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여행이 차량 여행보다 에너지 효율이 높다?
미시간 대학의 마이클 시박(Michael Sivak)은 얼마전 미국 내 비행기 여행이 차량 여행보다 에너지 효율이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는 동일한 인원이 같은 거리를 이동할 때 비행기 여행보다 차량 여행이 더 적은 에너지를 소모할 것이란 그 동안의 통념을 뒤집는 결과입니다.
Image from Michael Sivak, University of Michigan
시박이 제시한 자료(그래프 참조)에 따르면, 지난 40여년간 단위 인원당 자동차 여행의 에너지 효율보다 비행기 여행의 에너지 효율이 현격하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970년만 하더라도 2배 가까이 차이나던 두 교통 수단간의 에너지 효율 차이가 점점 그 간격을 좁히기 시작하더니 2000년을 기점으로 비행기 여행의 에너지 효율이 자동차 여행의 효율을 앞지르기 시작한 것입니다.
하지만, 시박은 이 연구가 집으로부터 고작 10킬로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사무실로 출근할 때에도 비행기를 이용하는 것이 에너지 효율적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습니다. 시박은 어디까지나 그래프가 제시하는 에너지 효율은 미 전역의 평균치일 뿐이며, 장거리 이동을 전제하는 비행기 여행의 특성상 단거리 이동에서는 에너지 효율이 훨씬 떨어질 수 있다는 의견입니다. 하지만, 시박은 여전히 장거리 여행에서는 비행기 여행이 차량 여행에 비해 좀 더 에너지 효율적인 이동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부정하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비행기 여행이 지난 40여년간 자동차 여행에 비해 에너지 효율을 현격하게 높일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요? 시박은 비행기 엔진의 연료 효율 증가를 첫번째 이유로 들었습니다. 엔진 기술의 발전으로, 1970년과 비교할 때 현재의 비행기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에너지 효율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자동차 엔진 역시 같은 기간 동안 효율성 측면에서 많은 발전을 이루어 냈기에 이 설명을 완전하다 보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시박은 보다 큰 원인은 예전보다 훨씬 증가한 비행기 이용객 수에서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번의 비행을 할 때, 빈좌석을 최소한으로 하면서 훨씬 더 많은 승객을 태우고 있기 때문에 단위 인원당 에너지 효율이 자연스레 높아졌다는 것입니다. 이에 반하여, 같은 기간 동안 차량 여행의 경우는 단위차량당 탑승객수가 1970년에는 1.9에서 2010년에는 1.38로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차량 엔진의 연비 증가 효과를 상쇄시켜 왔다는 것입니다. 결국, 비행기 여행의 단위 인원당 에너지 효율이 현격하게 증가한 것은 엔진 효율 향상이라는 기술적 측면과 탑승객수 증가라는 사용적 측면이 혼합되어 나타난 결과인 것입니다.
시박은, 비행기 여행과 마찬가지로, 좀더 보편적인 이동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는 자동차 여행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카풀(carpooling)을 훨씬 활발하게 이용하여 단위차량당 탑승객수를 늘리거나 자동차 엔진의 연료효율을 현격하게 높이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시박은 자동차 여행의 에너지 효율이 현 비행기 여행과 비슷한 수준으로 향상되기 위해서는 단위차량당 탑승객수를 현 1.38수준에서 2.3수준으로 높이거나, 평균 자동차 연비를 현 9.14 km/L 에서 14.47km/L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the Atlant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