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탄 수화물(methane hydrate)의 미래: 에너지 구원자 vs. 환경파괴자
세계는 탄화수소(hydrocarbons: 석탄, 석유와 같은 화석연료) 소비에 중독되어 있습니다. 매장량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가격도 저렴하고 채굴하기도 쉽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화석연료를 연소할 때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지구 온난화 현상을 부추기는 대표적인 물질로 알려져 있죠.
화빙(fire ice)이라 알려진 메탄 수화물이 이러한 화석연료의 대체 에너지원으로 조망되고 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존재하는 석유, 석탄, 가스 매장량의 총합보다 더 많은 양이 해저에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연소시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대체하는 화석 연료의 종류에 따라 친환경 에너지로도 분류 될 수 있는 메탄 수화물의 장점 역시 많은 국가들의 관심을 끄는 이유가 되고 있습니다.
메탄의 형성, Image from US Department of Energy
메탄은 주로 온도가 낮고 높은 압력을 유지하는 해저 대륙붕 경계 영역에서 얼음 상태로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론적으로, 주변 온도를 높이거나 압력을 떨어뜨렸을 때 고체 상태로 매장되어 있던 메탄은 상대적으로 추출이 용이한 액체 상태(수화물)로 전이를 합니다.
메탄분포도, Image from US Geological Survey
미국, 캐나다, 일본, 한국, 중국 등 각기 다른 대륙붕들이 상접하고 있는 환태평양 일대의 주변국들은 이러한 메탄의 상태 변화를 이용한 수화물 추출 기술 개발에 한창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메탄 수화물이 상용화 되기까지는 여전히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첫번째 이유는 메탄이 매장 되어 있는 해저 지각의 안전성을 현재 기술로는 보장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메탄의 수화를 위해 주변 온도를 높이거나 압력을 낮추게 되면 지각의 힘 균형 상태가 깨지면서 해저 산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합니다. 이 해저 산사태가 무서운 이유는 이를 통해 지각 속에 안정적으로 매장되어 있던 다량의 메탄이 순식간에 지구 대기중으로 배출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메탄 가스는 이산화탄소와 비교할 때 지구 온난화에 기여하는 정도가 30배이상 높은 물질입니다. 따라서, 대기 중으로 배출된 다량의 메탄가스는 지구의 기후를 화성과 같이 바꿔놓을지도 모릅니다.
두번째 이유는 메탄 추출에 관심을 가지는 국가들 중 아직까지 메탄 수화물의 추출을 단기적인 목표로 삼고 있는, 혹은 삼을 수 있는 나라가 없기 때문입니다. 쉐일가스 붐이 한창인 미국과 캐나다는 당분간 이들 에너지원에 집중할 것으로 보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가스를 수입하는 일본은 메탄 수화물 추출에 가장 큰 유인을 가지고 있지만, 기술 개발에 온 힘을 다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중국과 인도는 여전히 수화 기술력에서 많이 뒤처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한 듯, 국제 에너지 기구(IEA) 역시 향후 20년내에 메탄 수화물 추출이 상용화 될 것이라 보지는 않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적, 정책적 장애를 극복하고 과연 메탄은 제2의 석유가 될 수 있을까요? 그 귀추가 주목됩니다. (B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