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문제를 풀고나면 인간은 더 이기적으로 변한다
합리적 선택 이론(Rational Choice Model)은 인간의 결정이 의도적임과 동시에 계산적이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계산은 인간의 판단을 구성하는 여러가지 속성 중 하나로 이해할 수 있죠. 하지만 최근 발표된 한 연구는 이처럼 수리 계산이 판단의 속성에만 머무르지 않고 오히려 인간의 결정에 의도치 못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홍콩시립대학교(City University of Hong Kong)의 롱 왕(Long Wang) 박사는 수리 계산이 인간의 의사 결정에 미치는 사회적, 도덕적 영향을 조사하는 실험을 고안했습니다. 왕 박사는 우선 실험군 A에게는 15분 동안 수학 문제를 풀게하고, 같은 시간 동안 대조군 B에게는 수학이 아닌 다른 표준 시험을 치루도록 지시했습니다. 그 뒤 두 집단을 윤리게임에 참가시키고 게임 속에서 드러나는 두 집단의 행동을 비교해 보았습니다.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수학 문제를 풀었던 실험군 A 가 대조군B에 비해 사회적, 도덕적 가치를 간과하고 더 이기적이고 비윤리적인 행동을 자행하는 비율이 4배이상 높게 나타난 것입니다.
롱 왕 박사는 이와는 별도로 수리 계산이 인간의 판단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를 상쇄시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왕 박사는 가족 사진과 같이 사회적 가치를 환기시킬 수 있는 자극을 피험자에게 제시하면 앞서의 부정적인 효과가 상당부분 제거된다는 사실 또한 발견했습니다. (하버드 비지니스 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