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부자와 빈민간의 소비 양식의 차이
미국 통계국(Bureau of Labor Statistics)은 매해 미국인들의 소비 양식에 관한 자료를 수집하여 편찬하고 있습니다. 월세부터 시작해서 서적 구입에 이르는 세세한 항목까지 보고하는 이 자료는 평균적인 미국인들이 어떤 항목에 얼마만큼의 지출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시간에 따라 그 패턴이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쉽게 알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하지만, 이러한 편집방식은 한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습니다. 바로 평균의 함정입니다. 평균의 함정은 소수의 압도적인 영향력으로 왜곡된 대표값이 대다수 조사 대상의 실정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현실을 부풀리거나 축소하게 되는 현상을 일컫습니다. 요트를 구입하는 사람은 소득 기준 상위 0.1%에 불과하지만, 요트의 높은 가격 때문에 국민 전체가 요트 구입에 평균 30만 원을 사용한다는 어처구니 없는 통계 결과가 나오는 게 대표적인 평균의 함정입니다.
이러한 평균의 함정은 소득 불평등이 극심한 지역에서 더 크게 나타납니다. 미국이 바로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죠. 따라서 보다 정확한 소비 실상을 파악하기 위해 통계국이 보고한 자료를 소득 상위 20%와 하위20%로 나누어 살펴봤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두 집단간의 차이는 주거 비용에 있었습니다. 하위 20% 계층에 비해 상위 20% 계층은 매년 $21,000(약 2,200만 원)의 비용을 주거 항목에 더 사용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 격차는 하위 20% 계층이 매년 주거 비용에 사용하고 있는 비용과 거의 같습니다. 또한, 상위 20% 계층은 하위 20% 계층에 비해 $13,000(약 1,400만 원)의 비용을 이동 수단에 사용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요약하면, 상위 20% 계층은 하위 20% 계층에 비해 미 평균 가구 소득의 절반 가량을 주거 및 교통 비용에 더 지출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 밖에도, 하위 20% 계층은 상위 20% 계층에 비해 전체 소득 중 식료품 구입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2배가량 높은 것으로 드러났고, 상위 20%계층은 여흥과 교육 분야에서의 지출이 상대적으로 많았습니다. 교육, 의복, 여흥, 차량, 외식 등의 항목에도 골고른 소비 형태를 보여준 상위 20% 계층에 비해, 하위 20%의 계층은 식료품, 전기 및 수도료, 가스비, 의료보험 등 생활 필수품목들에 대한 지출에 소비가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30년 전(1984년 기준)과 비교하면, 상위 20% 계층은 교육 분야에서의 지출 비중을 2배 가량 늘렸습니다. 의료보험 및 주택 구입 비용에 대한 비중 또한 크게 상승했습니다. 반면, 서적 구입비 및 담배, 의류, 육류 구입 등에서의 지출 비중은 크게 낮아졌습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하위 20% 계층은 교육 분야에서의 지출 비중이 10% 가량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대신, 소득 중 월세로 지출되는 비중이 2배 가량 상승하였습니다. (the Atlant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