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연봉 정보 공유와 이에 따른 파장
미국 회사에서 연봉 정보 공유를 막으면 불법입니다. 그러나 연봉 정보가 체계적으로 투명하게 공유되는 경우는 거의 없죠. 물론 이러한 상황이 기업들이 연봉 정보 공유를 달가워한다거나, 공개되더라도 잘 막는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지난주 구글의 전 직원 에리카 베이커가 이 거대 인터넷 기업에서 연봉 정보를 공개하려 한 일화를 소개했습니다. 그녀와 동료들은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스프레드 시트에 예민한 연봉 정보를 입력하였죠. 남들이 얼마 받는지 알고 공평한 연봉을 요구하려 한 것이었으나, 생각지도 못한 해프닝이 줄을 이었습니다.
(에리카 조이의 트윗)
어제 날 계속 괴롭히던 생각이 오늘도 떠나지 않아 이야기하려 합니다.
어느 일요일에 저는 동료들과 연봉에 관해 이야기하다가 지겨워져서 아예 스프레드시트를 만들었죠.
우리가 받는 연봉 정보를 적었고, 완전히 공개로 된 문서란 걸 깨닫고 기업 내부 (구글) 사람들만 볼 수 있는 문서로 공개 설정을 바꾸었습니다.
이 서식에 다른 사람들도 연봉 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편집한 후 링크를 제 내부 소셜 네트워크 계정에 올렸습니다. 바로 굉장한 반향이 일어났죠.
모든 곳에서 다시, 또 다시 공유되었습니다. 피봇 테이블을 만들고 엑셀을 보기 쉽게 만들어 작은 숫자에는 바로 하이라이트를 해주는 등 모두가 조금씩 문서를 개선해 나갔죠.
저도 좀 더 보기 쉽게 정리했습니다. 성별 데이터를 넣어 비교할 수 있게 했고, 환율을 넣어 국가별로도 비교할 수 있게 하는 식이었죠.
더 많이 공유되었고, 더 많은 사람이 연봉 정보를 입력했습니다. 큰 파문이 일었죠.
월요일인가 화요일인가, 제 상사가 저를 불렀습니다. 윗사람들이 걱정이 많다고요. 그녀도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왜 그런 일을 했느냐고요?
“무슨 일이 일어날지 생각 안해봤나요?”
“아니요. 기업에서 연봉 정보 공유를 막는 건 불법인데요.”
“음… ….. ….”
그렇게 미팅은 끝났습니다. 스프레드시트는 계속 퍼져나갔죠. 사람들은 제게 고맙다고 말했고, 제게 동료 보너스(Peer bonus)를 보냈습니다.
동료 보너스(Peer bonus)는 전 회사(구글)만의 독특한 보너스 시스템입니다. 자기 임무 밖의 훌륭한 일을 한 동료에게 보너스를 보낼 수 있는데, 상사에게는 눈에 띄지 않을 작은 일들이 대부분으로 150 달러가 다음 달 월급과 같이 나옵니다.
그리고 이번에 알게 된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동료 보너스를 받으려면 상사의 승인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제 상사는 모든 요청을 거절했습니다.
이게 회사 전체에 좋은 일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결과가 어떻게 될지 두고 보자는 생각이 들었죠. 한 번 동료 보너스를 거절하면 돌이키지는 못합니다.
그 와중에, 다른 사람들이 연루되었고, 다른 백인 남성 친구도 동료 보너스를 받았습니다. (제가 이름을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그가 원하면 직접 이름을 밝혀도 됩니다.)
그의 동료 보너스는 거절당하지 않았고, 저는 제 보너스는 모두 거절당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화가 났죠. 모두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말하겠다고 했습니다. 전 거절했습니다.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좀 더 많은 사람이 알게 되었죠. 모든 채널이 불을 뿜었습니다.
동료 보너스가 거절당한다는 건 들어본 적이 없는 이야기였기에 대부분 가능한지도 몰랐죠. 다들 그걸 알게 되면 화를 냈습니다. 내가 이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는 것에도 놀랐죠.
그 와중에, 스프레드시트는 계속 퍼져나갔고, 아예 연봉 정보를 공유하자는 질문까지 경영진에 전달되었죠. (하하하 물론 안됩니다)
대부분 이건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동료 보너스는 계속 들어왔고, 계속 거절당했습니다.
동료 보너스 하나가 마침내 승인을 받았습니다. 모든 상황이 끝난 이후, 보너스를 보낸 사람이 보낸 이유를 제대로 묘사하지 않고 모호하게 썼기 때문이지요.
그 엑셀 표를 언급한 보너스는 모두 거절당했습니다. 제 기억에 아마도 7개일 겁니다.
윗사람들은 여전히 화가 나 있었습니다. 제가 모시던 사람도 저와 이야기하지 않았죠. ¯\_(ツ)_/¯
제가 회사를 떠날 때 즈음, 회사 전체 직원의 5% 정도가 그 엑셀 표에 연봉 정보를 공유했습니다. 그 데이터를 보고 정당한 연봉 인상을 요구하는 사람들도 있었죠.
세상이 끝난 게 아닙니다. 연봉 정보가 공개되었다고 모든 게 불타 사라지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에게는 상황이 좋아졌습니다.
제가 회사를 그만두면서 문서의 관리자 권한을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고 나왔습니다. 경영진이 소유권을 가져가 문서를 없애버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일어날 수 있는 일이죠.)
이제 기업용 메신저 슬랙(Slack)에서 일하고 있는 베이커 씨는 이 모든 사건을 트위터에 올렸고, 이를 편집해 놓은 이야기는 스토리파이(Storify)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구글의 인사 업무를 담당하는 레스즐로 복(Laszlo Bock)의 신간에 따르면 구글은 공식적으로 “불공평한 연봉”을 지급합니다. 그 말은 같은 보직에 있는 사람도 기여도에 따라 연봉 차이가 클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와 같은 격차는 성과에 따른 보상을 하기 위함입니다. 구조적 차별을 막기 위해 디자인된 시스템이나, 남성은 여성보다 공격적으로 연봉 인상을 요구하고 협상하기 때문에 연봉 격차가 벌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복 씨도 인정했습니다. 첫 연봉에는 남녀 사이의 격차가 없습니다.
이 에피소드는 구글 연봉 시스템의 한계점을 보여줍니다. 또 미국 회사와 직원들이 공개된 공간에서 연봉 정보를 논의하는 데 얼마나 서투른지도 보여주죠.
“우리는 현 직원 및 전 직원 개인의 활동에 대해 의견을 발표하지 않는 게 원칙입니다만, 정기적으로 보상, 승진, 성과 보상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는 건 말할 수 있습니다. 가능한 공평한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구글 대변인 말입니다. “직원들은 자신이 공유하고 싶은 사람들과 연봉 정보를 공유할 수 있습니다.”
연봉 정보를 공유하는 건 어색할지 모르나, 성별이나 인종에 따른 차별을 부추길 수 있습니다. Buffer 나 SumAll http://qz.com/175133/how-to-negotiate-your-salary-when-everyone-knows-what-you-make/ 처럼 모든 연봉 정보를 공유하는 건 좀 심한 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적어도 연봉 정보 공유를 막지는 않아야 합니다. 그게 차별을 줄이는 첫 걸음이 될 것입니다. (Quartz)