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의 대량리콜 사태, 결함을 쉬쉬하는 기업문화가 한몫했나?
최근들어 불거진 GM의 늑장리콜조치를 조사 중이던 미 당국은 지난 금요일 또 하나의 충격적인 사실을 발표했습니다. 조사과정 중, 기술자들의 언어 사용에 제약을 강요하는 내부 문건이 발견되었음을 공식적으로 확인한 것입니다. 이 문건은 “안전(safety)”이나 “결함(defect)”과 같이 직접적으로 제조물 위험을 지시하거나 대중의 분노를 유발할 수 있는 “과부제조기(widow-maker)”와 같은 단어들의 사용을 일체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로 인해, 결함을 쉬쉬하는 GM의 기업문화가 대량리콜 사태를 초래한 부분적인 원인이 된 것은 아니냐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완성차 제조기업 제네럴 모터스(GM)는 얼마전 350억원에 이르는 벌금형에 처해졌습니다. 엔진점화스위치 장치의 결함을 알고도 리콜을 실시하지 않고 이를 의도적으로 방치하여 현재까지 최소한 13명의 사상자를 낸 혐의가 인정되었기 때문입니다.
조사를 총괄하고 있는 데이비드 프리드맨(David Friedman)은 GM의 내부문건으로 인해 기술자들의 용어 선택에 제약이 생기면서 차량에서 발견된 결함의 본질과 심각성이 상관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을 가능성에 주목했습니다. 그는 이어서 내부문건의 발견으로 결함을 쉬쉬하는 기업문화의 위험성이 드러난만큼, 사내문화 및 기업철학에 대한 GM의 즉각적인 재고를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GM의 대변인 그렉 마틴(Greg Martin)은 이와 같은 당국의 발표 내용은 사실과는 전혀 무관한 것이라 대응했습니다. 마틴은 안전문제에 관해서는 2008년 이후 여러 사내 교육 프로그램의 시행을 통해서 기술자들 사이의 솔직한 대화와 토론을 장려해왔다며 당국의 주장을 때묻은 과거의 일로 일축했습니다.
발견된 GM의 내부문건은 구체적으로 기술자들이 대외적으로 사용해서는 안되는 용어들을 일목요연하게 나열하고 있었습니다. 질식시키는(asphyxiating), 죽음의 덫(deathtrap), 할복자살(disembowelment), 집단학살(genocide), 수류탄 같은(grenade-like), 일촉즉발의 상황(powder keg), 굴러가는 석관(rolling sarcophagus), 침몰하는 타이타닉호(Titanic), 죽은 목숨이다(you’re toast) 등 차량에 대한 기술자의 부정적 판단이 드러나는 용어들이 금지 대상에 주로 포함되었습니다. (Newswee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