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운동선수들은 더 폭력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을까?
최근 들어 미국 스포츠 스타들의 가정 폭력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자, 이들의 폭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프로운동선수들이 일반인들보다 더욱 폭력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을 것이란 추측이 나돌고 있는 것입니다.
스포츠 심리학자 미치 에이브람스(Mitch Abrams)는 이러한 소문을 근거 없는 낭설이라 일축했습니다. 에이브람스는 대중들이 이러한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일반인들과는 달리 스포츠 스타들의 범법 행위는 빠짐없이 언론의 도마 위에 오르기 때문이라 설명했습니다. 계속되는 미디어 노출로 생겨난 일종의 인지 편향이라는 것이죠.
각종 통계적 수치 또한 에이브람스의 주장을 뒷받침합니다. 538(FiveThirtyEight)지에 따르면, 일반 범죄로 인한 NFL 선수들의 평균 체포 비율은 만 25~29세 사이의 청년들과 비교할 때 고작 13%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정 폭력만으로 그 범위를 한정시켜 보아도, NFL 선수들의 체포 비율은 국가 평균의 절반밖에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에이브람스의 주장에 반하는 증거도 발견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가계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가정 폭력의 비율은 감소합니다. 따라서 스포츠 스타의 폭력성 여부는 국가 평균이 아니라 비슷한 연령대에 비슷한 소득을 올리는 유사 계층과 비교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이들의 지적대로 비교해보면, 스포츠 스타들이 상대적으로 더 많은 가정 폭력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스포츠팀들을 보유한 대학에서의 범죄율 역시 비슷한 결과를 내놓고 있습니다. 대학의 스포츠팀에 속한 운동선수의 비율은 전체 학생 수의 3% 수준에 그치고 있지만, 이들이 자행한 범죄의 비율은 이보다 6배 많은 19%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운동선수가 비운동선수에 비해 1인당 훨씬 많은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에이브람스는 공격적인 신체활동이 반복되면서 운동선수들이 폭력에 좀 더 무감각해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또 다른 스포츠 심리학자 스탠리(Stanley Teitelbaum)는 경기장에서 미덕으로 통하는 거친 행동들을 반복되는 연습을 통해 내면화하는 데 성공한 운동선수들이 분노가 치밀은 상태에서 자유자재로 이를 제어하기는 힘들 것이란 의견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에이브람스는 이유가 어찌 되었건 폭력은 절대 정당화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운동선수들의 폭력 행사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우선 이들에 대한 강도 높은 처벌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폭력의 시발점이 되곤 하는 분노를 효과적으로 다스리고 상대방을 존중하는 방법을 교육하는 일이라 밝혔습니다. (LiveScie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