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멘 갈로] 테드 톡스(TED talks)의 교훈
훌륭한 연설이란 무엇일까요? 전세계인들로부터 널리 사랑받는 강연 프로그램인 테드(TED) 동영상을 분석한 결과, 훌륭한 연설은 적어도 다음 세가지 특징을 지닌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1. 감정을 설득의 도구로 사용한다.
브라이언 스티븐슨(Bryan Stevenson)의 우리는 불의에 대해 얘기할 필요가 있다는 테드 역사상 가장 오랜 시간 동안 기립박수를 받은 강의입니다. 시민권 변호사로서의 그의 경험담은 많은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했습니다.
스티븐슨은 이 연설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감성적인 호소에 사용했습니다. 설득력과 탄탄한 논리구성을 동일시하는 기존 관념과는 사뭇 다른 접근 방식이었죠.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일찍이 설득의 3요소로 에토스(ethos), 로고스(logos), 파토스(pathos)를 꼽은 적이 있습니다. 여기서 에토스는 화자의 신뢰성을, 로고스는 이성적 논리를, 그리고 파토스는 감성적 호소를 뜻합니다. 스티븐슨의 연설은 이 3요소 중 파토스가 차지하는 비율이 65%에 달했습니다. 에토스와 로고스가 차지하는 비율은 각각 10%와 25%에 그쳤습니다.
나는 스티븐슨이 왜 할머니에 대한 얘기로 강연을 시작했는지 이유를 물어봤습니다. 그러자 그는 강연에 참석한 모든 이들에게 할머니가 있기 때문이란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청자와 직접적인 관련성이 높은 소재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서 공감의 폭을 확대하는 그만의 연설 비결이었죠. 이처럼, 감성을 자극하는 이야기보다 더 효과적으로 청자를 설득시키는 방법은 아마 없을 겁니다.
2.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생각을 참신하게 전개한다.
우리는 항상 새로운 생각과 물건에 관심이 많습니다. 뻔한 소리만을 늘어놓는 강좌에 소중한 시간을 할애하고 싶은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따라서, 청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생각이나 정보를 참신하게 제공하는 것이 무척 중요합니다.
말라리아가 아프리카에 미치는 영향이란 강의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창립자 빌 게이츠는 강연에 참석한 사람들을 돌연 충격에 빠뜨리는 행동을 벌였습니다. 말라리아가 모기를 통해 전염된다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모기로 가득차있던 유리병 뚜껑을 강연 도중 열어버린 것입니다. 그 순간 모든 청중의 시선이 일제히 유리병을 향했습니다. 그리고 모기가 유리병을 빠져나오는 모습이 확인되자 그들은 당황하기 시작했죠. 물론 이러한 소동은 모기가 말라리아에 감염되지 않았다는 게이츠의 해명에 곧 일단락 되었지만, 청중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만 했습니다.
게이츠는 이러한 작은 소동을 통해 청중들의 관심을 한눈에 사로잡는데 성공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는 가난한 사람들만이 당신이 지금 느꼈던 충격과 공포의 감정을 일상적으로 경험해야 한다는 법은 없다는 메시지를 청중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 할 수 있었습니다.
3. 시각 자료를 잘 활용한다.
시각 자료를 잘 활용한다는 사실도 인기 강연들의 공통점이었습니다.
2008년 타이타닉호의 발견이란 주제로 강의를 진행한 로버트 발라드(Robert Ballard)는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은채 57장으로 구성된 해저(sea floor) 사진만을 청중들에게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청중들은 그의 연설을 무척 좋아했습니다. 사진이 전달하는 생경한 풍경들에 관중들은 넋을 읽고 화면을 응시해야만 했죠.
많은 연구 결과들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텍스트로만 구성된 자료보다 이미지와 텍스트가 함께 제시되는 자료에서 더 많은 정보를 습득할 수 있음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텍스트로만 구성된 강의를 듣는 청자가 전달된 정보의 10%만을 습득하는데 비해, 텍스트와 함께 이미지를 적절히 활용한 강의에서는 이 비율이 65%까지 솟구치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HB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