며 [생각한 바를] 글로 표현하는지에 대해 알아야만 합니다. 회사는 좁은 분야의 전문가보다는 기본기가 확실하고 열정적인 사람을 선호합니다. 혁신은 늘 기술 이상의 통찰을 필요로 합니다. 수학 및 과학에만 특화된 커리큘럼을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그러한 능력을 충분히 육성하기 어렵습니다. (워싱턴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