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소스와 수익화 전략
10년 전 빌 게이츠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는 “현대판 공산주의자”라며 시대에 뒤처진 지적 재산권 개념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미국이 훌륭한 기업과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었던 것은 훌륭한 지적 재산권 시스템이 있기 때문입니다. 경쟁력 있는 경제 구조를 구축하려면 좋은 보상 제도가 있어야 한다는 데는 의문의 여지가 없습니다. 지적 재산권은 미래에 투자하는 사람들을 위한 보상 시스템입니다.
빌 게이츠의 시각은 이해할 만합니다. 그는 라이센스를 판매로 마이크로소프트를 세계 정상급 회사로 키워낸 사람입니다. 윈도우즈와 소프트웨어 판매를 지나치게 단순화한 것일지 몰라도 그가 어떻게 상전벽해를 이루었는지 근본은 변하지 않습니다: 아이디어 하나를 훌륭히 구현해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된 사람인 거죠. 그러나 오픈소스 추종자들은 아직도 구닥다리처럼 코드를 그냥 주고 싶어합니다.
텐서플로우(Tensor flow) 오픈 소스 공개
기업가치 4,270억 달러에 달하는 마이크로소프트도 큰 기업이지만, 기업가치가 5,060억 달하는 더 큰 회사 알파벳(구글 모회사)은 오늘 다른 접근을 취했습니다. 머신러닝 시스템 텐서플로우의 코드를 오픈 소스로 공개한 것이죠. 구글 공식 블로그의 입장입니다.
몇 년 전만 해도 도시 소음 속에서 구글 앱을 가동하거나 러시아의 표지판을 구글 통역으로 번역하는 것, 구글 포토에서 당신의 강아지 사진을 바로 찾기란 불가능했습니다. 앱들이 그만큼 스마트하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짧은 시간 동안 머신러닝을 통해 앱들이 스마트해지고 당신은 더 많은 일을 쉽게, 많이, 빠르게 처리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여태껏 개발해온 머신 러닝은 더 훌륭한 성능을 내는 게 충분히 가능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완전히 새로운 머신러닝 시스템, 텐서플로우(Tensor Flow)를 만들었습니다. 텐서플로우는 이전 시스템보다 빠르고 스마트하며 유연해 새 상품이나 연구에 쉽게 적용 가능합니다. 스마트폰 한 대에서 수천 개 데이터센터를 가진 컴퓨터에까지 확장 가능합니다. 우리는 텐서 플로우를 구글 앱의 음성 인식부터 메일 자동 응답, 구글 포토의 검색까지 모든 곳에 사용합니다. 지금의 텐서플로우는 우리가 만든 첫 세대 시스템보다 5배나 빠르게 뉴론 넷을 정비하며 훨씬 빨리 상품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텐서플로우가 할 수 있는 일들을 목격한 후 우리는 이 시스템이 구글 바깥에서 더 큰 변화를 이끌어내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오픈 소스를 공개하려 합니다. 학계 연구자부터 엔지니어, 취미로 들여다보는 사람까지 머신러닝 업계 사람들이 연구 논문이 아니라 실제 코드로 토론하고 업계를 키워나가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이 기술을 모두에게 좋은 기술로 진화시켜 나가는 거죠.
머신 러닝은 구글에 굉장히 중요한 프로젝트입니다. 몇 주 전 3/4분기 실적 발표에서 구글 CEO인 순다 피차이는 머신러닝과 인공지능 투자가 향후 구글 프로젝트의 우선순위라 발표했죠. 머신 러닝은 구글이 하는 모든 일을 다시 되돌아보는 기회를 제공하며, 꾸준히 투자를 계속한 끝에 지난 2년간 극적으로 성과가 개선되었습니다. 검색, 광고, 유튜브까지 사용되지 않는 분야가 없습니다. 머신러닝이 그렇게 구글의 미래에 중요하다면 구글은 왜 이 소스를 공개한 걸까요? 더 이상 돈에는 신경 쓰지 않겠다는 이야기일까요? 공산주의자거나 (헉), 아니면 구글을 넘어서 전세계에 좋은 일을 하려고 한 것일까요? 홍보팀이 어떻게 이 뉴스를 전했든 간에 여기에는 전략적인 이유와 비즈니스 교훈이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차별화
오늘날 IT 기업들을 한번 되돌아보죠.
애플의 단말은 소프트웨어로 차별화되지만 돈은 단말 판매로 법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서비스를 합한 단말을 판매하죠. 이를 위해서는 OS 뿐 아니라 세계 최고의 산업 디자인 팀과 가능에 가까운 200개 업체 관리, 500개 애플스토어를 포함한 거대한 유통망 관리가 필요합니다.
아마존은 단순한 웹싸이트가 아니라 수만 명 판매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거대한 유통 네트워크에 가깝습니다. 100개 넘은 유통 센터가 미국 전역에 분포하고, AWS 서비스는 100개 넘는 데이터 센터를 관리함으로서 파트너들에게 AWS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죠.
페이스북의 가치는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이를 사용하는 15억 명 월별 사용자 수에서 발생합니다. 10억명 넘는 사람들이 이 서비스를 매일 사용하고, 수억명 사람들이 왓츠앱, 메신저, 인스타그램을 사용하죠. 그리고 이들은 서로 연결되어있습니다.
예는 끝도 없이 들 수 있습니다. IT 기업은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지어지지만, 소프트웨어가 아닌 요소로 차별화됩니다. 이를 이해하면 구글의 오픈 소스 결정이 이해 가능합니다.
구글의 머신러닝은 전문가가 아닌 제가 판단하기 어렵지만 세계 어느 기업보다 최고의 수준에 있을 것이라는 건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머신 러닝이라는 건 하나의 소프트웨어보다 훨씬 큰 시스템입니다.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정말 큰 데이터와, 그 데이터를 소화해낼 수 있는 인프라가 필요합니다. 그리도 이 두가지는 구글이 가장 잘하는 분야입니다.
머신러닝 에코시스템의 세가지 요소 중에서 구글이 가장 약한 부분이 아마도 소프트웨어 분야일 겁니다. 그렇자면, 전세계 전문가의 집단 지성을 이용해서 텐서플로우를 개선시키는 게 낫지 않을까요? 향후 머신 러닝 전문가들이 텐서플로우를 기반으로 공부하고 발전시키는 것은요요? 그리고, 앞으로 나오는 머신 러닝 시스템이 구글의 인프라스트럭쳐에 맞춰진 표준에 기반해서 발전 되는 게 최고이지 않을까요?
빌 게이츠가 2005년 했던 주장과 달리 지적재산권의 가치는 정부가 보호하는 배타적 사용권이 아니라 그 지적 재산권을 뒷받침하며 복제하기 어려운 주변 산업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구글은 데이터와 인프라가 중요하고 앞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데 배팅을 한 것이고, 이는 복제되기 쉬운 어떤 자산 하나에 배팅을 하는 것보다 훨씬 나은 전략입니다.
안드로이드 예
구글은 이미 이와 같은 접근을 성공시킨 적이 잇습니다. 빌 게이츠는 윈도우즈에서 오픈 소스 위협을 두려워했죠. 스마트폰에서 구글은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이 OS 를 개발하는 데 투자하였으나 오픈소스로 시작해 성공시켰습니다. 안드로이드는 오픈서가 아니었다면 지금과 같이 주도적인 역할로 자리 잡지 못했을 것이고, 소프트웨어 그 자체보다 광고로 돈을 벌겠다는 비지니스 모델이 잇었기 떄문에 이와 같은 전략을 밀어붙일 수 있었습니다.
안드로이드 오픈 소스가 구글에게 직접적으로 돈을 벌어다주지 못했다는 것은 정당한 지적입니다. 그러나 안드로이드는 구글의 검색 사업을 보호하기 위한 상품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관점에서 봣을 때 크게 성공했지요.
구글의 텐서플로우 오픈 소스는 구글의 모든 상품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겁니다. 구글은 머신러닝을 이미 주도하는 상태에서 뛰어들었습니다. 데이터와 데이처처리 인프라는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고 텐서플로우 소스를 공개함으로서 활용을 가로막았던 시스템 수준을 높이게 될 겁니다. (Stratechery)
(역자주 : Stratechery 는 테크 애널리스트 벤 톰슨의 개인블로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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